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연주의 경제칼럼 2] 페미니즘과 경제안정성

일본과 스페인의 예시를 통한 페미니즘과 경제불황과의 상관관계

페미니즘’. 시사에 관심을 가지고 있거나, 뉴스를 한 번이라도 봤거나, SNS 활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최소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단어이다. 다루기에도 매우 난감하고 민감한 주제이기에 어떤 내용이든 항상 논란이 되고, 유명인사들은 잠시의 실수로 엄청난 비판에 시달리기도 한다. 여성의 인권을 신장하기 위해서는 사회적인 틀에 대해 비판해야 하고, 대부분 그 악인들은 남자로 묘사되어야 페미니즘을 효과적으로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82년생 김지영이라는 도서와 관련된 논쟁과, ‘페미니스트 서울시장이라는 키워드를 내건 후보의 포스터 훼손과 관련한 논란이 있다

 

하지만, 최근 전개되는 많은 페미니즘 운동 등으로 나타나는 페미니즘은 사실 모두가 진정한 페미니즘이라고 볼 수 없다. 페미니즘의 사전적 정의는 여성우월주의가 아니다. 진정한 페미니즘은 성 차별적이고 남성중심적인 시각 때문에 여성이 억압받는 현실에 저항하는 여성해방 이데올로기, 즉 성에 상관없이 공정하고 평등한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다.

 

소수의 사람들은 현재 전개되고 있는 다양한 양상의 페미니즘을 과거 파시즘과 비교하며 적나라하게 비판하기도 한다. 그들은 페미니즘은 여성들의 인권향상은 남성적인 근원을 부정하는 비합리주의이며 여성에게 특혜를 주는 불평등적인 것이라고 한다. 이것은 과거 일본의 페미니즘이 실패하게 된 대표적인 이유로 언급되었던 것이기도 하다.

 

 

60~70년대 일본에 들어온 페미니즘은 일본 여성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주었었다. 그들은 지금 한국보다 페미니즘보다 훨씬 격렬하고 활발하게 활동을 진행했었다. 하지만, 여성이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남성처럼 행동하려 하니 모성애와 같은 본능을 잃어버렸고, 정치 등에 참여하게 되며 전 사회에 혼란을 가중시키게 되었다는 논리를 바탕으로 권력을 지닌 반대파의 극심한 반대와 저항에 부딪히게 되었다. 이후, 경제버블과 같은 이유로 자연스럽게 페미니즘을 잠식시켰고, 이후 일본 여성의 인권은 그 전보다 낮아졌다고 판단되고 있다.

 

반대의 경우에는 스페인 정부가 있다.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500만 명의 스페인 여성들이 참여했던 페미니스트 파업이후로 산체스 총리는 내각의 관료 17명 가운데 11명을 여성으로 발탁했다. 정치적으로도, 정치권 밖에서도 경험 있는 여성들을 적극 발탁하여 페미니스트 내각으로 평가받게 되었다. 여성 관료가 남성 관료의 2배인 스페인 외에도, 프랑스, 스웨덴, 캐나다의 경우에는 여성관료의 비율이 50%에 달한다.

 

위의 예시를 통해서 알 수 있는 사실은 일본과 같이 급격한 인식의 변화가 이루어질 수 있는 상황에도 부동산 버블(이후 헤이세이불황*이 일어남)과 같은 상황으로 인해 그 변화의 불씨가 꺼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또한, 스페인, 프랑스, 스웨덴 등처럼 어느 정도의 경제적 안정을 통해 성숙한 시민 의식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어떠한 특정한 이데올로기가 무시되기보다는 진지하게 고려되고, 그 진행과정이 명확하게 드러난다는 점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후의 과정이 권력자들의 의도대로 흘러가기보다는 보다 민주적으로, 국민의 의견을 반영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경제적 안정이 이데올로기를 수용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요건이라는 것을 볼 수 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차별주의의 해소 및 성평등을 지지한다. 물론 사람들에게 어떠한 생각을 가지라고 강요할 수 없듯 페미니즘이나 성평등을 지지하라고 요구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것은 여성과 남성으로 편가르기를 해서 싸울 문제가 아니다. 한국과 같이 상대적으로 안정된 사회에서 사람들에게 더 진지하게, 본질을 흐리지 않는 선에서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이를 고려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를 바란다.

 

*헤이세이 불황: 일본의 경제불황으로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1900년대 중반 엄청났던 경제 호황이후 발생한 부동산 투기등으로 인한 부동산 버블, 일본을 견제한 선진국들과의 플라자 합의등을 통하여 경제성장률이 매우 저조한 불황을 겪었던 일본의 당시 상황을 뜻한다.

 

 

 

 

칼럼소개: 쉽게 다가갈 수 없는 경제를 다양한 사회·시사적 이슈를 통해 풀어냄으로써 지식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 칼럼을 작성하고 싶다더불어전문적인 용어보다는 쉬운 언어로 많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그리고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칼럼의 작성을 통해 새로운 시각으로 사회를 바라볼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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