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16 기억영상

[세월호 기억영상 공모전 출품작] 잔해(殘海) ; 바다에 남겨지다

안녕하세요, 안법고등학교 대표로 세월호 기억 영상 공모전에 출품하게 된 시사 영상 동아리 '시선'입니다. <잔해 ; 바다에 남겨지다>라는 작품으로 '영화' 부문에 응모하였습니다.
원래 남아 있는 물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진 잔해는 한자로 표기할 경우 殘骸이지만 저희 영상의 제목 잔해(殘海)는 남을 잔 , 바다 해를 써 부제목인 『바다에 남겨지다』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2014년 4월 16일이 우리에게 남기고 간 것, 그리고 3년 간의 공백 동안 우리가 그것에 대해 얼마나 생각하였고 기억하려했는지에 대한 의문을 표현하였습니다. 시 구절 중 한 부분인 '가만히 두면 눈을 감을 때마다 페이지가 달라졌고 끊임없이 흐르는 구름을 붙잡기 위해 과거를 회상하고 기억했다' 라는 부분을 통해 '우리는 의무는 기억해야 하는 것이다' 라는 저희 영상의 목표의식을 나타내었습니다. 시의 담담한 특유의 문체를 시선 팀원 중 한 명의 나레이션을 통해 더욱 부각시켰습니다. 단순히 스토리 전개 위주로 가는 것보다는 시를 통해 저희가 은유적으로 느낄 수 있는 연출을 시도하였습니다.


저희는 세월호 영상 공모전에 관한 공고를 받기 전, 그러니까 약 두 달 전부터 세월호 사건 추모 영상을 제작할 계획을 갖고 체계적으로 준비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안법고등학교 2학년 전 교실에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시를 공모한다는 게시글을 붙였습니다. 산문도 받을까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시간의 제약을 고려하여 짧은 글귀로 많은 의미를 담고자했습니다. 그 후 23건의 시가 모였으며 그 중 6편의 시만 추려내어 한 편은 영화의 전체적인 주제를 이끄는 메인 시로, 나머지 5편은 엔딩 크레딧에 실었습니다. 시 공모를 한 이후 재학생들은 물론 선생님들도 저희의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으며 세월호 기억 영상 공모전에 관한 공고를 받고 많은 분들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안법고등학교를 대표하여 출전하게 되었습니다. 저희의 영상의 가장 큰 주제는 세월호 당시 단원고 학생들의 나이였던 열여덟 살이 된 저희가 느끼는 감정입니다.


저희가 당시 세월호 참사에 얼마큼 무심했는지 그리고 3년이 지난 지금 우린 세월호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전국 대부분의 중학생들이 시험기간이였던 2014년 4월 16일, 많은 학생들은 놀란 마음으로 TV 속 혹은 인터넷에 나온 세월호 침몰 뉴스를 접한 마음으로 지금 와서 돌아봤을 때 지금은 이렇게 슬피 울며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고 있지만 그당시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관심조차 소홀했던 저희의 모습에 대한 모순과 회의를 느꼈습니다. 안법고등학교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노란 종이로 세월호 리본 대형을 이루는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전문적인 카메라장비나 음향 장비들을 사용한 촬영은 아니었지만 약 두 달 동안 시선 팀원 8명이 하나가 되어 진심으로 세월호 참사를 애도하는 마음으로 연출하고 촬영하며 만든 영상입니다. 100명이 넘는 안법고등학교 학생들의 출연 또한 저희 시선에게 많은 힘이 되었습니다. 같은 학생으로서, 누군가의 가족으로서, 또는 누군가의 행복으로서 세월호 피해 학생들을 영원히 잊지 않겠다는 저희의 마음을 담았습니다.


제작 : 시선(최고은, 김서연, 김기범, 이건희, 김건오, 박채연, 권지수, 김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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