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현의 사회 칼럼] 미의 추구와 외모지상주의의 균형

영화 <미녀는 괴로워>를 통해 알아본 외모의 의의와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비판

 

지난 3월 필자는 2학년이 되면서 학생회 면접, 동아리 면접 등등 신입생을 대상으로 다양한 면접을 진행하였다. 짧은 시간에 몇 가지 질문만으로 내 앞에 앉은 사람의 인성을 평가하고 활동에 맞는 자질을 평가하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 또한 자질이 뛰어난 많은 이들 중 정해진 인원만을 선정하는 것 역시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그렇지만 면접을 진행하며 외모의 의의에 대해 알게 되었다. 이 글에선 외모와 외모지상주의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면접에서 큰 영향을 준 것은 당연코 첫인상이라 할 수 있다. 말투, 옷차림, 표정, 등등 인물의 여러 가지 요소가 섞여 그 사람의 인상을 만들어준다. 또 그러한 인상은 나의 주관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형성된 것이지만 그와 동시에 다른 면접관들역시 동의할 수 있을 정도로 보편적인 기준이 되었다.

우리는 평소 다른 어떤 이를 처음 마주하였을 때 그 사람의 옷차림과 머리 스타일부터 몸짓과 심지어 냄새까지 인식하여그 사람에 대한 나만의 입장인 인상을 형성한다. 또 이러한 인상을 바탕으로 우리는 상대에게 친절하거나 혹은 방어적으로 보이는 태도를 달리한다. 한 번 형성된 인상은 쉽게 바뀌지 않으며 깊게 자리 잡아, 이후 해당 인물과 다시 마주하였을때도 그 사람의 모든 행위를 개인이 형성한 인상을 바탕으로 예측하고 평가내린다.

우리는 자신뿐만이 아닌 모두가 이러한 인식 형성 과정을 거침을 알고 있기에 좀 더 좋은 첫인상을 남기기 위해 노력한다. 새로운 사람과 대면할 때 깔끔하고 반듯한 옷을 차려입고 머리를 한 번 더 정리하며 좋은 향기가 나는 향수를 뿌린다. 이에 더해 자기 능력을 표현하기 위해 비싼 액세서리를 착용하거나 각종 명품을 소지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선 이런 외적인 요소 하나하나를 인식의 요소로써 여기며 상대를 평가하는 기준에 포함하고 때론 외모지상주의, 허영심 가득한 과소비라고 비판받을지라도 이러한 현상은 병리적인 수준까지 퍼져있기도 하다.

 

필자가 진행한 면접은 교내에서 진행된 면접이었기 때문에 명품으로 치장한 면접자는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면접관들과 함께 면접자들을 평가하는 시간에 좀 더 깔끔한 용모를 갖추거나 혹은 지니고 있는 외양이 준수한 면접자들에게 좋은평가 혹은 장난 섞인 찬사마저 나타나는 것을 보며 외모가 사람을 평가하는 데 중요한 요소임을 부정할 수 없었다.

 

대표적으로 외모지상주의를 다루고 있는 국내 영화가 있다. 김용화 감독의 2006년 작 <미녀는 괴로워>이다. 영화 속 주인공 한나는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졌지만, 비만을 넘어 초고도비만인 그녀의 외모로 인해 미녀 립싱크 가수의 노래를 대신 부르는 코러스 가수로 등장한다. 그녀의 외모로 놀림감이 되고 사랑하는 남자에게도 상처받았던 그녀는 다이어트와전신 성형을 통해 아름다운 사람으로 다시 태어난다. 아름다운 외모를 갖게 된 그녀는 차 사고를 내도 용서받을 정도로사랑스러운 관용과 용서의 대상이 되고 심지어 유명 가수가 되어 사랑받는다. 하지만 이후 그녀의 과거가 대중들에게 알려지며 위기에 처하지만, 오히려 그런 과거마저도 당당하게 드러낸 그녀의 모습은 플러스 요소가 되어 더욱 사랑받는 가수가 된다.

 

물론 영화 내에 과장된 요소가 다수 등장하나 매력적인 외모를 가진 이는 다수에게 호감을 살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애초부터 모든 동물이 그러하듯 인간 역시 이상적인 외모를 가진 이에게 끌리는 본능을 지니고 있고 과거부터 사람의 외모뿐만이 아닌 아름다움을 추구한 인간 본성을 바탕으로 할 때 이는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우리가 진정으로 주목해야 할 것은 외모지상주의로 인한 부당한 차별 대우이다. 영화 내에서도 한나가 변신을 하기 전까지는 아름다운 노래를 하는 그녀의 목소리는 그저 예쁜 누군가를 돕기 위한 수단 정도로 여겨졌으며 그 능력을 인정받지 못한 것에 그치지 않아 조롱의 대상이 되었다. 현실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대표적으로 항공사에 근무하며비행 시 승객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승무원을 선발할 때 고학력 스펙 역시 중요하지만 이마 넓이, 눈썹 모양, 체형 등 이들의 직업 활동에 크게 중요하지 않은 기준을 통해 공채가 이루어지고 있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는 인간의 본성임을 근거로 어쩔 수 없음을 내세우며 외모지상주의를 바탕으로 한 불평등을 정당화하려는 듯 보인다. 하지만 이는 결코 옳은 현상이 아니다. 개인의 미적 추구마저 제한할 수 없으며 이런 행위가 자존감 형성 등 긍정적 영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러한 잣대를 외모와 관련이 없는 곳을 향하게 해선 안 된다. 외모지상주의는그저 인간 본성에 이성을 함유시키지 못한 퇴보적 사고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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