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제대로 글을 쓸 기회가 흔하지는 않다. 특히 칼럼과 같이 논리적으로 의견을 담은 글을 쓸 기회는 더욱 흔치 않다. 내게도 그런 글을 써볼 기회가 거의 없었다. 경험이 없다 보니글쓰기에 자신이 없었고, 칼럼니스트 모집 공고를 보았을 때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이런 글쓰기 실력을 키워 놓으면 고등학교, 대학교 진학 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청소년 칼럼니스트에 지원하게 되었다. 예상했던 대로 글쓰기는 어려웠다. 먼저,자료 조사가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었다. 글을 쓰는 것보다 자료 조사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특히 환경 관련 칼럼을 쓸 때는 관련 자료에 전문적인 용어가 많아 읽고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글을 쓰는 과정도 쉽지는 않았다. 글을 어떻게 이어나가야 할지 몰라서 쓰다가 포기한 칼럼도 있었다. 마지막으로 글을 고쳐 쓰는 과정도 어려웠다. 여러 번 고치는 과정을 반복해도 계속 고치고 싶은 부분이 눈에 띄었다. 때로는 어떻게 고쳐야 할지 고민하다짜증을 내기도 했었다. 그렇지만 지금 돌아보면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면서 어려웠던 것보다 좋았던 것이 더 많았던 것 같다. 글을 쓰고 나서 느
자기 기만, 사실과 다르거나 진실이 아닌 것을 합리화하면서 사실로 받아들이고 정당화하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1. 이 '기만'이라는 단어가 주는 부정적이고 심각한 느낌 때문인지자기 기만이 우리와 아주 가까이 있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사실 자기 기만은 우리와 아주 가까이 있다. 그리고 이런 자기 기만과 만족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루고 있는 소설이 바로 <봄에 나는 없었다>이다. 성공한 변호사인 남편, 번듯하게 성장한아이들이 있는조앤 스쿠다모어는바그다드에 있는 딸 집에 방문하고 오는 길에 사막 가운데에 고립된다. 폭우가 잦아든 후 다음 열차가 올 때까지 혼자 지내야 하는 상황. 조앤은생각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게 없는 며칠을 보내며 삶을 돌아보게 된다.그리고 지금까지 축복이라고 여겨 왔던 삶이 사실은 자기 기만으로 꾸며낸 것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조앤은 진심으로 반성하고 달라지고자 다짐했지만다시 안락한 집으로 돌아간 순간, 조앤은 원래의 모습으로돌아간다. <봄에 나는 없었다>에서작가는 조앤의 자기 기만이 만들어 낸 '허구'의 세계가 무너져 가는 과정을 긴장감 있고 견고하게 그려내며 책 밖에 있는 독자에게 스스로속여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의 시선에서는기후 변화에 무신경한사람들이잘 이해되지 않는다.수많은 매체에서 기후 변화를다루고 있고, 기후 변화로 인한 피해가 이미 피부로 느껴지고 있다. 심지어 청소년들은 학교에서 기후 변화가 심각한 문제라는 사실을배운다. 기후 변화에 작은 관심만 가져도 이미 많은 문제들이 심각한 지점에 다다라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그러나많은 청소년들은 기후 변화에 큰 관심이 없는 듯하다.기후 변화로 인한 문제들을 아주 먼 미래의 일정도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기후 변화는 그렇게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될 문제다. '미래 세대'인 청소년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IPCC 제6차 평가보고서(WGⅠ)에 따르면 현 수준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유지한다면 2021~2040년 중 산업화 이전 대비 1.5℃ 이상 기온이 상승하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2018년의 보고서에서 제시되었던 1.5℃ 도달 시점보다 약 10년 정도 앞당겨진 것이다.1.5℃ 지구 온난화 도달 시, 50년에 한 번 발생했던 수준의 극한 고온의 빈도는 8.6배, 강도는 2.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었다1.지금 10대의 청소년들이어른이 되었을 때, 그들은 지구에서 지금과 같은 삶을 영
몇 해 전 <오만과 편견>을 읽은 적이 있었다.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특별할 것 없는 로맨스 소설이 아닌가'하는 것이었다. 왜 <오만과 편견>은 오랜 시간동안 명작이라고 불리고사랑받을까? 그때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 다시 <오만과 편견>을 읽고 나서는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오만과 편견>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시 사회상과 작가의 삶을알아볼 필요가 있다. <오만과 편견>을 집필한 제인 오스틴(Jane Austen)은 18세기 후반, 영국의 스티븐턴에서 목사의 딸로 출생했다. 21살에 첫 장편 소설을 완성한 오스틴은 이후 <이성과 감성>, <에마> 등 여러 작품들을 출판하고작가로서 인정받게 된다. 그녀의 작품들은 섬세한 관찰력이 돋보인다는 평을 들으며, 현재까지도 다양하게 재구성되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1. 제인 오스틴의 여러 작품 중 단연 대표적인 작품은 <오만과 편견>(Pride and Prejudice)다. 이 책은 베넷 가의 딸들이 결혼하게 되는 내용을담고 있는데, 가장 중점적으로 '엘리자베스 베넷'과 '피츠윌리엄 다아시'의 사랑 이야기를
아보카도는 각종 영양분이 풍부하고 특유의 고소한 맛이 매력적인 과일이다. 덕분에전 세계적으로큰 인기를 끌고 있다. 2016년, 미국에서는 가장 많이 수입하는 과일이 되었고 중국에서도수입량이 급증했다.우리나라에서는 한해6천톤에 달하는 양을소비했다1. 아보카도의 인기는 식지 않고 있다. 포털사이트에 '아보카도'를 검색하면 '맛있는 슈퍼푸드' 아보카도라며 다양한 방법으로 아보카도를 즐기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부정적인 내용보다는 긍정적인 내용이 주를 이룬다. 그렇지만 이렇게 화려한 아보카도의 이면에는 어두운 진실이 있다. 아보카도 최대 생산지인 미초아칸 주에서는 하루 평균 다섯 명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다.2바로 '아보카도 카르텔'들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아보카도 소비가 늘고, 많은 양의 아보카도가 멕시코에서 재배되며 멕시코에서 아보카도를 키우는 농민들은 빈곤에서벗어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아보카도는 마약 규제로 인해 타격을 입었던 마약 카르텔 때문들에게도 좋은 자금줄이 되어주었다. 한 카르텔 조직은규제가 심하지 않고 꾸준한 수요가 있는 아보카도를 영국 무역상에게 팔아 해마다 한화 약 2000억 원의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2 아보카도는 멕시코 카르텔들
오늘의 식탁을 돌아보자. 붉은 육류를 비롯하여 우유, 젓갈, 햄과 소시지 등의 육가공 식품 등, 우리의 생각보다 다양한 동물성 식품이 식단에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이렇듯 육식은 우리의 식생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삶 속에서 당연하게만 여겨지는육식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있다. 채식주의자들(베지테리언, vegetarian)이다. 채식에는 여러 종류가 있으며, 어떤 채식주의자들은 유제품과 달걀,생선을 섭취하기도 하지만 공통적으로는 붉은 고기(돼지고기, 쇠고기, 양고기)를 섭취하지 않는다. 이들은 어떤 이유로 채식을 선택한 것일까? 이들이 채식을택한 까닭 중대표적인 것은'환경 보호'다. 육식과 지구온난화,대부분의 사람은 이 두 단어가 어떤 관련이 있는지잘 알지 못한다.그러나 사실 육식은 지구온난화를 심화하는주요 원인 중 하나다. 가축을 키우는 과정에서 다양한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기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가축의 트림과 방귀에서는 메테인(메탄, 이산화 탄소보다 28배 강한 온실가스), 똥을 분해하는 과정에서는 아산화 질소(이산화 탄소보다 265배 강한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UN 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식용으로 키워지는 소의 수는 약
생각해보자, 다음 사례들에도'친환경'이라는 말을 붙일 수 있을까? 첫째, 화장품 업체 A가 출시한 제품의 용기엔 "Hello, I'm paper bottle"이라는 문구가 적혀있었지만 이 종이 포장지 속에는 플라스틱이 있었다.업체 측에서는 상세 페이지에 이 내용에 대해서 공지하였으며, 플라스틱 사용량을 크게 줄인 제품이라는 것은 사실이라고 해명하였으나 이를 모르고 사용한 소비자들도 많았다. 둘째, B백화점에서 세제 리필 스테이션을 발표하였는데, 해당 리필 세제는 뉴질랜드에서 수입하는 제품이었다. 운송 과정에서 상당량의 탄소를 배출한다는 점이 알려져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셋째, 카페 브랜드인 C는 2025년부터 일회용컵을 사용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선언하며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컵을도입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스타벅스는 매 시즌마다 다양한 굿즈를 판매하며 많은 소비자의 소유욕을 자극한다. 텀블러 등의 스타벅스 굿즈를수집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러한 굿즈를 만드는 데 많은 탄소가 배출된다. 환경 문제가 큰 화두로 떠오르면서 친환경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었다. 이에 따라 많은 기업들이 친환경을 내세운제품을 내놓고 있는데, 2012년 소비자원의 조사에 따르면녹
K-pop 장르가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요즘이다. 이제K-pop을한국 내에서만 소비되는 장르로 볼 수없을 것 같다. 수많은 해외 팬들이한국의 K-pop 팬들과 함께 노래하고, 아이돌을 응원하는 모습은 이제 익숙하다. 이렇게 K-pop을 앞세운 '한류 열풍' 속에서 한국의 문화 또한 관심을 받게 되었다. 이시점에, 우리는 K-pop음악에대해서 한 번 되짚어볼 필요성을느낀다. K-pop 아이돌의 음악을 들을 때마다 들었던 생각이 있다. 분명 K-pop, 한국 음악인데도 가사의 많은 부분이 외국어, 특히 영어로 쓰여져 있다. 일례로, 있지의 '마. 피. 아. in the morning'이라는 곡에서58줄의 가사 중 영어를 사용하지 않은 부분은 단 15줄 밖에 없었다. 한국어와 영어를 섞어 사용한 가사 때문에노래를 들으며 내용을 제대로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럼에도 굳이 영어 단어를 사용해 가사를 써야하는 걸까?영어를 사용하여의미를 전달하는 것이 더 효과적임에도 오로지 한국어만 사용한 노래를 고수해야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다만 한국어를 사용함으로써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이야기를영어로 전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양
태평양에 거대한 쓰레기 섬이 있다는 사실에 관해 많은 사람이 알고 있다.거북의 코에 꽃혀있는 빨대와 검은 비닐 봉지를 뒤집어 쓴 새의 사진을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은, 더더욱청소년은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정말 빨대와 비닐 봉지가 이러한 해양 오염의 주범일까? 우리가일회용 컵을 사용하지 않으면 바다가 다시 푸르러질까? 놀랍게도,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 플라스틱 소재의 생활 용품, 장난감들로 가득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태평양쓰레기 섬을 이루는 쓰레기 중 약 46퍼센트는 어선들이 버린 폐어구(어망, 부표, 낚시줄 등)였다.1또한 우리 나라에서 사용되는 어구 중 85퍼센트는 적절한 폐기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바다에 버려졌다.2 바다에 떠다니는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어떻게 환경을 오염시키는지는 이미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미세 플라스틱과 쓰레기 섬, 오래도록 썩지 않는 해양 폐기물의 모습들, 폐어구들은 우리가 이미 많이 들어왔던 '흔한' 해양 오염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이뿐만이 아니다.인간에게 직접적인 위험을 초래하기도 한다.많은 어업으로 인한 쓰레기가 낳은 문제로는대표적으로 '유령어업'이 있다.유령어업은 물고기가 폐어구에 잡
“저체중 나왔으면 좋겠다”, 이 말을 듣고 나서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한 충격이 다가왔다. TV에서 지나치게 마른 몸매를 자랑하듯 이야기하는 장면을 여러 차례 본 적이 있었지만,신경을 기울인 적은 없었다. 그러나 그러한 사회 풍조가 삶 깊숙이스며들어 있다는 것을 자각한 순간, 그제야 나의눈에 누구보다 마른 몸을 동경하는 이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바로 ‘프로아나’다. 신경성 식욕 부진증, 이른바 거식증은 체중 증가를 두려워하여 오랫동안 섭취를 거부하는 등의 증상을 보이는 대표적인 식이 장애 중 하나다. 프로아나는 찬성을 의미하는 프로(pro) 거식증을 의미하는 아나(anorexia)의 합성어로 이러한 거식증을 동경하고 극도로 마른 몸을 추구하는 이들을 말한다. 거식증은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게 하고, 사망에 이르지 않더라도 신진대사에 문제를발생시켜 무월경, 성장부진 등을 초래하며, 이 외에도 여러 정신적, 신체적 합병증을 유발한다1. 프로아나들은 자신의 키에 맞지 않는 목표 체중을 설정한다. 키가 160센티미터가 넘는데도 불구하고 목표체중은 30킬로그램대 다. 이들은 이러한 목표를 트위터 등의 SNS를 활용하여 공유하고, 서로에게 자극을 주고받으며 더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