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세라의 과학칼럼 4] 밤하늘의 까만별

블랙홀과 웜홀, 그리고 시간여행

영화 ‘인터스텔라’는 블랙홀을 통한 시간 여행을 소재로 한 SF영화이다. 이 영화가 대작으로 평가받는 이유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연출력도 있지만, 이 영화가 물리학적으로도 큰 오류가 없다는 점에 있다.


 

블랙홀과 별, 멀지만 가까운


이 영화가 실제로 오류가 없다는 점을 알기 위해서 먼저 블랙홀에 대해서 알아보자. 블랙홀은 엄연한 ‘별’의 한 종류이다. 별의 사전적 의미는 우주에서 스스로 에너지 복사에 의한 빛을 방출하는 천체이다. 블랙홀은 이름 그대로 까만 구멍이라는 뜻인데 어째서 빛을 방출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자.


우선, 블랙홀이라는 이 이름이 붙여진 이유는 블랙홀이 눈으로 관측되지 않기 때문이다. 블랙홀은 별의 진화 단계에서 질량이 큰 항성(일반적으로 태양의 15배 이상)이 극단적인 수축을 일으켜 밀도가 증가하고 중력이 굉장히 커진 천체를 의미한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서 알 수 있듯, 중력은 질량이 있는 물체가 주변 시공간을 일그러트리는 힘인데, 중력이 매우 큰 블랙홀은 빛의 경로를 휘게 할 뿐만 아니라 빛을 스스로 끌어당긴다. 그래서 빛까지도 끌어들여 밖으로 나가지 않기 때문에 우리 눈에는 그 별을 볼 수 없다. 그래서 검은색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블랙홀이라고 한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이 발표된 후, 당시 물리학자들의 난제는 중력장 방정식을 풀어내는 일이었다. 이것이 어려웠던 이유는 빛이 휘어야 성립한다는 점에 있다. 그러나 예상보다 빠른 1916년, 독일 물리학자 칼 슈바르츠 실트에 의해서 회전하지 않는 블랙홀의 상황에 해당하는 중력장 방정식의 답을 구했다.

 

블랙홀과 암흑기, 연구의 진행


블랙홀에 대한 연구는 그리 활발하게 발전되지 않는 편이었다. 당시의 천체망원경으로는 관측이 불가하다는 이유가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천체망원경 개발 기술이 발달하면서 다시금 블랙홀에 대한 연구가 대두하였다.


특히 뉴질랜드의 수학자 로이 커가 1963년, 회전하는 구 대칭의 천체에 적용되는 중력장 방정식의 답을 구해 블랙홀 연구의 전환점을 마련했다. 회전하지 않는 슈바르츠 실트 풀이를 구한 지 약 50년이 지나서야 ‘커 풀이’가 나오게 되었다. 이로 인해 천문학에서 슈바르츠 실트 블랙홀, 커 블랙홀이라는 용어가 생겼는데, 이 말은 각각 회전하지 않는 블랙홀, 회전하는 블랙홀을 의미했다.



블랙홀에 대해 연구한 과학자 중 블랙홀에 대한 개념을 모조리 바꾼 과학자는 바로 영국의 스티븐 호킹 박사이다. 호킹 박사는 블랙홀은 검은 것이 아니라 빛보다 빠른 속도의 입자를 방출하며 뜨거운 물체처럼 빛을 발한다.’는 학설을 제시하였다. 이 학설이 제시된 이후로 블랙홀이 별의 범주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블랙홀, 보이지 않지만 친숙한


많은 SF영화에서 블랙홀을 다루는 이유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것이 많은 미지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강한 중력 때문에 시간이 지구에 비하여 느리게 가고, 빛도 끌어당기기 때문에 들어가서 정보를 전달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블랙홀에 관한 연구는 계속 진행 중이며, 특히 2016년 발견된 중력파가 블랙홀에 대한 새로운 길을 제시해 줄 것으로 예측한다.

 

웜홀, 시간여행의 가능성


인터스텔라에서 주로 다룬 분야는 블랙홀이 아닌 웜홀이다. 웜홀은 블랙홀과 화이트홀을 연결하는 우주 시공간의 구멍으로 정의되며, 수학적으로는 웜홀을 통한 여행이 가능하다. 웜홀은 벌레 구멍, 즉 벌레가 사과의 중간에 구멍을 낸 모습을 보고 고안해 낸 단어이다. 웜홀은 멀리 떨어진 두 공간에 중력을 가해 공간을 휘어지게 하여 공간상의 한 지점과 다른 지점을 연결한 통로이다.

 

       

웜홀의 존재가 단순히 SF 장르 속의 허구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로 많은 물리학자가 웜홀의 존재를 지지하고 있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은 시공간이 중력으로 인해 굽어지는 개념을 통해 블랙홀의 존재를 예언하고, 이를 바탕으로 웜홀에 대한 이론이 서게 된 것이다.


또한, 물리학자 킵손 박사가 ‘웜홀, 타임머신 그리고 약에너지 조건’, ‘시공간의 웜홀과 성간 여행에서의 유용성’과 같은 논문을 통해 웜홀의 가능성을 지지하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그 존재 가능성이 대두하였다.


그러나 이론적으로는 웜홀의 존재가 허용되나 안정성 등의 문제로 인해 우주에 실존하는지, 인위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지 등은 확실하지 않다고 한다.



과학의 발전과 도래할 미래


블랙홀과 웜홀에 관한 연구는 진행 중이다.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머지않아 SF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구성되는 영화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머지않아 웜홀의 존재가 밝혀진다면, 인류는 꿈에 그리던 시간 여행이 가능하게 되고, 블랙홀에 관한 연구가 진행됨에 따라 우주 탄생 초기에 대하여 알게 될 것이다. 우주 생성 원인을 밝혀냄에 따라 인간의 출현에 대한 의문점들 또한 해결될 것이다.



칼럼소개 : 학생의 입장에서, 학생을 위하여, 미래의 과학도를 꿈꾸는 학생이 직접 작성한 과학 칼럼, 어렵다고 생각되는 과학은 실제로 어렵지 않고, 거리가 있다고 느껴지는 과학은 실제로 가까이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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