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준영의 사회 칼럼] ‘만 5세 입학 연령 하양 추진’으로 사라질 초1의 추억

2022년 7월 30일 교육부에서 초등학교 취학 연령을 만 6세가 된 다음 해에서 만 5세가 된 다음 해로 1년 하향시키는 정책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논란이 된 ‘만 5세 입학 연령 하양 추진’정책은 과연 무엇일까? 저출산 고령화 대책으로 2025년부터 시행한다는 이 정책은 초등학교 입학 연령에 대한 학제 개편이다. 정부는 교육격차 해소와 OECD 회원국 대부분의 초등학교 입학 연령이 만 5세로 되어 있는 점, 저출산과 고령화로 노동인구가 감소함에 따라 내놓은 대책이었다. 정부에서 나온 발표를 본 학부모, 교육학계, 교원단체, 정치권에서는 많은 비판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전국 학부모 7만 3,120명, 교직원 3만 7,534명 등 총 13만 1,070명을 대상으로 투표를 한 결과 97.9%가 반대로 약 98%가 반대라는 결론이 나왔다. 반대 이유로는 초등학교 교실과 교사 부족, 사교육 증가와 방과 후 돌봄 문제 등이 반대의 이유이다. 사실 OECD 회원국 대부분이 만 5세 입학한다고 했지만 정작 38개 회원국 중 한국 포함 27개국의 초등학교 입학 연령은 만 6세이다. 만 4~5세에 입학하는 나라는 4개국 밖에 없으며 남은 7개국은 만 7세에 초등학교 입학을 한다.1 

 

그러면 왜 대부분의 나라들은 만 6세에 초등학교 입학을 할까? 입학 연령은 1949년 이후 76년간 변함없이 유지된 이유는 이전 정부에서도 추진하려 했다가 문제점을 확인하고 철회했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점으로 나온 것은 만 5세 입학이 유아 발달 단계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문제는 유아기 뇌의 발달단계에 있다고 한다. 이미정 교수님의 ‘초등학교 만 5세 조기 취학 안에 대한 고찰’이라는 논문에서 행동을 조직하고 계획하는 일에 관여하는 뇌 영역은 전두엽인데, 전두엽 영역의 활동은 3~6세 사이에 급격히 발달하여 만 5세는 초등학교의 형식교육을 받기에 적절하지 않음을 지적했다.2

 

 

내 초등학교 1학년 시절을 되돌이켜 보면 입학 전 학교 가는 연습을 여러 번 했지만, 생각보다 학교에서 겪은 일은 다양했다. 등교 시간에 맞춰 일찍 일어나야 하고 세수하고 아침 먹고 양치하고 가방과 실내화 준비물을 챙겨 학교에 가는 과정은 처음부터 익숙했던 것은 아니다.  대부분 친구는 초등학교 1학년 내내 엄마가 등굣길을 따라다니셨다 나 같은 경우에는 집에서 학교가 매우 가까워 엄마랑 같이 다니지는 않았다. 하지만 혼자 등하교하는 경우 길을 건널 때 주변을 살피고 건너야 하고 안전하게 학교 가는 길을 익혀 두어야 했다.

 

학교에 도착했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 화장실 가는 것, 밥을 먹는 것, 수업 시간과 쉬는 시간을 구분하는 것, 선생님 말씀을 집중해서 듣는 것 이중 내가 가장 힘들었던 것은 수업 도중 대소변을 참는 것이었다.  집과 다른 화장실 이용을 잘하지 못해 초등학교 1학년 때 바지에 볼일을 보는 친구도 종종 있었다. 소아기 때에는 집과 다른 환경에 놓이거나 긴장하게 되면 항문의 근육 조절이 잘 안되기 때문이다. 하물며 유아기에 어떻겠는가? 교실에서 ‘대소변 가리기’까지 선생님이 해주기 쉽지 않을 듯하다. 사실 유아기에 추억은 단편적이고 짧아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기억도 나지 않는 만 5세의 교육이 초중고등학교 과정에 어떻게 이어질지 의문이 든다.

 

각주

1.참고: http://www.newstof.com/news/articleView.html?idxno=12733

2.인용: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854636

 

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