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지의 사회 칼럼] 기술의 발전이 차별을 만든다

 

 

나는 여전히 현금 결제 방식을 선호한다. 그래서 처음 키오스크를 접했을 때, 주문하는 데만 많은 시간이 걸렸다. 처음 접하는 나도 어려웠는데 키오스크 접근이 아예 불가능하거나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얼마나 큰 불편일지 생각했다. 노인분들이 자연스럽게 대면으로 주문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기술의 발전이 많은 것을 가능하게 했지만 여전히 불가능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기술의 발전과 차별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요즘 트렌드는 비대면이다. 코로나의 영향으로 비대면 방식의 선호가 급증했다. 현금 소비자는 줄고 카드 이용자가 늘었다. 이에 따라 여러 음식점과 카페도 새로운 운영 방식을 도입했다. 흔히 우리가 키오스크라고 부르는 기기는 터치 하나만으로도 주문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어느 매장을 가든 키오스크가 설치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따. 비대면이라는 트렌드와 현금 대신 카드, 카드 대신 인터넷결제 등의 결제방식의 선호 또한 기술 발전의 결과다. 하지만 과연 ‘모두’의 생활이 편리해졌다고 말할 수 있을까?

 

키오스크 도입의 피해는 그것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 그리고 장애인에게 돌아갔다. 노년층에게 키오스크는 낯선 존재다. 일각에서는 노년층도 키오스크 이용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키오스크 이용법을 이해하기 쉽게 알려주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또 다른 키오스크 도입의 피해자인휠체어 이용자에게 키오스크란 너무나 높은 장벽이다. 이들에겐 높은 위치인 키오스크에 손이 닿지 않아 주문 버튼을 누르는 자체가 어려운 일이다. 

 

배리어 프리는 어디에서나 존재해야 한다. 최근 한 기업이 배리어 프리 키오스크를 개발했다는 기사를 접했다. 이들은 시각장애인을 고려해 점자 서비스를 도입했다. 또 수원시 보건소 임시선별검사소에서도 휠체어 이용자에게는 화면이 자동으로 내려가도록 만들어 불편함을 해소한 바 있다. 외국인을 배려해 다양한 언어 기능을 제공하는 키오스크는 있는데, 왜 정작 여태까지 장애인을 배려하는 키오스크는 없었을까? 

 

하지만 여전히 문제는 남아있다. 키오스크 이용이 두려운 이유는 그 자체가 어렵기 때문도 있지만 다른 이유는 사람들의 인식이다. 키오스크 사용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뒷사람의 눈치를 보게 된다. 이것은 노년층에게만 적용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청소년인 나 또한 익숙하지 않은 메뉴 화면을 접하면 시간이 예상보다 오래 걸릴 때가 있고, 뒷사람이 있을 경우엔 빨리 해야겠다는 압박감이 들기도 한다.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도입은 더욱 늘어나야 하는 것이 당연하고 더불어 서로를 조금씩이라도 이해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기술의 발전은 궁극적으로 우리를 편하게 하기 위함이다. 결국 기술의 발전이 차별을 낳고, 그 차별을 해결하기 위해서 또다른 기술이 필요하다. 기술 발전의 모순이다. ‘우리’에 예외는 없다. 아주 잠깐이라도 기다림과 배려를 베풀 수는 없었던가? 배리어 프리를 실천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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