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도킨스가 저술한 『이기적 유전자』(전면개정판, 2010)의 명성은 사실 오래전부터 들어왔지만 얼마 전에야 제대로 읽게 되었다. 처음 출판된 1976년으로부터 이미 반세기가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사람들 사이에서 여전히 주목받고 있는 도서라는 점만으로도 이 책은 명저서 중 하나가 분명하다. 한국에서도 몇 년 전 인기 드라마 ‘스카이 캐슬’에서 주인공과 주변 학생들이 독서 모임을 갖는 대상도서로 등장하기도 했을 정도이다. 누구라도 이 책을 읽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왜 이 책이 그토록 유명했는지를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물 개체는, 유전자가 자기 복제를 이어나가기 위한 수단, 즉 생존 기계에 불과하다.’1라는 요지의 저자 주장이 충격적이다. 달리 표현하자면 ‘자기 복제를 계속 해나가는 이기적 유전자야말로 자연 속에서 진정 불멸의 실체를 가졌다.’2는 명제로 요약할 수 있겠다. 이런 저자의 기본 주장은 그동안 자신을자율적이고 진정 가치 있는 존재라고 믿었던 인간들에게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주었을 것이고 극심한 논란을 불러온 것이 당연하다. 다만 주의를 당부하고 싶은 점은, 이 책을 끝까지 완독하고
사람은 누구나 나이를 먹으면서 늙어간다.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세상의 이치를 더 깨우치게 되고 인격이 완성되어 가는 등 긍정적 변화도 물론 있다. 하지만, 아무래도 노화가 가져오는 부정적인 변화가 너무나 분명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왕이면 오래 젊음을 유지하려 하고 심지어 진시황처럼 영생을 얻고자 부질없는 노력도 해왔을 것이다. 노화가 가져오는 부정적인 변화 중 대표적인 것이 뇌의 인지기능 하락이다. 노화가 진행될수록 뇌의 표면 부분이자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대뇌피질의 두께가 감소하고 치매 환자는 정상인보다 그런 감소 속도가 크다는 사실은 이제 건강상식이라고 할 만큼 널리 알려져 있다.1 그런데 이와 관련하여 불과 몇 주 전인 2020년 7월 22일 한 인터넷 영자신문에서 제법 중요한 보도가 있었다.2호주 뉴사우스웨일즈 대학교 소속 ‘뇌 노화 연구소(CHeBA)’ 등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노화 그리고 치매, 알츠하이머 같은 질병에 따른 뇌의 부정적인 변화를 가장 잘 드러내는 지표는 대뇌피질의 두께 감소 및 그에 따른 대뇌피질 총량의 감소가 아님이 밝혀졌다고 한다. 대뇌피질의 주름이 만드는 전체 표면적의 감소가 그런 부정적 변화를 가장 잘 드러내는 지표라는 것
현재 한국이 당면한 2가지의 크나큰 사회적 문제, 즉 저출산 현상과 급속한 고령화 사회화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안을 하나 개진하고자 한다. 즉, 저출산 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하나의 방책으로 필요한 어린이집의 확충에 필요한인력을 확보 시켜 주면서도,고령화 사회에 대비해서 노인층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해주는 것이 동시에 가능한 새로운 보건복지 정책의 내용을 제안하려는 것이다. 먼저 한국의 출산율 저하 현상이 심각하다는 뉴스가 최근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가령 2020년 2월 26일 자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2019년 통계 기준으로 한국은 2년 연속으로 여성의 출산율이 1명 미만인 상태에 머물러 OECD 국가중에서도 최악의 상황이라고 한다. <참고: https://www.yna.co.kr/view/AKR20200226079251002>이렇게 여성들이 출산을 기피하는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을 낳아 키우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데, 오늘날 대부분 맞벌이에 종사하는 여성들로서는 경력단절의 위험을 감수하고 그런 시간과 노력을 감당하기가 어렵다는 사실이 중요한 원인일 것이다. 이런 어려움을 해소하려면 어린이집
유성호 교수님은 서울대 의대 법의학교실의 교수님으로, 사실 TV에서도 우리가 자주 뵐 수 있는 아주 유명한 분이시다. 유성호 교수님의 성함을 필자가 처음 접한 것은, 책방에서 읽을 책을 고르다가 우연히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라는 유 교수님의 저서를 발견했을 때였다. 책 제목이 흥미로워 집어 들었다가 금방 빠져 읽기 시작하였다. 그 책의 첫머리 소개에서처럼 무려 1천 500여 건의 부검 경험을 쌓은 유 교수님께서는 세상의 그 누구보다 타인의 죽음을 눈앞에서 많이 접한 분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는 동안 내게도, 저자인 유 교수님께서 생명과 죽음의 문제에 관해 그 누구보다 깊은 통찰을 하고 계신다는 사실이 절절하게 느껴졌다. 두껍지는 않지만, 굉장히 알차게 죽음과 관련한 여러 이슈를 다루고 있는 이 책에서 내게 가장 인상 깊었던 주제는 ‘의사 조력 자살’과 관련된 부분이었다. 내가 생명을 살리는 직업으로만 여겨왔던 ‘의사’가, 외국에서는 아주 드물지만, 어떤 경우 환자가 죽는 데 도움을 제공하기도 하는 점이 일단 놀라웠다. 심지어 ‘잭 케보키언’이라는 의사는 환자가 스스로 버튼을 누르면 죽음에 이르게 하는 기계를 고안하였는데 이것은 전 세계적으로
오랜 논란 끝에 2018년부터 중학교 1학년 과정에, 2019년부터는 초등학교 5, 6학년 과정에, 2020년부터는 중학교 모든 과정에 각각 소프트웨어 교육 관련 과목이 의무화되었다. 이에 따라 중학교에서는 정보 과목에서 34시간 이상을, 초등학교에서는 실과 과목을 통해 17시간 이상의 해당 교육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그렇지만 정작 학교 일선에서는 이런 교육을 수행할 전담 교사가 부족하여 겉핥기식 교육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매일경제 2019년 6월 19일 자 A섹션 04면 “초중등 SW 교육 의무화…교사 없어 수업 못해” 기사 및 한국경제 2020년 3월 3일 자 A29(사회)면 “올해부터 초·중학교 SW 교육 의무화” 기사 각 참조).이런 상황에서 필자는 소프트웨어 교육의 중요 부분인 코딩 교육이 비단 IT 산업 종사자뿐만 아니라 여타 산업, 가령 생명과학 산업 혹은 의료 산업 종사자들에게도 꼭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아울러 그런 교육의 필요성을 제대로 충족시키려면 현재의 기준보다 더 빠른 시기에 어린 꿈나무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코딩 교육이 이루어져야 옳다는 점을 이 글에서 주장하고 싶다. 먼저 부끄러운 고백을 하자면, 필자는 현재 엄
이제 조금만 더 있으면, 75주년 광복절이다. 일본이 위안부 문제를 내세워 한국에 경제보복을 가한 것이 작년 7월이었고, 이후 약 1년 동안 우리가 꿋꿋하게 대처하고 있는 가운데 다시 맞게 되는 광복절이니만큼 그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런데 내게는 이 무렵인 7월과 광복절에 또 하나의 의미가 있다. 해마다 이 무렵이면 일제의 강제동원으로 1945년 7월경에 희생되셨다는 나의 증조부님, 그리고 그 충격 때문에 뇌졸중으로 쓰러지셔서 치매를 앓다가 돌아가신 증조모님의 비극이 떠오른다. 이런 비극은 나의 가족사에 그칠 수도 있겠지만, 아마 많은 한국인들이 엇비슷한 가족사를 가지고 있을 것 같다. 이미 지난 역사인 만큼 바람직한 한일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서 용서와 화해는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과거의 쓰라림을 잊지 않고 기억하고서야 미래에 그런 불행을 다시 반복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런목적에서 내 증조부님과 증조모님의 일화를 다음처럼 언급하고 싶다. 사실 증조부님에 관한 이야기는 초등학교 시절 친할아버지로부터 처음 들었고, 이후에도 귀가 따가울 정도로 수없이 반복해서 들었다. 나의 증조부님은 결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애써 일거리를 찾았지만, 고향에서는
생명과학시간에『총, 균, 쇠』를 1년 동안 조금씩 읽으면서독후활동에 대한 탐구보고서를 쓰는 활동을 통해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책의 내용중에서 특히 흥미롭게 읽었던『총, 균, 쇠』의 제3부 “지배하는 문명, 지배받는 문명”을중심으로 글을 써 보고자 한다. 이 책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등을 제외한 본문만을 기준으로 하자면 제1부와 제2부가 총 235면(47~281면), 제3부가 총 156면(285~440면), 제4부 “인류사의 발전적 연구 과제와 방향”이 총149면(443~591면)의 분량으로 구성되어 있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등을 모두 읽는다면 700면이 넘는데, 인류학, 지리학, 역사학, 생물학 등 여러 학문 분야에 걸친 저자의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각도에서 책의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 때문에 같은 분량의 다른 책들보다 훨씬 방대한 내용의 책으로 느껴진다는 부담도 있지만, 그만큼 꼼꼼히 읽어나가면서 얻은 지식의 총량 또한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런 과정에서 필자를 비롯한 많은 독자가느꼈을 보람과 기쁨이 이 책을 오랫동안 베스트셀러로 계속 붙들어두고 있는 원동력 중 하나라고 생각되었다. 3부제11장의“가축의 치명적 대가, 세균이 준 사
MRI는 ‘Magnetic Resonance Image’의 약자로, ‘자기공명영상’이라고 한다. 현재, 의학 분야의 진단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며, 특히 뇌 질환의 진단에 있어서 아주 필수적인 검사이다. 자기공명영상의 ‘자기 (magnetic)’나 ‘공명 (resonance)’이라는 용어는 물리학 중 역학 관련 분야에서 다뤄지는 주제인데, 실제 MRI의 개발은화학자가 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매우 놀랐던 경험이 있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물리와 화학이 깊게 관여하고 있는 MRI가 탄생한 배경과 그 원리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MRI는 ‘핵자기공명(NMR, Nuclear Magnetic Resonance)’ 현상을영상화한 기술이다. 원자에 자기장을 가하면 원자의 핵이 자기장 속에서공명 현상을 일으켜서 각기 다른 신호를 내는 것이 발견된 후, 이 ‘핵자기공명’ 현상은 ‘물질의 화학적 구조를 알아내는데’ 이용되었었다. 방출되는 신호가 점으로만 표시되어 활용도가 낮았는데, 화학자인 ‘폴 라우터버’ 교수(1929-2007)가 이 한계를 극복하여 몸에서 나오는 수소 원자의 핵자기공명 방출 신호를 2차원적단면으로 표현할방법을 고안하여 1973년 MRI를
사실, 사고라는 것이 예방 못지않게 대처도 중요하다. 그러나 대처를 제대로 하지 못해 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그리고 그러한 대처 불이행, 대처 소홀의 가장 큰 원인은 타인에 대한 무관심 또는 귀찮게 나서기 싫어하는 태도 등일 것이다. 얼마전 뉴스에서뉴욕 지하철 한복판에서 한 할머니가 이유 없이 한 남자에게 죽도록 폭행을 당해도 구경만 하는 사건이 일어났고, 이런 비슷한 내용의 사건 뉴스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종종 나오곤 한다. 이러한 방관자적 태도를 사회에서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착한 사마리아인'의 법이라는 것이 있다. '착한 사마리아인' 법은 크게 두 가지의 내용이 들어 있다. 첫 번째는 위급한 상황에 처한 다른 사람을 돕다가 의도하지 않은 불의의 상황에 처하더라고 정상참작또는 면책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타인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자신에게 위험한 상황이 초래될 가능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위급한 상황에 처한 타인을 돕지 않을 경우 처벌이 가능하다는 내용이 법의 두 번째 내용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첫 번째 조항만 시행되고 있으며, 프랑스와 오스트리아 등의 국가는 이 법과 유사한 법 조항들
‘삼각함수’란 간단히 말하면 삼각형의 각도와 변 길이의 관계를 밝히는 수학이다. 지구의 자전과 공전, 심장 박동 등과 같이 일정 간격으로 반복되는 파동 현상들은 삼각함수로 가장 잘 설명될 수 있으므로, 전자기파나 음파, 뇌파 등 다양한 ‘파동’을 다루는 물리학, 공학, 의학에서 삼각함수는 반드시 필요한 존재이다. 삼각함수에서는 사인, 코사인, 탄젠트 개념 외에도 다양한 공식이 있고, 이들은 파동의 분석과 활용에 이용된다. 이 보고서에서는 불규칙한 파동까지 삼각함수로 표현할 수 있게 해준 ‘푸리에 변환’의 가치, 그리고 의학 분야에 삼각함수가 활용된 실제 사례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1. 푸리에 변환을 통해 삼각함수가 의학 분야에 널리 활용될 기초가 마련됨 고대 그리스에서는 일상생활과 농경을 위해 하루나 계절의 주기를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성이 있었고, 이에 따라 별의 움직임을 정확히 살피기 위해 ‘중심각’과 ‘현’의 관계를 연구한 결과 삼각함수가 등장하였다. 코사인과 사인의 값은 반지름을 1로 하는 ‘단위원’ 위를 이동하는 점 P의 X좌표 및 Y좌표의 값으로 각각 정의될 수 있다. 호의 길이를 이용해서 각도를 표시하는 방법이 호도법인데, 특정 각도를 그 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