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청칼럼

[김우진의 책 칼럼 8] 젊은 작가들의 젊은 소설 「2018 제9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_ <더 인간적인 말>

젊은 작가들의 젊은 소설, 젊은 평론가들의 젊은 평론을 즐겨라!

매년 찾아오는 젊은 작가들의 젊은 소설, 그 아홉 번째 이야기


젊은작가상 작품수상집은 2010년부터 문학동네에서 주관하는 소설책이다. 젊은작가상은 등단 십 년 이내 작가들의 아직 조명되지 않은 개성이 담긴 한국문학의 미래라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젊은 평론가들의 평론이 작품 뒤에 있기에 책 읽기의 재미를 가지고 있다. 올해 2018년은 제9회로, 젊은 작가들을 널리 알리자는 상의 취지에 따라 출간 후 1년 동안은 보급가로 판매된다.

 

아홉 번째 이야기의 네 번째 작품


네 번째 작품은 정영수 작가의 <더 인간적인 말>이다. 정영수 작가는 1983년생으로, 2014[창비신인소설상]에 단편소설 레바논의 밤이 당선되어 등단하였다. 또한 소설집 애호가들이 있다.

   

<더 인간적인 말> 말 그리고 말


<더 인간적인 말>처럼 시작부터 당황스러운 적은 작품은 없을 것이다. 아직 죽지 않은 이모가 에게 유산을 남겼다. 만약 나의 상황이라면 얼마나 당황하였을까? 나는 변호사의 통화를 듣자마자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을 것이다.


<더 인간적인 말>은 당황스러운 상황으로 시작하여, 시작부터 글을 읽는 독자를 작품으로 끌어들인다주인공 의 아내 해원은 철학적인 주제로 며칠 동안이나 떠들 수 있는 부부이다. 그만큼 말을 좋아하고 토론을 좋아한다. 그러나 소모적인 논쟁에 결국 지쳐버렸고, 이혼을 결심했다. 이런 이들에게 이모의 죽음은 윤리적인 논제로 갑작스럽게 다가왔는데, 자신들과 먼 것에 대해서는 며칠 동안이나 이야기할 수 있었던 그들에게 이모의 죽음은 쉽게 말을 꺼내지 못하고, 피하고 싶은 논제였다. 이 논제에 이야기도 하고, 죽음을 앞두고 남들의 설득에도 굴하지 않는 굳건한 이모의 모습을 보고 그들은 자신들의 문제가 무엇인지 배운다.


우리는 실재적인 것, 우리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을 대화 주제로 삼는 일에 익숙지 않았다. 나와 해원은 오히려 관념적인 것, 우리와 먼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쪽이 더 편했다. 우리는 우주의 존재 이유에 대해서는 며칠이고 떠들 수 있었지만 이모의 죽음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았다.

-문장웹진 20173월호-

 

일상의 바쁜 걸음을 멈추게 하는 작품


신영철 문학평론가는 이 소설의 마지막 페이지를 읽었을 때 나는 예상보다 훨씬 깊이 내려와 있었기 때문에 그곳에 좀 머물러 있고 싶어서 내 생각과 동작을 잠시 멈추어야 했다.”라고 말했다.


<더 인간적인 말>을 읽은 나도 마찬가지였다. 소설을 다 읽고 나니 나는 깊이 내려와 있었다. 어려운 표현이라 쉽게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쉽게 말하자면, 생각의 늪에 빠진 느낌이다. 내가 만약 그 상황이라면 어떠하였을까? 이런 질문을 던지며 수없이 생각해보고 나만의 결론을 내리기 위해 노력했다. 소설을 읽고 생긴 의문의 빈 공간이 내 마음을 계속 허전하게 하였기 때문이다. 빈 공간을 채우기 위해 수없이 생각하다보니 소설의 여운은 오랫동안 지속되었고, 소설의 내용 또한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었다.


윤리적인 주제를 가진 작품이 보통 그런 것 같다. 이전 소설인 임 현 작가의 <그들의 이해관계> 또한 소설에서 던지는 의문에 수없이 답하면서 생각하였다.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계속 생각하였다. 이러한 특성이 윤리적인 주제를 가진 작품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말을 많은 작가의 말에 대한 소설


정영수 작가는 말이 많은 게 보인다. 실제로, 작가노트에서 나는 너무 말이 많기 때문이다. 말을 하면 생각이 많아지고, 소설을 쓰면 더 그렇다.”라고 말하였다.


정영수 작가가 말이 많은 것은 작가노트 뿐 아니라 다른 곳에서 볼 수도 있는데, 문학동네의 인터뷰에서 보면 간단한 질문에도 몇 십 줄이 넘어가는 답변을 하며 말이 많은 것을 볼 수 있었다.


말 많은 정영수 작가의 특성은 말에 대한 소설인 <더 인간적인 말>의 가치를 한층 더 올려준다. 말에 관련된 자기 계발 도서에서 공통으로 강조하는 것이 있다. ‘말을 많이 할 것이다. 말을 많이 하면 할수록 어떤 말이 더 쉽게 전달 될 수 있고, 더 좋은 말인지 알게 되기 때문이다. 말 많은 정영수 작가는 역시 말을 많이 해서 그런지, 소설이 굉장히 잘 읽힌다. 마치 하나의 이야기를 여러 사람 앞에서 이야기해주는 것 같다. 그러니 소설을 읽는 독자의 집중력을 높고 이해도 또한 높을 수밖에 없다.


말 많기에, 말을 잘 알고, 말을 잘 아니, 글을 통해 잘 전달하는 작가의 특성이 잘 보여, 가치가 한층 더 올라간 소설이 <더 인간적인 말>이라 생각한다.

 

존엄사, 소극적 안락사


<더 인간적인 말>은 사회적으로도 오랜 시간동안 토론되고 있는 주제인 존엄사를 다룬 소설이다이 소설을 읽고 나니, 죽음과는 거리가 아직은 멀다고 생각한 나도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고 존엄사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생각할 기회를 준, 삶의 의문을 준 소설이 <더 인간적인 말>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을, 이 책을 읽은 당신은 어떠한가이 책을 읽고 존엄사에 대한 나만의 결론을 내리는 것을 어떨까?

 

대한민국 문학의 미래, 그 밝은 미래


대상작인 소설만 보아도, 소설 속에 숨겨진 의미는 많고, 그 의미를 스스로 생각하고 찾아보며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는 재미가 쏠쏠하다대한민국 소설의 미래가 담긴 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대한민국 소설의 장래는 참 밝다는 생각이 절로 들 것이다. 저렴한 가격으로 책을 구매할 수 있는 시기에 책을 구매하여 한국 문학의 미래를 직접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칼럼 소개 : 책을 읽기 전에 한 번, 책을 읽은 후에 한 번 칼럼을 읽으면 더욱 재밌는 책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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