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영의 사회 칼럼] 인터넷 실명제, 꼭 필요할까

 

 

모두 뉴스를 보던 도중, 또는 직접 인터넷의 익명성 때문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건, 사고들을 마주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2021년 대한민국 방송통신위원회가 실시한 사이버 폭력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 29.2%, 성인 15.7%는 사이버폭력을 경험하였으며, 청소년이 성인보다 약 2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니 말이다.1

 

실제 우리의 이름과 개인 정보를 밝히지 않고 언제든지 자신이 감추고자 하는 모습을 감추거나 거짓으로 지어낼 수 있기에, 사람들은 인터넷 속에서 그 누구보다 당당하게 활동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우리는 셀 수 없이 많은 불편을 겪곤 하는데, 가짜 뉴스와 사이버 불링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바로 우리가 뉴스에서 익숙하게 마주치는 그 범죄들이다. SNS 속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은 익명성을 띤 누군가가 어디에 사는 어떤 사람인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쉽게 자극적인 내용의 가짜 뉴스에 속거나 SNS 속 누군가와 갈등을 겪을 수 있다.

 

이 많은 갈등을 낳는 원인이 무엇일까, 하는 고민 끝에 가장 많은 사람의 머릿속에 떠오른 이유가 바로 소셜 미디어 네트워크 서비스의 익명성이다. 위에서 언급했듯, 서로의 정체에 대해 모르기 때문에 사람들은 인터넷상에서 맺은 타인과의 관계를 매우 가볍게 여긴다. 현실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누군가와의 갈등이 인터넷상에서는 사용자 차단 하나만으로 끝날 수 있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여러 사람과 어울리며 맺은 관계를 한 번에 끊어내는 것은 매우 힘들지만, 인터넷상에서 맺은 관계는 클릭 한 번으로 손쉽게 지워버릴 수 있다. 이 때문인지 사람들은 인터넷 속에서 누군가 자신과 가치관이 맞지 않거나 단순히 마음에 들지 않는 상대와 싸움을 벌이거나 다수의 사람과 함께 그 사람을 따돌리기도 한다. 이렇게 생겨난 갈등은 누군가의 마음속에 깊이 자리해 그 사람이 앞으로의 삶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누군가는 사이버 불링으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러나 가해자는 끝까지 그 피해자가 어떻게 되었는지 알지 못한다. 역시나 인터넷의 익명성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익명성을 완전히 없애 버린다면 어떻게 될까? 분명 사이버 범죄율은 내려갈 것이나 이는 오히려 더 큰 개인정보 침해의 위험을 불러올 수도 있으며 우리가 이전과 같은 자유로운 SNS 활동을 할 수 없게 만든다. 우리가 인터넷상에서 하는 모든 일은 투명하게, 그리고 가림 없이 우리 주변의 모든 사람에게 알려지게 될 것이다. 대다수의 사람은 때에 따라 주변 사람들의 시선에서 떨어진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며, 다른 사람들에게는 보여주고 싶지 않은 취향 또는 가치관을 따르고 있는 사람 또한 많다. 인터넷의 익명성이 완전히 사라져버린다면,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인터넷에서조차 진짜 내가 좋아하는 것, 진짜 내가 즐기고 싶은 것을 제한당하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는 인터넷 실명제와 익명제 둘 중 그 무엇도 만족스럽게 선택하지 못한다. 어느 쪽을 선택하건 한계라는 벽이 뒤따르니 말이다. 이제는 우리의 또 다른 사회가 되어버린 SNS상에서 더 이상의 피해자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사이버 예절을 잘 지키는 수밖에 없다. ‘얼굴을 보고 하지 못할 이야기는 인터넷 속에서도 하지 말자’라는 표현은 그저 진부하기만 한 표현이 아닌 우리가 지켜야만 하는 규칙이다. 우리는 모두가 떳떳해질 수 있는, 그리고 더 이상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을 수 있는 깨끗하고 정의로운 사이버 사회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1. 참고: https://blog.naver.com/kcc1335/222694170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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