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서하의 시사 칼럼] 저는 소년범을 혐오합니다

뉴스를 보면 각양각색의 범죄들이 보도되고 있다. 그 중 19세 미만 미성년 청소년들이 일으키는 범죄의 심각성 때문에 공분을 일으키는 사건도 많다. 사건이 발생하면 한동안 여론은 들끓고, 국민청원과 국민제안은 넘쳐나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기억 저편으로 잊혀지기를 반복한다. 형사미성년자 나이 하향, 소년범 문제를 공론화하여 이제는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야 할 때이다.

 

작년 대전에서는 중학생 8명이 훔친 차에 대학생이 치여 사망한 사고가 있었다. 그 대학 신입생은 학비를 벌기 위해 배달 퀵서비스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져 주변의 안타까움을 샀다. 한편 중학생들이 전철이나 버스 안에서 노인들의 목을 조르거나 폭행하는 장면을 키득거리며 촬영한 동영상이 인터넷상에 퍼지고, 그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이름까지 유출되어 제2, 제3의 피해가 발생하는 일도 있었다. 경기도 구리에서는 초등학교 5학년생이 동급생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사건이 있었고, 제주에서는 10대 3명이 식당, 마트를 돌며 현금과 담배를 훔치다 붙잡혔는데 잡고보니 10일전에도 인근 지역에서 같은 수법의 범행을 하다가 붙잡혔으나 형사미성년자인 관계로 바로 풀려났으며, CCTV가 있어도 대범하게 범행을 계속한 것으로 밝혀졌다.1  2월말 넷플릭스에 공개되어 이슈가 된 '소년심판'이라는 10부작 드라마에서는 소년범을 혐오하는 소년부 판사가 소년범의 실상, 실체, 이면을 제대로 보려하고, 소년범에 대한 우리 사회와 어른들의 책임을 아프게 묻고 있다.2

 

 

이들을 우리는 '소년범' 이라고 칭한다. 소년법에서는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0~10세까지는 '범법소년'으로 형사처벌과 보호처분을 아예 받지 않는다. 10~14세까지는 형사처분은 받지 않지만 보호처분만 받는 '촉법소년'이다. 마지막으로 14~19세까지는 '범죄소년'으로 형사처벌과 보호처분 모두 받을 수 있게 된다. 소년범, 형사미성년자, 촉법소년 등 다양하게 불리는 그들의 문제와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관한 논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먼저, 촉법소년 연령 하향을 해야하는 이유를 알아보자. 가장 우려가 되는 것은 청소년들의 악용사례이다. 그들 역시 자신들이 촉법소년임을 알고 죄를 덜 받거나 받지 않는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런 점을 악용하여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다. 아무런 죄책감과 책임감을 갖지 않고 저지르는 범죄들이 점점 늘고 있다. 뉴스에서 한 청소년 범죄자가 경찰관에게 소리치는 장면이 지금의 현 실태를 정확히 보여주고 있다. "나 청소년이라서 벌 안 받아 이 XXX야" 촉법소년 연령 하향을 하므로써 그들에게 책임감과 경각심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부 청소년들의 흉폭한 강력범죄, 법을 악용하는 듯한 반성하지 않은 태도도 문제이지만 그렇다고 하여 단순히 형사미성년자의 나이를 하향하거나 일벌백계, 처벌 강화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50년전과 지금 초중등생의 신체적 발달은 나아졌을 지언 정 그것이 꼭 정신적 성숙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반면, 어떤 측에서는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청소년들이 범죄자로 낙인 찍히는 것을 우려한다. 범죄자로 한번 낙인 찍힌다는 것은 남은 인생에 엄청난 장애물이 생기는 것과 다름없다.청소년들은 성인에 비해 판단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들이 무심코 저지른 범죄가 그들에게 남은 인생과 바꾸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또한 어떤 이들은 청소년의 잘못도 물론 있지만 주변의 환경에 영향이 더 크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법을 강화하여 가혹하게 할 것이 아닌 미리 외양간은 고치자는 주장이다. 단순히 처벌의 대상과 수위를 늘리기보다는 예방과 교육을, 다른 나라와 단순비교를 하기 보다는 원인과 대책 마련을 우선으로 하고, 범죄예방 효과나 국민 법감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의 선거공약에도 들어가 있고, 역시 법률 전문가라고 하는 검사 출신 법무부장관의 '촉법소년 연령기준 현실화'를 속도감 있게 검토하는 행보에 주목하는 이유다. 아직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변명을 이제는 그만 듣고 싶다.

 

1. 인용: 촉법소년 연령 손본다. 공문 일으켰던 충격 사건들.ZIP / SBS / 모아보는 뉴스

   https://www.youtube.com/watch?v=PV5M80DwvAc

 

2. 참고: 한겨레 인터뷰 / 넷플릭스 ‘소년심판’ 김혜수

   http://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103395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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