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8일, 이번 노벨문학상의 수상자가 미국 시인 루이스 글릭으로 발탁되면서 한국 문학계의 꿈이 또 한 번 무너졌다. 한류 열풍 속에서 자연스럽게 싹튼 문화에 대한 관심이 문학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K-문학에 사람들의 관심이 늘어나는 추세인데도 불구하고, 한국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가 단 한 명도 없다. 한국은 무슨 이유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지 못하는 것일까? 필자는 그 원인과 우리들의 노력을 하나씩 알아보려고 한다. 첫 번째는 번역 문제이다. 푸르스름한, 푸르른, 퍼런 등 파란색을 표현하는 색채어도 이렇게 다양한데 우리의 고유어는 어떻게 효과적으로 번역할지 말 그대로 어떻게 살아있는 문장으로 번역할지에 대한 번역가들의 고심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문학번역원에 따르면, 해외의 관심이 잠시 줄었다가 다시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게다가 재작년 출판·번역 지원 역시 2008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문학이 언어의 벽을 넘어 해외로 꾸준히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두 번째는 작품 선정이다. 한국은 긴 시간 동안 우리의 문학을 해외에 소개하고 이해시키기 위해 투자해왔으나, 정작 현
“어쩌면 세상에서 진실로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눈이 있어도 아름다운 걸 볼 줄 모르고, 귀가 있어도 음악을 듣지 않고, 또 마음이 있어도 참된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감동하지 못하며 더구나 가슴속의 열정을 불사르지도 못하는 그런 사람들이 아닐까.” 필자는 ‘창가의 토토’라는 책을 통해 대안학교에 대해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책의 주인공 ’토토‘는 또래 아이들과는 조금 다르다. 순수하지만 복잡한 생각을 가진 그 아이는 대안학교에 입학하고, 자신과 비슷한 친구들과 이런 학생들을 이해하고 따라주는 선생님들을 만나 행복한 학교생활을 보낸다. 토토가 일반 학교에 갔다면 토토만의 맑지만 심오한 생각을 마음껏 펼치지 못했을 것이다. 책 속 토토와 친구들의 대화와 선생님의 말씀을 읽으면 대안학교 학생들은 참 순수하고 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큼을 알 수 있다. 현실에서도 이들은 맑고 열정적이다. 대안학교 졸업생들 기존에 존재하는 것을 거부하는 반응을 보인다. 그들은 대부분은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은 욕망이 커 다양한 직업 종에 속한다. 대부분이 예술이나 사회 분야에 속하며,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성향에 맞게 기획자나 창작자 또한 많이 배출한다.게다가 그
우리는 모두 희망을 품고 살아가고 있다. 다시 말해 각자의 희망을 삶의 목표로 설정함으로써 하루하루 그 희망으로 나아가는 삶을 살고 있다. 오정희 작가의 <유년의 뜰>에서는‘아버지의 귀환(歸還)’이 노랑눈이 가족의 희망이지 삶의 목표이다. 노랑눈이 가족의 현실을 살펴보자. 생계를 위해 밤일을 나가다가 다른 남자와 바람이 나버린 어머니, 아버지를 대신해 가장을 자처하지만, 억압과 부담감으로 폭력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장남, 가족 몰래 밤에 나가는 둘째, 태어날 때부터 약하게 태어나 언제 죽을지 모르는 약한 막내, 그리고 말을 하지 않은 채로 식탐으로 가득 찬 노랑눈이까지. 노랑눈이의 가족은 우리의 눈으로 봐도 망가지고 처참한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이들에게 한 가지 희망은 ‘아버지의 귀환’이었을 것이다. 아버지가 오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다. 바람난 어머니도, 폭력적인 첫째도, 불쌍한 둘째와 막내도, 그리고 노랑눈이까지도 아버지가 돌아오시면 모두 제자리로 돌아올 것이라는 희망을 품은 채 살아가고 있다. 아버지가 돌아오기 직전까지도 그들은 아버지가 돌아올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고 믿었다. 맹목적인 희망, 비현실적인 낙관, 그것의
살면서 소외감을 느낀 적 있는가? 있다면 언제 소외감을 느껴봤는가? 우리 청소년들을 예로 들자면, 소위 말하는 ‘왕따’ 같은 문제가 예가 될 것이고 조금 더 넓은 사회로 나아가면 직장 내 따돌림 정도로 소외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소외는 단순히 따돌림의 문제만으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소외라는 것은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없고, 정체성을 잃어버려서 자신이 마치 어떤 물건이나 수단이 되었다고 생각할 때 또한 느끼게 된다. 때문에, 돈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소외의 정도가 더욱 심해지고, 사람들은 자신이 돈 버는 도구나 수단으로 전락하는 것 아닌지 생각하고 깊은 소외감에 빠지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1962년부터 경제개발 5개년계획을 수립한 후로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를 겪었다. 농촌 공동체는 파괴되고 서울은 거대도시로 변해 갔다. 이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모두에게 심지어 자신에게마저 익명적인 존재가 되어갔다. 김승옥 작가의 작품인 「서울, 1964년 겨울」은 현대인의 고독과 소외, 공동체 붕괴를 잘 나타내고 있는 소설 중 하나이다. 작품의 배경부터 살펴보자면, 제목에 나와 있듯이 1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신호소에 기차가 멈춰 섰다.” 일본 문학 도입부의 정수라고도 불리는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 「설국」, 이 소설에는 부모의 유산으로 무위도식하며 여행을 다니는 시마무라가 눈의 지방에 도착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는 애처로울 정도로 열심히 시마무라를 사랑하는 관능적이고 매혹적인 게이샤 고마코와 사랑하는 일에 자신을 희생하는 아름답고 순수한 소녀 요코에게 동시에 끌린다. 그저 한 남자의 사랑 이야기일까. 「설국」은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미에 대한 기준을 잘 드러낸 작품으로 꼽힌다. 저자는 이 작품을 통해 작가가 생각했던 아름다움이란 무엇인지, 그 아름다움을 작품에서 어떻게 표현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설국」이라는 작품에서 절대미(絶對美)’를 추구했다. 절대미(絶對美)란 완전한 조화를 가진 최고의 아름다움으로 국어사전에 정의되어 있다.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신호소에 기차가 멈춰 섰다.” 겨울에서만 느낄 수 있는 눈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면서 작품은 시작한다. 흰 눈이 쌓인 설국에 붉은빛을 내뿜으며 활활 타오르
2015년 1월 1일, 많은 사람을 충격 속에 몰아넣은 현대 미술 작가 모르텐 비스컴(Morten viskum)은 한 커뮤니티에 그의 작품들과 그림 그리는 광경을 담아 넣은 사진을 올렸다. 그림의 제목은 ‘손(Hand)’이다. 손으로 그린 그림이다. 문제는 그 손이 자신의 손이 아니라 누군가의 잘린 손이라는 것이다. “작품을 위해 죽은 사람의 신체 조각을 얻어내는 일은 쉽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그의 황당한 답은 “그것은 이 프로젝트의 비밀 중 하나입니다.”였다. 죽은 사람의 잘린 손을 이용하여 작품을 창작한 행위와 또 그 작품에 대한 수많은 비판이 있었음에도 그는 시체의 손이 자신의 제3의 손이라며 그것을 통해 새로운 작품이 태어난다는 뻔뻔한 반응을 보였다.1 김동인의 <광염소나타>는 천재적인 예술성과 광기를 지닌, 걸작을 만들어내기 위해 여러 범법 행위-방화, 살인, 시간, 방화 등-를 저지르는 음악가 백성수가 등장한다. 백성수의 이야기에 대해 친구 사이인 자선가 모씨와 작곡가 K씨의 대화, 백성수의 수기와 편지로 이루어진 액자식 구성의 소설이다. 백성수에게 예술은 어떤 의미였을까. 자기만족? 인정받기 위한 몸부림? 자신의 부도덕적 행위
콩쥐 팥쥐의 중에서 착한 콩쥐가 결국은 원님과 결혼한다든가, 흥부와 놀부 중에서 결국에는 착한 흥부가 부자가 된다는 흔하디흔한 전래동화들은 우리의 동심 속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 이렇게 대부분의 고전 문학 작품에는 약자가 강자에 승리하는 권선징악(勸善懲惡)의 구조가 매우 잘 드러난다. 권선징악은 오래전부터 고전 문학에 사용된 구조이기에 유치하고 지지부진한 인상을 주기도 했으나 이런 선명한 주제 의식은 독자에게 일련의 교훈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효과적으로 작용한다. 잠시 문학의 관점에서 벗어나 사회·과학 관점에 빠져보도록 하자. 언더독 효과(Underdog effect)란 사람들이 약자라고 믿는 주체를 응원하게 되는 현상, 또는 약자로 연출된 주체에게 부여하는 심리적 애착을 의미한다. 스포츠 경기, 영화, 드라마 등에서 질 것으로 예상되는 주체 즉, 약자를 ‘언더독(Underdog)’, 이길 것으로 예상되는 주체 즉, 강자를 ‘탑독(Top dog)’이라고 한다.1 이러한 장르에서 언더독의 승리는 예상을 벗어날수록 극적인 효과를 더한다. 문학 작품 속이 아닌 우리의 삶에서 예시를 들자면, 스포츠 경기에서 유력한 1위 후보에게도 찬사가 쏠리지만, 악조건을
2014년 1월, 아직 찬 바람이 쌩쌩 불 무렵에 엄마와 서점에 갔다.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 제목을 보는 순간 엄마에게 저 책을 사달라고 조르기 시작했다. “저 책 ‘별에서 온 그대’에서 도민준이 보던 책이란 말이야.” 그 당시 배우 김수현이 나오는 드라마에 푹 빠져 있던 저자는 작품 중 인물인 도민준이 읽던 책을 샀다. 저자와 같이 관심을 가진 사람이 많았는지 2009년에 출간돼 2013년까지 10,000부가량 판매되었던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은 드라마에 노출된 이후 2014년 6월까지 약 25만 부가 팔렸다고 한다. 이처럼 영화,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과 같은 미디어에 노출된 이후 홍보 효과를 얻어 주목을 받으면서 베스트셀러가 된 책을 ‘미디어셀러’라고 한다. 저자는 미디어셀러로 등극한 도서와 그의 장단점을 알아보려 한다. 2018년 11월 JTBC에서 방영된 드라마 <SKY 캐슬>, 탄탄한 스토리와 매회 반전을 거듭하면서 시청자들의 몰입력을 끌어냈다. 입시 논술을 위해 결성된 스카이캐슬 입주민들의 독서 모임 ‘옴파로스’는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와 프리드리히 니체의 &l
우리의 삶 속의 새는 넓고 높은 하늘을 날며 우리에게 자유로움을 선사한다. 그러한 ‘새’의 이미지 때문에 필자가 이 책에 끌렸는지도 모르겠다. 오정희 작가의 <새>라는 작품을 처음 보았을 때, 무언가 희망차고 설레는 그러한 이야기가 담겨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반전의 반전의 반전인 이야기, 필자는 그 반전과 함께 “새, 그들은 어떻게 날아야 하는가?”라는 새로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볼 예정이다. 이 작품은 열세 살 우미와 남동생 우일이가 주인공이다. 아버지의 폭력 때문에 어머니가 집을 나가고, 외할머니 집, 외삼촌 집, 큰 집에서 차례대로 돌봐지지만, 각자의 사정으로 우미와 우일이를 구박한다. 몇 해가 지나 아버지가 새어머니를 데려와 함께 살아가게 된다. 처음에는 단란한 가정 같았으나, 새어머니는 우미와 우일이를 돌봐주지 않았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아버지의 폭력 때문에 결국, 새어머니는 집을 나갔고, 그 사실을 안 아버지도 새어머니를 찾아야겠다며 집을 나가고 돌아오지 않는다. 우미와 우일이는 둘만 남겨졌고, 폭력과 무관심의 폐해를 온몸 곳곳에 가진 채 살아가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우미는 구세주를 만나게 된다. 바로 학교에서 선
유아교육의 시초인 발도르프 교육, 교육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필자 또한 교육에 관심이 있고, 유아 교육 관련 책을 읽다가 '발도르프 교육'을 알게 되었다. 발도르프 어린이집, 발도르프 유치원, 더 나아가 대안 학교까지 발도르프의 교육관을 가지고 운영하는 교육 기관이 많아지는데 과연 발도르프 교육이란 무엇일까. 발도르프 교육이란아이들이 가지고 온 고유한 개인성의 발전을 위한 힘들을 쌓고 촉진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교육 방법론이다. 제1차 세계 대전으로 인한 혼돈 속에서 담배 제조 회사의 사장이었던 에밀 몰트가 오스트리아의 인지학자였던 루돌프 슈타이너의 인지학 강연을 들은 후, 자신의 회사 노동자 자녀들을 위해 학교를 세워달라는 제안으로 발도르프 학교가 세워지면서 점차 발전하게 되었다. (참고:https://ko.wikipedia.org/wiki/%EB%B0%9C%EB%8F%84%EB%A5%B4%ED%94%84_%EA%B5%90%EC%9C%A1)그렇다면 유아교육의 시초가 된 발도르프 교육의 특징을 하나씩 알아보도록 하자. 첫 번째는 유아기 때부터 고유한 개인성을 중시한다는 것이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말처럼 유아기 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