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연우의 국어 칼럼] 신조어, 소통을 막다

 

몇 달 전 유튜브에서 ''SNL 신혜선 하이라이트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를 보았다. "어쩔티비 저쩔티비"하며 말을 주고 받는데 비논리적인 말들로 말싸움을 하는 게 웃겼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었다. 어쩔티비는 단순 재미를 돋구는 말이지 소통의 기능은 미흡하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이렇게 말을 주고 받는 게 일상화된다면 우리가 나누는 대화는 소통이라고 하기 힘들어질 것이다. 이러한 걱정에서  신조어 사용의 문제점과 극복 방안을 조사해보기로 마음먹었다.

 

ㄱㄱ, ㅋㅋ, 스겜, 기달, 노잼. PC가 보급된 이후 사용자들은 간단하고 빠른 소통을 위해 줄임말 등의 신조어를 만들고 사용했다. 휴대폰이 보급되면서는 메신저로 소통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이러한 경향은 더욱 강해졌다. 게다가 요즘은 휴대폰 사용 연령층마저 낮아졌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초등학생  10명 중에 9명 이상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다.1 유치원생들은 다들 유튜브를 본다. 그 결과 신조어 주 사용층이 이제는 초등학생, 유치원생까지 확대되었다. 스마트 학생복의 2021년 청소년 언어 사용 실태 설문조사에 따르면 65% 이상의 청소년이 습관적으로 신조어를 사용하고 있다. 짧게 말하고 쓰는 것이 편해서, 재미있어서 이를 쓴다.2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는 신조어, 문제는 없는 걸까?

 

신조어 사용의 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 세대 간의 소통이 단절된다. 일반적으로 학생 같은 젊은 세대는 신조어 사용에 개방적이고 수용력이 뛰어난 반면 부모 세대는 신조어 사용에 폐쇄적이고 수용 능력이 떨어진다. 결국 신조어는 젊은 세대끼리만 주로 사용하는 언어가 되었다는 것인데 신조어 사용집단이 부모 세대가 잘 쓰지 않는 신조어만 가지고 소통을 하게 되면 비사용집단과 단절될 수밖에 없다.

 

신조어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과도 소통하기 위해 신조어 외 다양한 어휘를 구사할 줄 알아야 하는데 여기서 두 번째 문제점이 나타난다. 신조어는 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언어 능력을 저하시킨다. 신조어 주 사용층인 청소년을 예로 들어보자. 청소년들은 자신처럼 신조어를 사용하는 또래 집단과 이야기하는 시간이 많다보니 다양한 어휘를 구사할 필요를 못 느낀다. 몇 가지 단어만으로도 친구끼리 말이 다 통하기 때문에 신조어 등 한정된 어휘만을 사용한다. 이렇게 되면 각 상황과 감정에 적절한 어휘를 선택하여 풍부한 표현을 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이는 다른 집단과 대화하는 일을 어렵게 만들 뿐만 아니라 같은 집단 내에서도 소통이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자신에게 힘든 일이 있어 친구들에게 위로를 받고 싶어도 그 상황과 자신의 감정을 친구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표현하지 못해 내가 공감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대화가 깊이 있게 나아가지 못하고 단순한 티키타카에서 그치고 만다. 

 

따라서 우리는 개인들이 신조어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깨닫고 다양한 표현을 사용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신조어 남용으로 인해 이를 사용하지 않는 집단과의 소통, 그리고 자기표현에 어려움이 생긴다는 것을 자각하도록 캠페인을 실시해야 한다. 또한 상대방을 배려한 소통의 필요성을 깨달을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상대를 고려한 의사소통을 위해 다양한 단어와 표현을 가르치고 배운 것을 가지고 글을 쓰거나 상황극을 하는 등 다양한 어휘를 이용해 대화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해야 한다.

 

참고 및 인용자료 출처

1. 인용:https://stat.kisdi.re.kr/kor/board/BoardList.html?board_class=BOARD17&srcContClass=STRP002
2. 인용:https://www.smartzzang.com/brand/news/view?seq=646&page=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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