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연의 미술 칼럼] 현대미술은 예술이 아니라는 사람들에게

 

 

혹시 예술의 가치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최근 현대미술을 관람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이렇게 묻고 싶어졌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예술의 가치와 현대미술은 그 성격과 형태가 매우 다르다. 또 다른 여러 학문과는 다르게 예술의 특성상 예술의 범위를 판단하는 기준은 참으로 모호하기 그지없다. 나 역시도 현대미술을 관람할 때 종종 작품의 의미를 도무지 파악하기 힘들 때가 많았으며 때로는 해괴망측해보이기까지 하는 작품을 보며 이것이 과연 예술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 때도 있었다. 

 

현대미술은 사람들이 인식하는 예술의 가치와 그 성격과 형태가 다르며 다른 학문과 다르게 예술의 범위를 판단하는 기준이 모호하다. 이를 두고 현대미술은 예술로서 가치를 상실해 허구성이 높다고 주장하거나 기존 작품을 답습했다는 등의 비판이 있다. 그러나 이는 그저 현대미술에 대한 이해의 부족 탓이라는 반박 역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나는 예술을 역사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며 현대미술의 예술적 가치를 확실하게 구분할 필요를 느꼈다.

 

먼저 현대미술은 예술이 아니라고 하는 입장에 따르면, 먼저, 현대미술은 모방만을 반복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유명 현대미술가 제프 쿤스의 작품이 한 광고를 그대로 따라 한 표절작이라는 것이 법적으로 인정된 점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이는 전혀 없는 지적은 아니다. 그러나 이는 몇몇 특수한 경우일 뿐, 기본적으로 현대미술은 모방의 새로운 미학을 창조한 하나의 작품이다. 실제로 현대미술의 등장 초의 예술가이자 초기 입체파의 상징인 피카소는 브라크와 서로의 작품을 참조하며 전문가조차 구분하기 어려운 흡사한 작품들을 남긴 바 있다. 즉, 현대미술에서 원작의 차용은 엄연히 인정되고 있으며 재창작자의 새로운 의도나 가치가 존재한다면 단순히 원작을 재해석한 원작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1 

 

또한, 현대미술의 세계가 지나치게 복잡한 탓에 이를 예술로 보기에는 지나치게 아름답지 않으며 작가의 의도를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대표적인 근거로, 뱅크시의 사례가 있다. 뱅크시는 노인분장을 한 채 거리에서 자신이 그린 스케치를 판매했지만, 이때 그의 그림을 아무도 사지 않았었다. 그러나 그 작품은 런던의 경매에서 약 15억에 팔렸고 이에 뱅크시는 자동 파쇄기를 활용한 퍼포먼스로 현대 미술품의 가치와 아트마켓 시스템을 신랄하게 조롱한 바 있다. 그러나 나는 이 역시도 하나의 관념을 표현한 예술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현대미술은 어디까지나 예술가의 생각을 중심으로 하며 장르를 수없이 넘나드는 것이 허용되어 있다. 이에 더해 대중의 해석 역시 하나의 예술로 보기 때문에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기 힘들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대중의 해석 역시 예술로 볼 수 있다.2

 

사실 다음과 같은 현대미술에 대한 나의 의견과 근거는 그저 말장난처럼 보일 수도 있다. 예술은 현대미술 같은 것이 아니라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충분히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역사적인 관점에서 살펴보았을 때, 사실 예술이라는 가치 자체는 근현대에 들어서 발명되었고 현대미술이야말로 가장 예술의 가치에 부합하는 존재이다. 고전 미술은 당시 예술이라기보다는 미적인 아름다움, 쾌적함을 최상으로 여기는 장식의 개념에 불과했다. 이에 반해 현대미술은 인간의 관념을 질료로 삼은 진정한 예술이다.

 

이처럼 현대미술에 대한 충분한 배경지식 없이 무작정 현대미술의 모습에 대한 비판만을 늘어놓는 것은 옳지 못한 태도이다. 또한 최근 많은 사람들이 현대미술을 그저 SNS 게시용으로만 인식하는 등 그 가치를 훼손하는 행태를 엿볼 수 있다. 이는 앞으로의 미술계에도, 현대미술작가 및 대중들에게도 좋지 못한 결과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현대미술에 대한 비판은 적어도 이러한 현대미술의 예술적 가치를 분명히 안 후에 제기해야 하는 문제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각주

1.참고: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5013221
2.참고: https://imnews.imbc.com/original/mbig/4867185_2904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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