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현의 정치 칼럼] 교육의 혁신인가 탁상행정의 산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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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9일 오전 교육부에서 향후 5년간의 새 교육정책에 대해 발표하였다. 그중 가장 충격적이고 논란이 된 정책발표가 있었는데, 현 만 6세인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5세로 하향한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 등 서양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는 제도를 그대로 도입한다는 것인데 이것이 현재 대한민국의 정서와 현실에 맞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먼저 우리나라는 성인이 되는 연령이 타 국가들보다 훨씬 늦는 만 19세이다. 그렇기에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낮추고 현행 6-3-3년제 제도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도 의문이 드는데, 이것이 성인이 되는 연령을 낮추기 위한 포석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것은 노동 가능 인구를 늘리려는 계획일 수도 있다. 그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면 이번 결정을 평가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문제는 설사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옳은 방법인지이다. 현재 대한민국의 맞벌이 가구 비율은 약 46%이다. 이들 대부분은 현행 교육제도에도 심한 경제적 부담과 고통을 받고 있는데, 이 정책이 시행된다면 그 부담에 더 큰 직격탄을 날려 아이를 키우는데 심각한 지장이 생길 수 있다. 나아가 젊은 층의 자녀 양육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커진다는 것은 출산율이 낮아진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출산율은 초 고령화 사회인 대한민국에 아주 민감한 부분이다. 

 

두 번째 문제는 아이들의 교육 편차이다. 같은 2015년생 아이가 있다. 둘 다 2015년생이라 하더라도 출생 월에 따라 큰 편차가 나타난다. 1월 같이 이른 달에 태어난 아이들은 비교적 성장이나 교육적인 부면에서 12월 같이 늦은 달에 태어난 아이들보다 뛰어나다. 또한 만 5세로 입학 연령을 낮출 경우 일어날 수 있는 교육적 불상사가 많은데, 현재 만 5세는 유치원에 다니는 나이이다. 아직 유치원에서는 말을 다 떼지 못한 아이, 집중력이 심히 산만한 아이부터 대소변을 못 가리는 아이까지 아직 학교에서 수업받기에는부족한 사례들이 많이 보인다. 이런 아이들이 학교에 온다면 그들의 담임 교사들은 수업 이탈 학생들을 지도하느라 정상적인 수업을 진행할 수 없을 가능성이 크다.  학습적인 도움이 된다는 정부의 설명과는 대조가 되는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사교육을 장려하는 정책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도 문제다. 대한민국 대부분의 어린이, 청소년들은 초등학교 입학을 하며 사교육을 시작하게 되는데, 초등학교 입학 연령이 낮아지면 그만큼 아이들이 사교육에 내몰리는 연령도 낮아지는 것을 뜻한다. 부모들도 마찬가지이다. 남들이 다 가는 학원을 내 아이만 안 보낼 수도 없다 생각할 테니 사교육 심화가 더더욱 두드러 질 것이다.

 

사실상 전 정권의 교육 정책을 모두 바꿔버린 이번 결정, 현재 사회 각지에서 반발이 심한데 정말 실행될 것인지 아니면 철회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 이 글을 수정하고 있는 8월 3일 현재는 실행이 유보된 상태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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