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다은의 인터뷰 칼럼] KAIST 인생 선배님의 말씀

 

KAIST 대학교를 다니는 노진혁 선생님의 수업이 끝나고, 저는 평소 친근하게 말을 걸었던 선생님의 조언을 듣고 싶었습니다. 기말시험이 다가오면서 궁금했던 '공부'를 주제로 명문대에 다니는 선생님의 공부법은 무엇인지, 슬럼프 등은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중고등학생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인지 한 번 인터뷰해 보았습니다.

 

전다은: 안녕하세요! 노진혁쌤은 카이스트라는 명문대에 입학하셨는데, 그 공부법은 무엇인가요?

 

노진혁쌤: 제 공부법의 가장 핵심은 수업 시간에 최대한 집중해서 모르는 문제, 개념 등을 다 그때 해결하는 거였어요. 저는 제가 분위기가 좀 차려져 있어야지 공부가 제대로 되는 인간이라는 걸 알았거든요. 그래서 자습보다는 수업 시간 때 집중을 더 잘 했습니다. 그리고 수업 시간에 선생님들이 무의식적으로도 의식적으로도 중요한 개념 등을 무조건 강조하기 마련이에요. 수업 시간에 집중하면 이러한 디테일들을 하나도 빠지지 않고 들을 수 있기 때문에 개념 이해도 완벽하게 할 수 있고, 시험 문제도 손쉽게 풀 수 있었죠.

 

전다은: 정말 맞는 말씀입니다. 저도 집 말고 학원이나 학교에서 집중이 잘 되거든요. 그래서 학교 쉬는 시간 등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수업 시간에 조는 건 좀 찔리지만요;; 두 번째 질문입니다. 공부를 하다 보면 누구나 슬럼프나 무기력증이 찾아오기 마련인데 이럴 때 선생님은 어떻게 하셨나요?

 

노진혁쌤: 저는 슬럼프를 겪지 않기 위해 노는 시간과 공부하는 시간을 분리시켜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 고등학교는 기숙사여서 시험 기간 때는 노트북이랑 핸드폰 모두 다 선생님께 맡겼거든요. 이때 놀 땐 최선을 다해 놀고, 공부할 땐 확실히 공부하는 생활을 익혔어요. 놀기와 공부를 둘 다 동시에 할 수는 없잖아요. 자신이 생각하기에 공부 시간이 너무 적으면 놀 시간을 줄이고, 공부 시간을 늘릴 필요가 있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슬럼프가 찾아온다면 휴식 시간을 조금 가지고 자신의 목표를 다시 한번 마음속에 그려냈어요. 왜 이 목표를 가지게 됐는지, 이 목표를 통해서 얻는 것은 무엇인지, 얻고 나서 내 마음이 어떨지 다시 한번 마음속에 새겼답니다. 충분히 쉬었다면 더 놀지 말고 공부를 하고요. 언제 몇 시간 정도 놀아야지 컨디션을 잘 회복하는지, 언제 공부해야지 자신이 컨디션 회복한 것을 최대한 끌어올려서 공부할 수 있을지 잘 설정해놔야죠. 

 

전다은: 쉬는 시간과 공부 시간을 분리하고, 쉬는 시간을 잘 조절하라는 말씀이 너무 마음에 와닿았어요. 훌륭한 말씀이십니다. 이제 현재 중학생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노진혁쌤: 많이 들어보셨겠지만, 중학교 때 가장 중요한 건 자기 자신이 누군인지, 어떤 식으로 공부해야 하는 지 알아보는 시간인 것 같아요. 어른들이 흔히 말하는 진로, 꿈 등을 넘어서 진정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이니 어떻게 하겠다를 생각하는 게 중요해요. 예를 들어 진로를 공부로 택했다면 체계적으로, 나는 이해하는 과목은 10일 전부터 공부해야 돼. 차근차근 개념을 살펴보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해야지 공부가 잘되고, 공부할 때 듣는 음악은 약간 클래식처럼 가사가 없는 음악을 들어야 집중이 잘 되는 것 같아. 하지만 단순 암기 과목 같은 경우는 난 하루 만에 끝낼 자신이 있어. 이런 식으로 자기 자신을 객관적이고 분석적이게 보는 연습을 중학교 때 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말했던 이 공부법이 모두한테 적용되는 건 아니잖아요. 모두 저마다의 방법이 있는데, 이건 본인밖에 몰라요. 정말 누가 가르쳐 준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가르쳐 줄 수도 없어요. 제가 위에서 말한 답변들도 마찬가지예요. 이건 정답은 아니에요. 제 경험담일 뿐이요. 가장 중요한 건 직접 체험해서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깨닫고, 자신에게 슬럼프가 찾아왔을 때 어떤 방법이 효과적인지 여러 번 도전해 보세요. 실패도 괜찮고, 꼭 공부가 아닌 경험들 연애나 게임 같은 것도 괜찮아요. 성적이 낮게 나와도 괜찮습니다. 그렇다고 놀기만 하면 안 되죠. 얻고자 하는 경험이 여러분의 롤 티어가 아닌이상요. 중학생 여러분들은 아직 기회가 많고, 미래가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좀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전다은: 정말 도움 되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럼 현재 고등학생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노진혁: 제가 고등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는 좀 달라요. 고등학생들 중 성적이 조금 불만족스러우신 분들은 앞으로 조금 힘들 수 있어요. 그니까 지금부터라도 정신 차리시고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최대한 찾아보려고 노력하는 걸 추천드립니다. 이제부터라도 현실을 깨달으시는 게 좋을 것 같고요. 자신이 바뀌지 않는 한, 성적도 안 바뀔 거고, 현실 또한 바뀌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까 본인부터 바뀌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만약 성적이 잘 나오고 있으면 정말 잘하고 있습니다. 칭찬 한번 해주고, 본인 머리를 쓰다듬어 주세요.

 

이거는 중고등학생 모두에게 말씀드리고 싶은 겁니다. 본인을 너무 미워하지 마세요. 다듬어주고 보살펴 주세요. 너무 자신을 갈구기만 하면 슬럼프에 빠지거나 우울해지면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이 무조건 나오거든요. 자기 자신은 자기가 제일 잘 아는 것처럼 인생을 사랑하는 데 있어서 자신을 계속 챙겨줄 수 있는 사람은 자기 자신밖에 없어요. 그러니까 자기가 누구인지 알아보는 것을 통해서 진정한 나를 이해할 수 있고, 이를 통해서 갈등과 역경을 헤쳐나갈 수 있을지 알 수 있어요. 이걸 한 문장으로 정리를 하자면

"현실을 등에 업고, 이상을 향해서 나아가에요"

 

전다은: 저 좀 감동 먹었어요.. 제가 중학교 2학년이다 보니 공감 가는 것도 있고, 응원도 너무 감사하고, 정말 훌륭하고 멋진 말씀들이었습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인터뷰를 마치고 저는 뭔가 속에서 울컥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역시 인생 선배님이 말씀해 주시는 나 자신을 미워하지 말라는 말도, 객관적으로 자신을 보라는 말도, 현실을 등에 얻고 이상을 향해서 나아가라는 말도 다 너무 뜻깊은 교훈이었습니다. 기말이 다가오는 데도 공부를 제대로 준비하지 않던 제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제 나 자신을 좀 토닥이고, 자신감을 얻어 앞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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