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언의 시사 칼럼 3] 착한 초콜릿, 정말 착한 초콜릿이야?

초등학생 때, 단것을 먹으면 머리가 잘 돌아간다며 시험만 치는 날이면 어머니께서는 항상 크*키 초콜릿을 사주셨다. 달콤해서 좋아했던 그 초콜릿, 하지만 초등학교 때 보던 잡지에서 별로 달콤하지는 못한 기사를 보게 되었다. 당신도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사실이다.

 

 

 

 

'이 초콜릿을 위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일하고 있다.'

 

공정무역이란 '개발도상국 생산자의 경제적 자립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생산자에게 보다 유리한 무역조건을 제공하는 무역형태'를 일컫는 말이다. 아마 이 이야기를 안다면 카카오, 커피콩, 축구공 등의 불공정 무역을 예로 들어보았을 것이다. 필자는 착한 초콜릿 사 먹기, 착한 커피 마시기 등 공정무역 제품 구매가 활성화된다면 많은 사람들이 점차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공정무역에 대한 환상에 빠져 있었다. 이 주제로 글을 쓰게 된 것은 이때까지 안일했던 생각이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필자는 학교 동아리에서 공정 무역과 관련된 활동을 하기로 해 캠페인을 찾던 중, 공정무역 학교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몇 가지 조건을 충족한다면 공정무역 학교로 인정받고, 인정받은 후에도 정기적으로 관련 활동을 해야 했다. 흥미가 생겨 조건을 알아보던 중, 조건 중에 '공정무역 제품을 한달에 두 제품 이상 팔아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다.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초콜릿의 가격을 찾아봤는데 가장 싼 제품이 3000원(약 35~40g)가량이었다.

 

왜 이렇게 비싸지? 문득 의문이 들었다. 공정무역이 정말로 생산자에게 이득이 얼마나 돌아갈까 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공정무역에 대해 처음으로 제대로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알게 된 공정무역의 이면은 꽤나 어두웠다.

 

가장 큰 문제는 특정 작물의 생산이 과하게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공정무역으로 커피나 코코아의 값을 더 쳐주게 된다면, 그 지역 사람들은 원래 자신이 하던 일 대신 돈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공정무역 작물을 생산하게 된다. 그러다 공정무역 작물이 과하게 생산된다면 결국 그 작물의 가치는 떨어지게 되고, 그렇게 된다면 결국에는 수입이 별로 늘지 않게 된다. 게다가 공정무역 작물을 생산하기 위해 포기한 주식 작물이나 다른 산업으로 물가 상승이 일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어떤 기업들은 공정무역을 소비하여 생산자들에게 더 도움을 주고 싶다는 소비자의 마음을 이용하여 마케팅을 하기도 한다. 이건 다른 차원의 문제라 할 수 있겠지만, 공정무역 초콜릿의 가격이 비싼 것은 대부분 이것 때문이라고 한다. 자신 회사 제품에 "공정무역"이라는 표를 내달고, 가격을 더 높게 책정한 것이다. 물론 이로 인해 벌여들인 수익의 대부분은 생산자가 아니라 판매자에게 돌아가게 된다.

 

 

 

 

공정무역 해봤자 소용없다. 하지말자, 하는 것이 아니다. 공정무역은 분명 좋은 점도 있으며 계속 보완되고 있는 중이다. 다만 내게는 환상처럼 느껴졌던 공정무역의 이면을 직시하고 좀 더 생각하여 소비해 보면 어떨까 하는 것이다. 손에 쥐여진 착한 초콜릿이 정말 착한 초콜릿인가, 한번쯤은 생각해볼 수 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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