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진의 책 칼럼 6] 젊은 작가들의 젊은 소설 「2018 제9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_ <회랑을 배회하는 양떼와 그 포식자들>

젊은 작가들의 젊은 소설, 젊은 평론가들의 젊은 평론을 즐겨라!

 

매년 찾아오는 젊은 작가들의 젊은 소설, 그 아홉 번째 이야기

 

젊은작가상 작품수상집은 2010년부터 문학동네에서 주관하는 소설책이다. 젊은작가상은 등단 십 년 이내 작가들의 아직 조명되지 않은 개성이 담긴 한국문학의 미래라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젊은 평론가들의 평론이 작품 뒤에 있기에 책 읽기의 재미를 가지고 있다. 올해 2018년은 제9회로, 젊은 작가들을 널리 알리자는 상의 취지에 따라 출간 후 1년 동안은 보급가로 판매된다.

 

아홉 번째 이야기의 두 번째 작품

 

두 번째 작품은 임성순 작가의 <회랑을 배회한 양떼와 그 포식자들>이다. 임성순 작가는 1976년생으로, 2010컨설턴트로 세계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하였다. 작품으로는, 장편소설 문근영은 위험해, 오히려 다정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극해등이 있다.

 

<회랑을 배회하는 양떼와 그 포식자들> 소설이 가진 흡인력의 극한을 보여준 작품

 

성석제 소설가는 "순식간에 읽게 하는 흡인력을 가지고 있다. 그림을 좋아하는 작가라면 누구나 써보고 싶어 할 만한 작품인데 그렇다고 쉽게 써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예상치 못한 반전과 전형성에 빠지지 않은 점도 높이 살만했다."라고 말했다.

 

소설이 가진 흡인력은 성석제 소설가만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책을 읽고, 이 칼럼을 쓰고 있는 비전문가인 가 읽어도 이 소설은 엄청난 흡인력을 가지고 있다. 개인마다 다를 수 있지만 는 책을 읽는 데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린다. 평상시에 책 읽는 것 말고도 해야 할 일이 매우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소설은 나를 붙잡았다. 다른 일을 하려 해도 소설의 뒷내용이 굉장히 궁금했고, 심지어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을 읽었다는 것을 이 소설을 통해 경험할 수 있었다.

 

소설의 흡인력은 내 집중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렸고, 소설이 가진 흡인력의 극한을 보여준 작품이 <회랑을 배회하는 양떼와 그 포식자들>이라 생각한다.

 

현실성과 흡인력

 

<회랑을 배회하는 양떼와 그 포식자들>은 비자금 수사로 열린 재벌의 미술 창고로 시작한다. 어디선가 본 장면일 수 있다몇 년 전, 대한민국의 최대 부자라 말할 수 있는 재벌가의 이야기이다. 실제로 비자금 수사 도중 재벌가 소유의 물품 창고에서 수천억 원대의 미술 작품들이 발견되었다.

 

실제 이야기를 소설에 담은 듯 현실성은 굉장히 높았다. 소설을 통해 작가가 조사를 굉장히 열심히 했다가 눈에 보일 정도였다. 작가의 탄탄한 조사로 소설의 현실성은 극대화 되었고, 소설이 가진 흡인력을 극한으로 몰고 갔다. 현실성이 흡인력을 높여준 대표적인 작품이다.

 

작가란, 글 쓰는 노동자

 

<세실, 주희>는 제목이 굉장히 재미있는 요소였다. 그러나 <회랑을 배회하는 양떼와 그 포식자들>은 작가가 굉장히 재미있는 요소이다일반적으로 대중은 작가가 돈을 신경 쓰지 않고 예술성에 더 집중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돈을 밝히지도 않고, 돈 이야기를 하는 것도 드물다. 작가와 노동자는 서로 굉장히 거리가 먼 단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러나 임성순 작가는 다르다. 임성순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어렸을 땐 정말 겁이 많았는데, 나이 들며 딱히 두려워하는 게 없는 것 같습니다. 굳이 꼽자면 줄어드는 은행 잔고와 카드 고지서 정도랄까요?”라고 말하기도 하였다. 실제로 책의 작가노트에서도 그런데 왜 계속 쓰냐고요? 이 작가노트에도 원고료가 지급되기 때문입니다. 저는 원고료가 지급되는 글에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여기까지입니다라 말하며 분량을 줄이는 대범한 인간은 못되거든요. 받은 돈만큼 최대한 쓰는 게 작가가 노동자라 믿고 있는 나름의 프라이드입니다.”라고 말했다.

 

작가가 이렇게 돈에 관심이 많은 것은 미술과 자본을 이야기 한 <회랑을 배회하는 양떼와 그 포식자들>의 완성도를 높이는 요소 중 하나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미술과 자본, <손을 그리는 손>

 

<회랑을 배회하는 양떼와 그 포식자들>의 해설을 작성한 젊은 평론가 한설은 해설에서 <손을 그리는 손>을 언급하였다. <손을 그리는 손>은 왼손이 오른손을 그리고 있고, 오른손이 왼손을 그리고 있는 유명한 작품이다.

 

젊은 평론가 한설은 왼손을 미술이라 부르고, 오른손을 자본이라 부르자고 하였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소설을 읽으면 알 수 있듯이, <회랑을 배회하는 양떼와 그 포식자들>은 미술과 자본의 관계를 이야기하는 소설이다.

 

왼손이 오른손을 그리지 않으면 오른손이 없고, 오른손이 왼손을 그리지 않으면 왼손이 없듯이 미술이 없다면 자본도 없고 자본이 없다면 미술도 없는 세계가 현실이다. 그리고 그 현실을 이야기한 소설이 <회랑을 배회하는 양떼와 그 포식자들>이다.

 

현대 미학은 개념적이고 관념적이며 통시적인 맥락이 중요한 탓에 그것을 즐기려면 학습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렇기에 부자들이 사랑했다. 잉여의 돈과 시간이 없는 이들에게는 결코 들어올 수 없는 장벽 너머의 세계였으니까. 미학적 감수성이 새로운 계층을 만들어냈다.”

-문장웹진 20179월호-

 

대한민국 문학의 미래, 그 밝은 미래

 

대상작인 소설만 보아도, 소설 속에 숨겨진 의미는 많고, 그 의미를 스스로 생각하고 찾아보며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대한민국 소설의 미래가 담긴 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대한민국 소설의 장래는 참 밝다는 생각이 절로 들 것이다. 저렴한 가격으로 책을 구매할 수 있는 시기에 책을 구매하여 한국 문학의 미래를 직접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칼럼 소개 : 책을 읽기 전에 한 번, 책을 읽은 후에 한 번 칼럼을 읽으면 더욱 재밌는 책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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