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말있어요

충분히 두려워하고 충분히 도전할 것

 

최근 학교에서 진행한 인문학 특강에서 그리스와 로마 신화를 통해 도전에 대해서 강연을 들었다. 날개를 단 이카로스, 태양마차를 탄 파에톤, 아버지를 찾는 테세우스와 같이 도전에 관한 신화는 흥미로웠다. 강연이 우리에게 주고자 했던 교훈은 실패를 두려워하기보다 도전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자는 내용이었다. 사실 무도함과 도전의 기준은 그리 명료하지는 않다. 그렇지만 강연자님께서는 무모함과 도전의 기준이 모호하고 애매하더라도 그것이 도전이었는지 무모함이었는지 알기 위해선 나아가봐야 하지 않겠냐고 말씀해주셨다. 실패가 두려워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면 우린 성공할 기회마저 잃게 될 것이다. 진취적이고 주체적인 삶의 태도를 강조하는 이 교훈은 아마 대부분 사람이 한 번쯤은 들어봤겠다고 생각한다. 경쟁이 심해지고 시간에 쫓기는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이 안정적이고 동적인 상황에 안주한다면 사회는 정체될 것이고 개인의 효율성은 저하될 것이다. 

 

어찌 보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혹은 '도전을 사랑한다'라는 말들은 개인의 사기를 복돋우기에 이보다 더 적합한 교훈이 있을까 싶다. 하지만 내가 바라보는 관점은 다르다. 나는 강연을 들으며 '두려워하지 않고'라는 말에 궁금증이 일었다. 내가 도전하지 않는 정적인 삶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도전하기에 앞서 두려움이라는 감정은 개인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다. 두려움은 우리를 도전 앞에서 좌절하게 만드는 것이 아닌 우리의 완성도를 높여준다. 두려움이라는 감정은 도전하기 위한 첫걸음의 촉매제로 작용한다. 애초에, 두려움이란 감정은 부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다. 필자는 오히려 사람들의 목표가 뚜렷할수록, 목표가 클수록 그 과정이 더 두려워하는 법이라고 생각한다. 미래나 지향점에 대해서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일지 고민도 해보고 선택에 신중을 기울이기도 할 것이다. 물론 강연에서 말하는 두려움은 도전을 망설이게 하는 감정이고 필자가 말하는 두려움은 개인을 고무시키는 심리적 기제를 의미할 수도 있다. 

 

나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을 사랑하는'이 아니라 '충분히 두려워하고 충분히 도전하자'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는 우리는 나약한 것이 아니다. 결과를 두려워하고 도전 앞에서 망설이는 우리 자신을 질타하지 않기를 바란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느낄 솔직한 감정들을 마음껏 드러내고 그런 자신을 사랑하고 아껴줄 수 있는 우리 자신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는 두려움 앞에서 도전하고 실패로 성공을 쌓았던 위인들을 존경한다. 실패하는 자신을 질타하는 대신 복돋우고 본인이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위인처럼, 우리 자신을 믿는 자기 확신이 두려움을 도전으로 바꿀 것이다. 우리 이제 충분히 두려움을 느끼고, 충분히 우리를 사랑하고 자신을 믿어주며, 충분히 도전하는 삶을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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