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준영의 사회 칼럼] 3년 만에 열린 운동회, 불참 이유는

코로나19 이전에는 입학식, 체험학습, 체육대회, 사생대회, 수학여행, 축제, 졸업식 등 학교에서 한 활동들이 많았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선언 이후 학교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어 많은 것을 경험하지 못했다. 코로나가 처음 나온 2019년 12월은 학교는 대부분 방학을 한 상태여서 겨울 방학이 지나면 코로나가 끝나리라 예측했었다. 하지만 2020년 2월 개학을 앞두고 위기 경보가 최상위 단계인 심각 단계로 격상하게 되면서 겨울방학에 이어 봄방학을 하고 2020년 3월 2일 예정이었던 개학이 4월 9일, 16일, 20일로 미뤄지면서 입학을 앞둔 학생들은 입학식을 하지 못했다. 이후 온라인 개학을 하게 되면서 반 선생님과 친구들을 모니터 화면으로 만났다. 등교 개학은 5월 13일부터 차례대로 하게 되었지만, 마스크를 쓰고 수업하고 대면과 비대면 수업을 병행하면서 서로의 얼굴조차 모르는 체한 학기를 보냈다. 1학기 수업은 원격수업을 하고 정상적인 등교는 2학기 때부터 하게 되면서 입학한 중, 고등학생들은 동복으로 맞춘 교복은 입어보지도 못하고 하복을 맞추었다. 거리두기로 학교 행사는 꿈도 꾸지 못하게 되었다.

 

코로나19가 나아질 줄 알았지만, 작년에도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기 시작하면 새로운 코로나 변종이 나와 확진자 수가 크게 늘어 전년과 똑같이 원격수업과 대면 수업을 병행하며 행사는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래서 작년 졸업사진 앨범을 보면 선배님들이 졸업사진에서 마스크를 끼고 사진을 찍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올해도 원격으로 할 줄 알았지만, 정부에서 올해 초 전면 대면 수업으로 전환되며 전교생이 같이 등교를 할 수 있게 되었고, 급식실 또한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행사 또한 재개되었지만, 대면 수업을 다녀오면 감염되지 않았을까 자가진단키트를 해보고 불안에 떨며 지내는 학창 시절만이 남았다.

 

 

얼마 전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내부에서는 아직도 마스크를 껴야 하지만, 학교에서는 3년 만에 운동회를 개최하게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참석하지 못한 학생들이 있다. 왜 못하게 되었을까?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3학년 등 졸업을 앞둔 학생들은 봄에 졸업사진을 찍는다. 학교 운동장에 봄꽃이 만발하였을 때가 가장 사진 찍기 좋은 계절이기 때문이다. 미뤄둔 행사를 학교에서도 한꺼번에 하다 보니 졸업사진을 찍는 일정과 운동회가 겹쳐 졸업을 앞둔 학생들은 졸업사진을 찍느라 운동회는 참석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수내고등학교는 5월  13일 학교에서도 기다리던 체육대회를 드디어 하게 되었다. 하지만 3분의 1은 참석하지 못했다. 같은 날에 졸업 사진 일정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체육대회를 그동안 못했던 학년들은 올해부터 다시 할 수 있게 되어 체육대회, 수학여행, 학교 축제 등 남은 학교 행사를 즐길 수 있지만  결국 고등학교 3학년은 고등학교 3년 내내 기다리던 체육대회는 한 번도 하지 못한 학창 시절을 보낸 것에 아쉬운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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