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윤의 사회 칼럼] ‘마약’ 검색 결과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지난 8월, 나는 <청소년과 마약>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작성했다. 최근 들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청소년의 마약 문제를 다룬 글이다. 그 칼럼에서 나는 청소년 마약 사범의 증가 문제를 줄이기 위한 해결방안 중 하나인 마약 용어 검열에 대해서 언급하였는데, 마약 용어 검열이라는 방안이 과연 실질적인 해결 방안이 될 수 있을지, 마약 용어 검열에 대해 심층적으로 알아보려고 한다.

 

내가 다루고자 하는 마약 용어 검열은 인터넷에서의 검열, 그리고 상표 내에 마약 단어 사용 검열이다. ‘마약 OO’와 같이 제품의 이름 앞에 마약이 붙은 상표를 한 번쯤은 일상생활에서 보았을 것이다. 흔히 음식이나 물건 앞에 중독성이 강하다는 의미로 사용하기 위해 마약을 단어 앞에 붙이는 마케팅을 ‘마약 마케팅’이라고 한다. 이러한 마약 마케팅 근절을 위해 현재 여러 주체가 노력하고 있다. 올해 8월 발의된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서는 이전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유해 약물에 대한 표현도 표시 또는 광고하지 못하도록 규제하려는 취지를 알 수 있다.1

 

또한 일부 시민단체에서 국내 대형 온라인 쇼핑몰에 마약을 검색 금지어로 설정할 것을 요구하는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요청으로 마약 마케팅에 대한 조치를 취한 다른 사이트와 달리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포털 사이트의 쇼핑 섹션에 마약을 검색했을 때, 검색 결과가 그대로 노출된다.2 그러나 마약을 뜻하는 영어 단어 ‘narcotics’를 검색하면 관련된 전문 서적이 대다수일 뿐, 여과된 일부 검색 결과만 노출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마약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의 검색 엔진에서도 마약을 검색 금지어로 설정할 것을 협조해야 한다고 보인다.

 

또한 포털 사이트에 마약류를 지칭하는 은어들을 검색했을 때도, 마약류를 판매하는 불법 판매 사이트나, 판매자의 SNS 아이디 등 마약류를 구매할 수 있는 경로가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물론 계속해서 생겨나는 모든 은어를 검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하지만 많은 사람에게 알려진 일부 은어에 대한 검색 결과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가능하다고 본다. 또한 은어를 통한 검색 결과를 통한 마약 유통 범죄 단속을 강화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본다.

 

그렇다면, 왜 마약 단어를 검열해야 할까? ‘마약 마케팅’의 경우, 마약이라는 단어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마약이 가진 엄청난 중독성과 유해성을 간과하고 무분별하게 사용되면 결국 마약이라는 단어를 사람들에게 친숙해지고 마약에 대한 경각심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인터넷에서의 마약 단어 검열은 더욱 시급하고 중요해 보인다. 왜냐하면 디지털 매체 보급의 확대로, 인터넷을 처음 이용하는 연령이 점점 어려지고 있다. 미성숙한 어린아이나, 청소년에게 부적절한 마약 용어를 무분별하게 접하게 두어서는 안 되며, 올바른 사회윤리 형성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조치라고 생각된다.

 

어쩌면 마약 용어 검열에 대해 누군가는 ”과민 반응이다. 형식적이고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예방이라는 건 이러한 과민 반응에서 시작되는 본질적인 사회문제의 해결방안이라고 생각한다. 마약 없는 건강한 대한민국을 위해 다 함께 노력하여 나아가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인용 및 참고

참고1) https://www.yna.co.kr/view/AKR20221017147400530

참고2) https://www.kukinews.com/newsView/kuk20221021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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