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연의 독서 칼럼] 행운은 항상 우리와 함께 있다

 

 

얼마 전 <죽이고 싶은 아이>와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를 지은 작가인 이꽃님 작가의 또 다른 소설인 <행운이 너에게 다가오는 중>을 읽게 되었다. 주변에서 추천을 해주기도 했고, 제목이 감동적인 이야기일 것 같다고 생각했다. 표지의 디자인 또한 <행운이 너에게 다가오는 중>에 대한 나의 호기심을 가중시켰다.

 

PC방에 갔다 오던 길이었던 우영과 형수는 반에서 가장 까칠하고 차가운 여학생인 은재가 아파트 창문을 뜯고 몰래 들어가는 것을 우연히 보게 된다. 은재가 도둑질을 하는 것 같다는 결론을 내린 형수와 우영은 다음 날에도 은재의 뒤를 쫓는다. 하지만 그들의 짐작이 전혀 정답이 아님을 보여주듯 은재가 은재의 아빠의 손에 학대 당하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형수는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학대를 당한다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방법들을 은재에게 제시하려 해보지만, 은재는 신경 쓰지 말라며 매정하게 돌아서 버린다. 형수는 그런 은재가 밉지만, 신경이 쓰이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은재는 한 여자 중학교의 축구부 감독인 최 감독을 만나게 된다. 최 감독은 은재에게 축구부에게 들어오라고 권유한다. 은재는 거절하지만, 축구에 대한 관심을 버리지 못하고 망설인다. 형수의 아빠였던 최 감독은 형수에게 은재에 관한 것을 묻다가 은재가 학대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그 사이에 우영은 우연히 반장과 사귀게 되고, 여러 일을 겪으며 반장과 있으면 자신이 쓸모 있게 느껴진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한편 은재는 축구에 점점 흥미를 갖게 되고, 아빠에게 맞을 각오를 하고 축구가 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축구부의 주장 지영은 은재를 구하러 아이들을 모아 은재의 집으로 향하고, 뒤늦게 아이들이 은재에게 갔다는 것을 알게 된 최 감독도 뒤따른다. 그렇게 은재를 폭력에서 구해내지만, 은재의 아빠는 축구부의 시설을 엉망으로 만들고 가버린다. 그것을 보게 된 은재는 그 길로 경찰서에 가서 도움을 요청한다. 그리고 1년 뒤 주인공들이 축구 경기를 보러 가며 소설은 끝난다.

 

이 소설은 1인칭, 즉 ‘나’가 등장하는 소설이다. 하지만 신기한 점은 ‘나’는 은재도, 형수도, 우영도 아니다. 이 소설에서 ‘나’는 사람이 아닌 추상적인 존재인 ‘행운’이다. <행운이 너에게 다가오는 중>을 읽으면서 내가 독특하다고 느꼈던 부분이 이 부분이었다. 1인칭으로 전개되는 소설 중 대부분은 인물이 ‘나’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여기서는 인물이 아닌 추상 명사로 분류되는 ‘행운’이라는 존재가 ‘나’였다.

 

제각각 다른 사연을 가진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때로는 공감하기도 하고, 웃게 되기도 한다. 신체적 폭력을 겪는 은재와 정서적으로 피해를 받은 우영, 은재를 도와주려는 형수의 성장기가 무척 감동적이었다. 사회적 문제를 바탕으로 쓰여진 따뜻한 이야기는 앞으로 주인공들에게 일어날 일들을 궁금하게 해주기도 했다.

 

<행운이 너에게 다가오는 중>을 읽으며 ‘나의 곁에도 행운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소설에서 행운은 아이들의 곁에서 아무 말도 건네지 않고 행운을 만들어 주려고도 하지 않지만, 옆에서 항상 지켜보고 있는다. 그런 행운이 나에게도 있을 것 같았다. 어쩌면 우리 눈에 보이지는 않더라도 행운은 항상 우리와 함께 있지 않을까.

 

 

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