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환의 의료칼럼 1] 호흡기감염 환경 이대로 괜찮은가!

상세불명의 폐렴에서 아데노바이러스 감염까지

우리 주변은 호흡기 감염에 알게 모르게 노출이 되어 있다. 교육하는 장소에서도 심지어 병을 치료하기 위해 찾은 병원에서도 말이다. 치료를 목적으로 입원했다가 또 다른 호흡기 감염병을 얻어 재입원하였던 내가 직접 경험한 사례를 들어 설명해 보기로 하겠다.


 


대학과학 영재교육원 실험실 에어컨으로 인한 급성 폐렴


지난 2016년 여름은 살인적인 무더위로 몸과 마음을 지치게 했다. 나는 여름방학 중 팀별 영재원 산출물 준비를 위해 D대학 과학 영재교육원 실험실에서 실험했다. 실험실 안은 에어컨이 빵빵하게 돌아가서 여름이란 계절을 잊을 만큼 시원했다. 그렇지만 한두 시간이 지나면서 몸이 갑자기 무기력해지면서 머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갑자기 원인을 알 수 없는 두통과 함께 열이 나기 시작했다. 열은 좀처럼 내리지 않았고 뇌수막염인가 했던 열병은 상세 불명의 폐렴으로 진단을 받게 되어 입원하게 되었다. 그리고 5일 동안 입원치료를 받고 퇴원을 했다.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에서 아데노바이러스까지 병실 감염


며칠 후, 적당히 회복된 몸 상태를 보고 학교에 가겠다고 마음 먹었는데 다시 열이 나기 시작했다. 그 이름도 생소한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진단을 받고 통원치료를 하다가 열이 내리지 않아 2차 입원을 8일 동안 하게 되었다. 처음 1차 퇴원 때 항생제를 빨리 끊었던 것이 원인이라 생각해서 2차 퇴원 후에는 1주 이상 항생제를 복용했다. 그렇지만 또다시 열이 나기 시작했고 이번엔 다른 증상이 동반되었다. 목통중과 함께 복통과 설사가 계속되었다. 각종 검사 끝에 아데노바이러스 편도염으로 진단을 받았고 마이코플라즈마 세균도 검출이 되었다.


원인을 살펴본다면, 최초 폐렴 발병은 실험실 에어컨을 통해서라 생각이 되고, 두 번째 폐렴 발병은 1차 입원 시 2인실에 같이 있던 환아를 통해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이 전염된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세 번째 발병은 2차 입원 시 다인실을 이용했고 기침을 하는 온갖 호흡기질환 환아들이 있었기 때문에 아데노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이 있었다고 판단된다.


나는 3번째 발병 후엔 다른 대학병원으로 옮겼다. 이곳은 소아병동 자체가 따로 있었고, 같은 질환이 아닌 경우 다인실 병실을 같이 쓸 수 없게 되어있어서 결국 하루 병실 비만 40만 원에 달하는 1인실을 사용하게 되었다. 이 병원의 특이점은 입원 후 열이 내리자마자 하루 경과 후 바로 퇴원 조치를 시켰다. 그것이 병원 방침이라고 했다. 완전히 치료될 때까지 병실에 있으면 병실 감염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어찌 되었건 나는 다른 환자와 섞여 있지 않은 1인실에서 3일 있다가 통원치료를 받으면서 한 달 반 가까이 시달린 나의 긴 병마는 종지부를 찍게 되었다.

 

나처럼 면역력이 약한 환자들은 2인실 이상 다인실에서 병원 내 감염으로 삼중고를 겪게 된다. 환자와 환자 사이에서 호흡기를 통한 감염은 2015년 메르스가 교훈을 주었듯이 그 확산 속도가 무섭도록 빠르다. 그리고 같은 대학병원급이라도 감염병에 대한 관리체계가 다르다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고 감염에 취약한 병원이 있다는 걸 몸소 경험했다.

 

‘호흡기감염 전문병동’이 있어야 한다.


일시적으로 유행하는 메르스나 사스 등과 같은 전염병에만 순간 관심을 두어 정부 차원에서 대책을 논의할 게 아니라 다른 질환과 달리 공기를 통해서 쉽게 전염되는 호흡기 감염성 질환을 총체적으로 관리하는 ‘호흡기감염 전문병동’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염성이 강한 호흡기질환 환자가 1인실을 쓸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일 수밖에 없다면 환자의 부담은 너무 크다. 병실 비만 하루 40만 원에 달하는 호텔급 1인실 병실이 아닌 감염성 질환의 환자에 한해 일반병실 수준의 1인실도 별도로 마련되어야 한다. 일반병동과 분리된 소아병동이 있듯이 호흡기 감염병 환자들만을 관리하는 ‘호흡기감염 전문병동’을 만들어 보험적용 일반 1인실 시스템으로 환자가 치료에 있어 지나친 부담을 느끼지 않게 해야 감염관리가 철저히 될 것이다.


더 나아가 일반적인 독감, 폐렴을 비롯한 갈수록 변형되고 진화된 메르스, 사스, 탄저병 등과 같은 호흡기 질병에 이르기까지 대처할 수 있는 강력한 방역관리 시스템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칼럼 소개 : 인류의 건강한 미래를 위한 의학자를 꿈꾸는 청심국제중학교 1학년 의료 칼럼니스트 신승환입니다. 지금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는 인간의 면역체계와 감염병에 대한 것이고 앞으로 이루고자 하는 꿈은 희귀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 및 불치 암 환자를 위한 항암 치료제를 개발하는 의학자가 되는 것입니다. 앞으로 쓰게 될 칼럼의 내용은 주로 인간의 면역체계, 감염병, 불치병 등에 관한 내용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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