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용의 사회 칼럼] 독일의 노사 공동결정제와 수평적 조직 문화

 

 

최근 많은 기업이 수평적인 분위기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수평적 조직 문화는 기존의 수직적 조직 문화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말 그대로 조직의 의사 결정이 민주적이고 평등하게 이루어짐을 말한다. 특히 새로 생겨나는 스타드업들은 대다수 수평적 조직 문화를 지향하고 있으며, 대기업들도 직급을 없애고 호칭 문화를 바꾸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업들은 이러한 노력을 통해 사내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많이 제시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런데 과연 이러한 수평적 조직 문화는 기존의 수직적 조직 문화에 비해 기업의 목적에 잘 이바지할 수 있을까? 이 점에 대해 논의 해보고자 필자는 본 칼럼을 쓰게 되었다.

 

기업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생산경제의 단위체. 여기서 어떤 사전에서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키워드는 바로 '이윤추구'이다. 기업의 모든 행위는 결과적으로 이윤을 창출해야 그 존재 목적에 부합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수평적 조직문화는 수직적 조직문화보다 이윤추구에 충실히 봉사할 수 있을까?

 

내 의견은, '그럴 수 있다'는 것이다. 수평적 조직문화는 조직에 대한 신뢰, 업무 효율성, 혁신적 발상, 노사갈등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그 근거이다. 그리고, 이보다 한층 결정적인 근거로써 독일의 사례를 들어 보겠다.1

 

독일에는 '노사공동결정제'라는, 이사회의 50%를 노동자가 구성하도록 하는 법이 성문화되어 있다. 이 법에 따라 독일 회사 이사회의 절반은 노동 이사, 절반은 주주 이사로 구성된다. 이사회란 이사에 의하여 구성되어 회사의 업무 집행에 관한 사항을 결정하는 기관으로, 회사의 내부적 의사결정에 있어서 최고기관이다. 즉, 독일은 사용자뿐만이 아니라 노동자도 회사의 주인이 되어 자유롭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경제 민주화'를 이뤄낸 것이다. 이러한 독일의 회사들은 이미 세계를 상대로 경쟁하여 높은 실적과 명성으로 확고한 브랜드 가치를 증명해냈다. 독일의 회사들이 바로 수평적 조직문화가 기업의 이윤추구에 충실히 봉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산 증인들이다.2 

 

나는 또한 이상적인 공동체란 구성원 모두의 목소리에 힘이 있고, 구성원 모두의 행복을 증진하는 방향으로 운동하는 공동체라고 생각한다. '하급자'의 목소리는 '상급자'의 불편한 한숨 소리에조차 파묻히는 사회가 과연 발전된 공동체일까? 부는 늘어나고 예술과 문화는 축적되어 가는데 아직도 약육강식의 논리만을 찬양하는 사회를 진정으로 발전된 공동체라고 할 수 있을까? 이러한 점들을 종합해볼 때, 나는 기업 조직 문화의 수평적 구조화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다.



물론 조직이 오로지 수평화만 된다면 책임의 주체가 불분명해지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일반적인 상황에서, 합리적인 엘리트가 이끌기만 한다면 수직적 조직구조의 공동체가 더욱 신속한 결단을 내릴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수직적 조직문화를 없애자고는 할 수 없다. 이 둘을 절충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한국은 우선 과거 상명하복의 수직적인 기업문화에서만큼은 탈피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보인다. 우리도 '경제 민주화'를 향해 기업의 조직 문화를 개선해나가야 할 것이다. 

 

각주

1.인용: https://www.itbiz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61548)
2.참고: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077057&cid=40942&categoryId=3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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