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연의 사회 칼럼] 술 마시는 방송의 증가, 이대로 괜찮을까.

 

요즘 공영방송, 온라인 미디어 서비스 등 다양한 매체를 불문하고 술을 주제로 하는 방송이 증가하고 있다. 공영방송사 중 한 곳에서 방영되고 있는 관찰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거의 매회 술이 등장하고 있다. 또한 온라인 미디어 서비스에서는 게스트를 초대하여 호스트와 함께 술과 안주를 나눠 먹으며 진행하는 토크쇼가 늘고 있다. 이 외에도 술을 주제로 한 드라마나 술이 직접적인 주제가 되지 않더라도 술을 마시면서 진행하는 프로그램들이 늘고 있다. 

 

이렇게 술을 마시는 장면이 등장하는 방송이 늘어나게 된 이유는 술이라는 소재가 시청자들과 쉽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관찰 예능에서 일반인들과 다른 연예인들의 모습이 보이거나 드라마에서 연예인이 맡은 특별한 캐릭터의 모습이 보일 때 오래전부터 시청자들은 연예인과 거리감을 느꼈다. 하지만 술을 마시며 연예인들이 일반 사람들처럼 술에 취한 모습을 보이거나 술을 즐기는 모습이 보일 때 시청자들은 친근함을 느끼며 프로그램과 공감대를 형성했다. 술을 통해 형성된 시청자와 프로그램의 공감대는 시청자가 방송에 더 흥미를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하지만 술을 마시는 장면이 담긴 방송의 증가는 과도한 음주를 조장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보통 방송은 시청자들에게 모방 심리를 자극하며 보는 것만으로도 따라 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따라서 술을 마시는 방송 또한 방송을 시청한 시청자들이 술을 마시는 것을 따라 하고 싶어 하게 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특히, 정체성이 완벽히 확립되지 않은 청소년들이 술을 마시는 장면을 보고 모방 심리가 자극된다면 성인보다 강한 영향을 받게 되어 술을 마시는 행동을 조장할 확률이 더 높아진다. 

 

술은 인체의 거의 모든 조직에 대부분 피해를 끼치며 성인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특히, 아직 신체 조직이 아직 완벽히 성숙하지 않은 청소년에게 술은 더욱 심각한 피해를 준다. 코로나19로 현재 청소년의 영상물 시청 시간이 매우 증가한 상황에서 술을 마시는 장면이 담긴 방송의 증가는 청소년이 술에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며 청소년이 술을 접해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될 가능성을 높인다. 

 

'술'은 시청자들의 공감대와 흥미를 끌어 프로그램이 흥할 수 있는 소재가 되어주기도 하지만 시청자들의 모방 심리를 자극해 오히려 악영향을 주기도 한다. 따라서 우리는 술과 관련된 방송이 시청자들에게 주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기 위해 시청자들이 직접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또한 방송을 만드는 사람들은 술을 제외한 다양한 소재 중 시청자들이 공감대를 형성하며 프로그램에 흥미를 느끼게 만들며 시청자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는 소재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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