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인의 독서 칼럼] 불편한 편의점이 편한 편의점으로

<불편한 편의점> 나는 과연 편한 사람인가

 

엄청 덩치 큰 사람이 나에게 다가온다. 그리고 나에게 말을 건다. 당신들은 어떤가? 모두들 “그냥 그랬어요” 라고 말들 하겠지만 자기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그 사람 앞에서 움츠리게 되거나 그 사람이 둔해보여서 무시하게 되는 경향이 있을 것이다.

 

이번에 읽은 책에서 나온 인물들도 마찬가지였다. 한 때 크게 떠서 베스트셀러로 등극된 ‘불편한편의점’에서는 덩치가 엄청 큰데다가 노숙까지 하는 한 사내(나이로는 사실상 아저씨이다)가 나온다. 한 편의점의 주인인 할머니가 서울역에서 지갑을 떨어뜨리고 기차를 탄다. 이를 본 사내 ‘고독’은 할머니가 돌아올 때까지 얌전히 기다린다. 할머니는 덩치도 크고 무섭게 생긴 그가 순순히 지갑을 돌려주는 것을 보고 노숙 생활을 그만하고 편의점에서 일을 하며 밥을 먹을 수 있도록 한다. 그 사내가 편의점에서 일하기 시작한 후로부터 그 편의점은 불편한 편의점이 되어버렸다. 그 이유는 그 사내가 하는 행동이 손님들에게는 이해가 안 되고 둔해보였고 그 사내가 왠지 모르게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사내와 함께 있다보면 일이 잘 풀린다. 알고보니 그 사내는 손님들이 하는 말을 하나하나 다 들어주었기 때문이다. 가끔씩 서비스도 챙겨주면서 손님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주고 조금 조금씩 조언을 해주었다. 그랬더니 손님들은 각자 자신에게 있었던 고민들이 하나하나씩 해결이 되어졌고 결국 그 불편한 편의점은 손님들에게 있어서 편한 편의점으로 바뀌게 되었다.

 

그가 이렇게 불편한 편의점을 편한 편의점으로 만들어준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바로 다른 사람을 생각한다는 것이다. 만약 고독이라고도 하는 사내가 자신만 생각하고 자신의 일만 집중해서 돈만 벌기 급급했다면 그 곳은 과연 편한 편의점이 되었을까? 아니다. 손님들에게 있어서 그냥 가까운 편의점이라고만 생각이 들고 무섭고 덩치 큰 사람이 운영하는 편의점이라고만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편의점은 그렇지않았다. 이 편의점은 손님들에게 있어서 아주 편한 편의점이 되었다.

 

우리도 내가 있는 이 자리를 편한 곳으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 누구나 나에게 있어서 편한 사람이 있고 불편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의 모습은 대부분 같다. 같이 있으면 편한 사람은 나를 이해해주고 내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고 다른 사람들을 배려해준다. 그러나 불편한 사람은 내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기 보단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려고 하고 다른 사람을 뒷담화 하는데 급급하고 자신만 생각한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가? 나는 다른 사람에게 있어서 편한 사람인가? 불편한 사람인가? 내가 있는 이 자리가 편한 자리인가? 불편한 자리인가?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편한 사람이 되어질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충분히 바꿀 수 있다. ‘나는 그런 사람이 못돼’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런 생각은 모두 싹 다 버릴 수 있어야 한다. 덩치가 큰 사내도, 다가오기만 해도 무의식적으로 겁 먹게 만드는 그 사람도 그가 있는 자리를 편한 곳으로 만들었다. 우리도 충분히 할 수 있다. 그저 자신이 안하는 것일 뿐이다. 항상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내가 편하게 생각하는 사람의 모습을 떠올리고 그의 모습을 본 받아서 내가 있는 이 자리도 편하게 만들어주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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