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윤서의 독서 칼럼] '어떤 양형 이유'로 알아보는 소년 범죄

 

 

판사를 꿈꾸고 있는 필자에게 이 책은 여러 판례를 제시해주며 판사의 자질을 알려주었고 중학생으로서 판사가 되기 위하여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던 때에 명확한 답을 주었다. 책의 저자는 현직 판사로,  내용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저자가 가정법원에서 소년 재판을 담당하며 느낀 것을 서술한 것이었다. 본격적으로 청소년 범죄의 제도적 개선에 관해 이야기하기 전에, 필자는 절대 소년 범죄를 옹호하는 것이 아님을 밝힌다. 

 

최근 청소년 범죄가 잦아지면서 사회에서는 특히 촉법소년과 형사 미성년자의 나이에 있는 청소년들이 저지르는 범죄를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람들은 그들의 범죄 배경이나 성장 과정을 일제히 고려하지 않고 성인과 똑같이 처벌해야 한다거나, 소년범을 혐오한다고 말한다. 필자도 마찬가지로 청소년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그러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법무부 장관이 추진 중인 형사 미성년자 나이를 더 낮추는 정책에 찬성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그 청소년 범죄자들을 싫어하고 혐오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책의 저자인 박주영 판사가 소년재판을 할 때 보았던 청소년 범죄자 중 80%는 불우한 환경에서 어쩔 수 없이 범죄를 저질렀다고 한다. 생계유지를 위해 물건을 훔치거나, 나쁜 가정 환경 속에서 심적으로 힘들어서 단순한 일탈을 위해 저지른 범죄가 더 큰 범죄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처럼, 대다수의 소년 범죄자들은 순전히 자신의 악함에서 비롯되어 범죄를 저지른 것이 아니라, 부모와 같은 보호자의 부재로 가정교육을 받지 못하거나, 경제 활동을 일찍이 해야 했기 때문에 학교에서 사회생활을 경험할 기회가 없어 옳고 그름을 잘 판단하지 못해서 범죄를 저질렀다. 

 

이 청소년들은 아무리 높은 처벌을 받아도 또다시 범죄를 저질러서 다시 소년재판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하다. 물론 소년 범죄를 처벌할 수 있는 최대가 소년원 2년 송치이기 때문에 처벌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또다시 범죄를 저지르기도 하지만, 처벌받은 후에도 생활이 나아지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재범하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 사회에서는 이 청소년들을 혐오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범죄를 저지르게 한 사회를 탓하고 제도적인 문제를 고치도록 해야 한다. 소년원에 가면, 소년범들을 교정하는 데 힘쓰는 것이 아니라 무력으로 통제하고 억압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따라서 우리 사회는 이 소년 범죄가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소년가장에게 풍부한 지원을 제공하고, 학교에서도 교육을 철저히 해야 한다.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워 범죄를 저지르는 이들에게 경제적인 도움을 주어서 사전에 소년 범죄를 예방하며, 학교에서는 범죄 인식 교육을 통해 학생들에게 옳고 그름을 알 수 있도록 하자. 하지만 이런데도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들에게는 앞으로 재범하지 않도록 강력한 처벌보다는 정확한 교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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