[김현빈의 축구 칼럼] 팬들을 위한 연맹은 없다

 

이번 7월달 쿠팡 플레이에서 주최하는 토트넘과 팀 K리그의 친선 경기가 확정되었다. 전부터 토트넘의 내한에 대한 소문이 자자했던 상황에서 해외축구 팬이나 축구 팬들에겐 굉장히 좋은 소식인 것은 확실하다. 우리가 티비 혹은 영상으로만 보던 토트넘의 선수들이 내한한다는 점과 스타 선수들의 내한은 모든 축구 팬들을 설레게 하는 소식일 것이다. 하지만 K리그 팬들에게 이 소식은 청천벽력이었다.

 

K리그의 7월 일정은 살인적이다. 주말과 주중의 경기가 지속적으로 겹친 상황에서 그나마 한 주의 주중에 쉬는 기간이 있었는데 그 주중 수요일에 토트넘과의 경기가 잡혀버렸다. 월드컵과 여러 A매치 일정으로 인해 약 한달정도 일찍 개막한 K리그였지만, 일정 상에서의 배려조차 받지 못했다.

 

더 자세하게 들어가보자면, K리그는 각 팀당 7경기를 뛰어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6월달에는 4개의 A매치 경기가 예정되어 있고, 7월에는 동아시안컵, 9월에는 아시안게임이 예정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연맹은 무리하게 친선 경기 일정까지 잡았다.

 

연맹만을 위한 올스타전이다. 살인적인 스케줄에 주축 선수들의 유출을 막을 수 없는 K리그의 팀들, 자신들의 선수들이 원치 않는 경기를 더 치뤄야 하는 팬들, 여러 대표팀의 일정 속에서 국가대표급 선수들에게 무리를 주는 일정이 생긴 대표팀 모두가 원치 않는 경기일 것이다.

물론 한국에 있는 토트넘 팬들, 해외축구 팬들에게는 희소식이다. 자신들이 응원하고 즐겨보던 팀, 선수들이 한국에 내한해서 경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고 큰 경기가 될 것이다. 예상컨대 경기 역시 매진될 것이고 큰 흥행을 거둘 것이다. 어떠한 팬들은 이야기 할 것이다. K리그 홍보도 되고 선수들에게도 좋은 경험이 되지 않는가?

솔직하게, 지난 유벤투스와의 올스타전 이후 K리그에 대한 경쟁력이 증명되었다는 평가도 있었고 K리그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했다는 여론도 있었다. 그 경기도 흥행을 거뒀고 많은 팬들이 상암에 밀집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너무나도 다르다. 당장 일정만 봐도 살인적인 일정 속에서 주축 선수들, K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토트넘을 상대해야 하고 이 경기를 통해 K리그 구단들이나 선수들이 얻는 이득이 이제는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이번 시즌 K리그는 이승우, 백승호 등 어리고 스타성 있는 선수들의 활약과 함께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현장에 가봐도 지난 시즌, 지지난 시즌보다 팬들도 훨씬 많아졌고 주변에서의 반응도 많이 오는 상황이다. 또한 대표팀의 성적 흥행과 더불어서 대표팀에 포함된 선수들이 K리그에서 활약하면서 K리그의 관심도가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추세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일정을 잡아서 연맹은 K리그의 흥행과 팬들의 염원을 이뤄지기 위해 일정을 잡았다는 변명과 함께 큰 이득을 얻어갈 것이다.

당장 올스타전이라는 개념을 보았을 때, 국내 KBO나 해외 MLB를 봤을 때 자신들 리그의 선수들로 팀을 구성해 이벤트성 경기를 진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경기 일정을 잡아버리면 K리그의 자존심을 위해서라도 설렁설렁 경기를 뛸 수는 없을 것이다.

비판하고 싶은 다른 부분은 토트넘을 상대하는 것이 K리그의 팀이 아닌 K리그 올스타라는 것이다. 왜 유럽축구의 한 팀이 내한을 하면서 한 팀이 아닌 K리그 전체의 올스타가 출전해야 하는지도 의문이다.

분명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올스타전이다. 하지만 적어도 이번 년도는 옳지 않은 일정이라고 생각한다. 살인적인 일정에 주축 선수들을 유출해야 하는 팀들과 그런 것을 바라볼 수 밖에 없는 팬들만이 피해보는 올스타전이다.

 

사실 비판하는 한 팬의 입장에서, 구단과 선수들이 원하는 친선경기라고 하면 비난할 포인트가 많이 사라진다. 하지만 확실한 건, 팬들에게는 전혀 좋은 소식도 아닐 뿐더러 팬들을 배려하지 않는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팬들은 경기를 보면서 양질의 경기력, 양질의 컨디션의 선수들을 볼 권리가 있다. 또한 자신의 선수들이 좋은 컨디션으로 좋은 경기력을 통해 좋은 성적을 내는 것 또한 원한다. 하지만 일정이 빡빡한 상황에서 각 팀들의 주요 선수들을 차출해가는 그 상황 자체가 팬들에게는 보기 좋지 않은 상황이다.

 

스포츠는 팬들을 위한, 팬들을 위해서 운영되야 하는 경기이다. 팬들을 위하지 않는 경기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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