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강의 사회 칼럼] 현실의 빅브라더

 

 

원래 평소에도 옷을 스스로 사서 입고 좋아하는 나에게 온라인으로 옷을 사는건 전혀 낯선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어느샌가부터 내가 어떤 사이트를 방문하던지 어젯 밤 또는 오늘 아침 장바구니에 담아둔 옷들이 광고에 뜨기 시작했다. 옷뿐만이 아니었다. 찾아본 신발, 무선 이어폰, 심지어 핸드폰 케이스까지 광고로 계속 떴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그 물건을 산 순간 그 광고는 사라지고 다른 광고가 다시 뜨기 시작했다. 인터넷이 나를 감시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우리는 정보화 시민이다.  우리가 어디에 있던 버튼 하나로 연락도 쇼핑도 은행 업무도 심지어 집에 있는 에어컨도 끌 수 있다. 하지만 정보화 시대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우리는 지키지 못하고 있다. 바로 개인정보다. 우리가 어떤 사이트에 방문하던지 우리의 개인 정보는 유출되고 있다. 바로 '쿠키'라는 프로그램에 의해서다. '쿠키'는 웹사이트 접속자의 기기에 심는 프로그램으로 그 기기의 인터넷 방문 기록이나 주요 이용 앱같은 개인 정보를 웹사이트로 전송하는 역할을 하고있다. 우리가 인터넷을 쓰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것이다. 

 

저런 맞춤 광고들을 제공해주고 사용자의 관심사를 알아서 파악해주면 좋은 거 아닌가? 라는 질문을 할 수 있는데, 아니다. 우리의 개인 정보를 허락받지 않고 수집해서 보관하고 다른 사이트들에게 팔아서 경제적 이윤을 버는 것은 사기의 일종이다. 실제로 지난 1월에 세계에서 가장 큰 포털 사이트 '구글'이 사용자를 속여서 불법으로 위치 정보를 수집하다가 걸려서 5천억원의 과징금을 보상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9월 대한민국 개인 정보 보호 위원회는 '구글'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소유하고 있는 '메타'에게 맞춤형 광고를 위해서 개인 정보를 무단 수집한 혐의로 과징금 천억원을 부과했다. 개인 정보 관련해서 역대 가장 큰 규모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과징금을 내진 않았지만 타사 행태정보를 수집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추가 조사를 받게됐다.

 

기업들이 수집하고 있는 개인 정보가 유출된다면 어떻게 될까? 개인 정보가 유출될 경우 해커들에 의해 여러가지 방법의 피싱, 개인 정보 도용, 스미싱 공격, SNS 계정 해킹 등을 당할 수 있다. 실제로 2021년 4월 한 해킹 사이트 게시판에 페이스북 이용자 5억 3000만명의 나이, 생년원일, 주소, 전화번호 같이 민감한 개인 정보들이 올라간 사례가 있었다. 이 개인 정보는 개인 정보 판매 사이트에 올라가서 실제 이용자들의 피해가 속출했다. 2019년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인스타그램 사용자 4900만명의 전화번호가 유출되어 다수의 유명인들이 피해를 본 것이다.

 

그럼 우리가 어떻게 개인 정보를 지킬 수 있을까? 첫번째 꾸준한 비밀번호 변경이다. 꾸준한 비밀번호 변경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SNS 사이트들에서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개인정보 보호 방법이다. 하지만 실제로 변경하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다. 단순히 귀찮다는 이유만으로 바꾸는걸 미루지 말고 꾸준히 비밀번호 변경을 하는게 개인 정보 보호에 좋다. 두번째 쿠키 삭제를 하는 것도 개인 정보 보호에 도움이 된다. 컴퓨터나 핸드폰의 설정에 보면 쿠키 삭제가 있는데 쿠키 삭제를 하면서 일석이조로 개인 정보도 지키고 기기 속도도 빨라지는 효과도 볼 수 있다.

 

조지 오웰의 책 [1984]에 나오는 빅 브라더 (Big Brother)가 우리의 현실이 되고 있다. 그 어느때보다 개인 정보가 중요한 시대에 우리는 프라이버시를 지키기 위해 최소한의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항상 감시되고 있음을 까먹지 않고 자기 자신의 자유를 지킬 수 있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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