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정의 광고칼럼 4] 나이키 아랍권 광고, '편견조장' 논란

여러분들은 평소 중동 여성의 인권이 얼마나 높다고 생각하고 있는가? 그동안 당신들이 매체를 통해 보았던 중동 여성들은 충분히 자신의 외부활동을 즐기고 있었는가? 지난달 19일, 나이키에서 무슬림 여성들이 운동을 하고 있는 장면이 담긴 <그들이 너희에게 무슨 말을 할까>라는 제목의 아랍권을 겨냥한 온라인 광고를 공개했다.



광고는 이른 아침 한 여성이 집 앞에서 조심스럽게 주위를 살펴보더니 주위를 살펴보더니 히잡을 고쳐 쓴 후 거리로 나와 조깅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몸에 달라 붙는 운동복을 입고 달리는 그녀를 바라보는 주위의 시선은 호의적이지는 않다.



또 다른 여성이 나와 보드를 타며 거리를 활보한다. 이 여성은 보드를 타고 있는 와중에 조심스럽게 주위의 눈치를 보고 있고 주의의 한 아저씨 또한 이를 못마땅하게 바라본다.



이후 복싱, 축구, 펜싱, 피겨 등 격렬한 스포츠 활동을 하는 아랍여성들의 등장과 영상 중간에 '그들은 당신이 동등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라고 메시지가 삽입됐다. 중동 무슬림 여성들도 사회적 편견과 제약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이를 뛰어 넘어 남성 못지않게 훌륭한 스포츠 우먼이 될 수 있음을 사회에 항변하고자 한다. 이러한 의도와 달리, 이 광고를 바라보는 누리꾼들의 의견은 크게 2가지로 상반되었다.


하나는 이슬람권에서 점점 높아지는 여성의 권리와 인권 의식을 반영하여, 이런 광고가 또 다른 촉매가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또 하나는 광고 속 메시지가 오히려 중동의 실제 모습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이슬람권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상업적으로 이용했다는 부정적인 반응이었다. 그들의 의견은 이렇다, 아랍권이라도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이미 무슬림 여성들이 자유롭게 스포츠 활동을 즐기는데도 마치 여전히 그런 분위기인 것처럼 묘사해 편견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물론 스포츠 용품을 파는 나이키에 무슬림 여성은 잠재력이 큰 미래의 고객이기에 사회적 제약에 발목을 잡혀있는 무슬림 여성들을 응원하고자 아랍권 여성 광고를 제작한 것은 좋았다. 하지만, 이런 의도가 오히려 해당 지역의 관념적인 편견이 이 광고를 통해 부각될 수 있다는 점이 안타까웠다. 특히, 이 광고처럼 특정 지역을 겨냥하는 광고는 해당 지역 그 시대의 정서 및 문화에 대한 판단과 분석, 그리고 반영이 정말 중요하지 않은가? 광고 영상에 나왔던 한 장면을 다시 보자.



이는 영상 초반에 나왔던 장면으로, 히잡을 쓰고 딱 달라붙은 옷을 입은 한 무슬림 여성이 집 앞을 둘러 보다가 주위를 눈치보며 조깅을 시작한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실제 아랍 국가의 많은 여성들은 이미 운동을 할 때 히잡을 쓰지 않고 자유롭게 스포츠 활동을 즐기며 이에 대해 주변인들은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러나 광고 속 무슬림 여성들은 여전히 외부활동을 하는데 있어 어느 정도의 제약이 남아 있으며 운동을 비롯한 외부활동을 할 때 주위의 눈치를 본다.'는 편견을 강화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 사람들이 쉽게 여러 광고들을 접할 수 있는 것처럼 특정 지역권 광고를 통해 자신이 평소 알지 못했던 문화를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자칫하면 실제와는 다르게 반영된 장면을 해당 지역의 현재 문화로써 오해 할 수 있다. 이렇게, 나이키처럼 해당 지역의 문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간접 매체에만 의존하여 제작한 듯한 광고는 그 지역 사람들의 공감을 충분히 받지 못하는 것이다. 


이번 광고 논란은 특정 지역권 광고 제작 시 그 지역에 대한 정확한 조사와 문화 반영의 필요성, 중요성을 설명하기에 적합하다. 과연 이 광고가 몇 년 전, 무슬림 여성인권이 향상하기 시작할 때 등장했더라면 누리꾼들은 이번과 같은 반응을 보였을까? 이처럼 광고는 때로 특정 지역 속 그 시대의 문화를 묘사하며 또, 때로는 그 지역 사람들의 정서를 반영하여 어떠한 사실이나 정보를 간접적으로 전해준다. 행여나 광고가 지역문화와 정서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다면 시청자들은 영상 속 오보에 쉽게 빠져들어 기존의 편견이나 변질된 관념이 등장할 우려가 있다. 그러므로 우리들은 특정지역 광고를 볼 때 영상 속 모습을 그 지역의 실제 문화라고 무작정 받아드리지 말고 광고가 현재 지역의 문화와 정서를 제대로 반영하였는지 판단하면서 시청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나이키를 비롯한 여러 기업들이 점점 향상하는 무슬림 여성의 인권을 반영한 이슬람권 광고들을 선보일 것이다. 나이카 다음에 후속작을 선보인다면 이번 광고의 아쉬웠던 점들을 어떻게 보완하여 광고 속에 담아낼지 궁금해진다. 그리고 앞으로도 아랍권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다양한 지역을 겨냥한 광고들이 계속 나올 것이다. 즉, 언젠가 우리나라의 문화와 정서를 반영한 광고가 나오지 않을까 한다. 가까운 미래에, 우리나라를 겨냥한 광고가 공개된다면 실제 우리나라의 문화와 정서를 비교하면서 영상을 시청해보기를 바란다.




칼럼설명: 주로 한때 논란이 되었거나 우리가 지나쳐버렸던 광고에 대해서 다룬다. 이 칼럼을 통해 여러분들에게 광고를 바라보는 넓은 시각을 제공하고자 한다. 나는 앞으로도 여러분들이 하나의 광고를 보더라도 기존의 생각들과는 다른 좀 더 색다른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하여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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