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정의 광고칼럼 3] 역사를 감출 수는 있지만 결코 지울 수는 없습니다.

지난달 22일은 일본 시마네 현이 주장하는 '다케시마(죽도)의 날'로, 시마네현에서는 다케시마의 날 행사가 열렸다. 행사 중 일본 내각부 정무관인 무라이 순스케는 다케시마는 역사적으로 비춰봐도, 국제법상으로도 명백히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망언을 하였다.


이 뿐만 아니라 그전부터 일본은 종이 인형이 '다케시마'를 밟고 있는 형상이 되는 종이 인형 밑그림 종이를 시마네 현 청사-다케시마 자료실에다가 올리는가 하면, 초중등생에 대한 독도 영유권 교육을 의무화하는 등 일본의 독도 도발은 갈수록 노골화되고 교묘해지고 있다. 그러던 중 행사가 열리기 며칠 전이었던 2월 19일, 국내에서 일본의 국제사회 독도 왜곡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해외 배포용 광고물 초안 하나가 공개되었다.


지난달 19일 경북도는 이제석 광고연구소 대표와 협력하기로 하고 첫 작품을 공개했다. 포스터 형태의 광고물은 과거 일본의 참혹한 침략사가 담긴 어두운 흑백사진 위에 알록달록하고 귀여운 일본의 대표 아이콘 스티커들을 덕지덕지 붙였다. 이는 마치 흑백사진 속의 실상을 감추려는 모습을 연출한 듯하다. 하단에는 '역사를 감출 수는 있지만, 결코 지울 수는 없습니다.'라는 영문의 메시지가 크게 표기되어 있다. 그 아래에는 '진실을 부인하지 마세요.', '역사책들을 왜곡하지 마세요.', '다음 세대를 속이지 마세요.'라는 문구가 표기되었다.


이번에 공개된 광고물들은 독도 영유권에 대한 직접적 언급보다는 과거사 문제와 관련된 정치인들의 망언과 역사 왜곡 등을 담았다. 이처럼 일본의 삐뚤어진 역사관과 뻔뻔한 태도를 국제사회에 고발함으로써 더는 일본이 독도에 대한 억지 주장을 펼치지 못하게 한다는 전략이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한국이 어려울 때마다 독도침탈 야욕을 노골화하는 일본의 소행을 전세계에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석 광고연구소 대표는 "독도는 총성없는 전쟁터"라며 "일본이 한국보다 여러가지 우위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홍보만큼은 일본에 뒤질 수 없다는 각오로 제작에 임했다."라고 말했다.


나는 피카츄, 헬로키티, 도라에몽과 같은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본의 대표 캐릭터들을 흑백사진 위에 색깔이 다양하게 놓아, 이는 해외 사람들의 이목을 사로잡는데 적합하다고 본다. 그리고 그동안 보았던 독도수호 광고들과는 다른 새로운 형식의 광고라서 그런지 그 자체만의 개성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이 광고물에 대해서 2가지의 아쉬운 점을 느꼈는데, 첫 번째는 오히려 이 포스터 속의 알록달록한 스티커들이 자칫하면 가벼운 분위기를 일으킬 수 있어 그 점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일본 대표 캐릭터들이 전세계적으로는 유명하긴 하나, 그 캐릭터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연령층이 국한되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의 경우, 포스터 속 내용보다는 도라에몽과 같은 자신들이 알고 있는 알록달록한 캐릭터에만 관심을 보이는 경향이 있었다. 즉, 특정 연령층을 제외한 그 밖의 연령층들이 이 광고를 이해하는데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점이 아쉬웠다. 앞으로 경북도와 이제석 광고연구소는 다양한 후속 작품을 제작해 더는 독도가 한일 문제가 아닌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국제 문제임을 전 세계에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 경북도와 이제석 광고연구소가 어떤 점을 보완하고 어떤 점을 강조하여 후속작품을 선보일지 기대가 된다.



 

그동안 다양한 독도수호 광고들이 해외에 설치, 배포되었고 많은 외국인에게 주목을 받았다. 이처럼 광고라는 것은 사람들의 일상에 자리잡혀 있어 해외에 어떤 사실이나 정보를 알릴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아닐까 한다. 이번 홍보물처럼 광고의 대표적 특성 중 하나인 '파격성'을 제대로 활용한다면 해외 언론에 잠시라도 화제가 되는 등의 짧고 굵은 효과를 얻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파격적인 독도수호 광고들이 공개되어 외국인들이 정확한 정보를 깨닫는 데 있어 많은 기여가 되기를 바란다.





칼럼설명 : 주로 한때 화제나 논란이 되었거나 우리가 지나쳐버렸던 광고에 대해서 다룬다. 이 칼럼을 통해 여러분들에게 광고를 바라보는 넓은 시각을 제공하고자 한다. 나는 앞으로도 여러분들이 하나의 광고를 보더라도 기존의 생각들과는 다른 좀 더 색다른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이 기사 친구들에게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