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연의 독서 칼럼]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는 자세

 

 

우리나라의 일제 강점기 관련 소설에 관심이 생겨 읽어보다가 <알로하, 나의 엄마들>을 읽게 되었다. <알로하, 나의 엄마들>은 일제 강점기 때에 우리나라 안에서 일어난 일이 아닌 사진결혼으로 하와이라는 낯선 섬으로 가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처음에는 주인공들의 일대기인 줄 알았지만 읽고 나서 삶을 살아가는 지혜를 배우게 되었다.

 

버들은 어릴 때부터 알고 지냈던 방물장수 부산 아주머니의 제안으로 포와 (하와이)로 시집가는 것을 결정하게 된다. 사진결혼이라는 제도인데, 하와이에 사는 남자와 조선에 사는 여자가 사진을 교환하고 서로 동의하면 여자가 하와이로 가는 제도이다. 한 번 혼인했으나 과부가 되어 친정으로 돌아온 버들의 친구 홍주도 버들을 따라 사진결혼을 결심하게 된다. 배를 타러 가는 과정에서 송화도 만나 같이 하와이로 향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세 사람은 단단한 우정을 쌓는다. 그렇게 셋을 무사히 검사를 마치고 하와이에 도착해서 결혼할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러나 홍주와 송화가 결혼할 사람들은 사진과는 전혀 다른 나이 든 할아버지뻘의 사람들이었다. 버들이 만난 사람인 태완만 사진에서 본 그대로였다. 버들은 자신은 홍주, 송화와 달리 사진에서 본 그대로인 남편을 찾아 결혼하게 된 것에 안도하면서도 친구들의 사정에 안타까워한다. 하지만 태완과의 다정한 미래를 기대하던 버들의 기대도 곧 깨지게 된다. 태완의 가족들은 모두 버들을 호의적으로 대해주었지만 정작 태완은 무뚝뚝한 모습을 보이며 무관심했기 때문이다. 버들은 그 이유가 죽은 태완의 첫사랑인 달희라는 사람 때문인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산소에 가게 되었던 날 태완이 달희의 묘를 보여주자 버들은 화를 내고 만다. 버들이 화를 낸 뒤 진솔한 대화를 하게 된 둘은 예전보다 가까워진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가정 폭력을 당하고 있던 송화를 도와주고 끊임없이 노력하던 버들은 아이를 가지게 된다. 모두의 축하 속에서 출산을 앞둔 어느 날, 버들을 유독 아껴주던 태완의 아버지 서 노인이 숨을 거두는 일이 발생한다. 버들은 서 노인의 빈자리를 느끼며 슬퍼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이겨내게 된다. 홍주의 출산 소식이 들린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버들도 아들을 출산하게 된다. 출산 후 태완의 제안으로 호놀룰루로 가서 정착한 버들의 가정은 구두 가게를 차리지만, 태완이 독립단에서 일하게 되고 자금이 필요해지면서 점점 형편이 어려워진다. 설상가상으로 옆에 일본인 가게가 생기자 더욱 어려워진다. 버들은 조선에서 배웠던 자수 실력을 살려서 자수를 놓은 물건들을 판매한다. 그러나 그마저도 어려워지자 홍주와 세탁 일을 한다. 그 뒤 여자아이인 펄을 거두어 딸로 키우고 대학교 문제로 갈등을 겪고 해소하기도 한다. 버들의 노력 끝에 버들이 지주가 되고 가정에 다양한 일이 생기고 해결하면서 펄이 버들처럼 살아가겠다고 다짐하며 이야기는 끝나게 된다.

 

나는 버들이 태완과 어색한 것을 이유를 알고 좌절하지 않으며 어색함을 풀어보려고 노력했던 점과 호놀룰루에서 형편이 어려워지자 자신의 실력을 발휘해 자수로 만든 용품을 팔아보려고 하는 등의 노력을 했던 점이 멋있다고 생각했다. 또한 친구가 되지 얼마 되지 않은 송화가 가정 폭력을 당하고 있다고 도와주려는 노력이 존경스러웠다.  버들, 송화, 홍주는 조선에서의 삶보다 더 나은 삶을 원해 하와이로 떠났지만 각자의 불행을 마주했다. 하지만 세 사람 모두 자신 앞에 놓여 있는 불행에 굴하지 않고 어떻게 이겨내야 하는지 고민하고 이겨내었다. 과연 내가 주인공들이었다면 그러한 상황 앞에서 주인공들처럼 이겨낼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리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자신의 기지를 발휘해 나아가는 버들, 송화, 홍주에게서 삶을 살아가는 지혜를 배운 느낌이기도 했다. 세 명의 주인공들에게서 타인을 이해하고 감싸주는 법을 깨달았다. 
 

나는 일제 강점기에 사진결혼이라는 제도가 있는 줄 몰랐다. 하지만 이 소설을 통해서 알고 나니 새롭기도 하고 역사의 이면을 알게 된 느낌이라서 참신하기도 했다. 소설에서 대부분의 사진 결혼 신부는 조선에서는 이룰 수 없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사진결혼을 하는 것이라고 했는데, 그 모습이 안타까우면서도 꿈을 이루겠다고 먼 곳까지 오는 용기가 존경스럽기도 했다.

 

조국과 멀리 떨어진 낯선 섬에서 예기치 않은 일이 생겨도 도전적으로 부딪히고 적응하는 버들, 홍주, 송화를 보면서 어렵고 암울한 상황이더라도 긍정적인 방향을 바라보라는 교훈을 얻게 되었다. 꿈을 이루기 위해 먼 곳까지 온 주인공들이 존경스러웠고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는 자세에 대해 배우게 된 것 같아서 의미 있는 독서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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