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정의 광고칼럼 2] PPL의 성장통, 그리고 올바른 성장

사실 나는 드라마 자체에 크게 흥미를 갖고 있지 않은 편이다. 그전까지 제일 최근에 본 드라마가 무엇이냐는 친구들의 질문에 항상 '학교 2013'이라고 대답했다. 그랬던 나를 변화시킨 것이 바로 드라마 '도깨비'이다. 출연 배우들의 명품 연기와 흥미진진한 내용 전개는 나의 평일을 애타게 하였다. 그러나 드라마를 시청할 때마다 갑자기 생뚱맞은 상품이 튀어나오는 등의 부자연스러운 연출을 종종 보았다. 생뚱맞은 상품? 부자연스러운 연출? 그렇다. 그것은 바로 '드라마 PPL'을 말하는 것이다.


먼저 PPL이란 무엇일까? PPL(product placement) 마케팅은 영화나 드라마 속에 소품으로 등장하는 상품을 일컫는 것으로 브랜드명이 보이는 상품뿐만 아니라 이미지, 명칭 등을 노출해 관객들에게 홍보하는 일종의 마케팅 전략이다. 즉, PPL 마케팅은 간접광고의 한 종류로 보면 된다. 자연스러운 PPL의 경우 시청자들에게 큰 저항감 없이 무의식적으로 제품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상품의 양 조절 실패, 다소 억지스러운 설정과 필요 이상으로 클로즈업한 PPL 처리는 시청자들의 불만과 비난을 피할 수 없다.



드라마 도깨비로 예시를 들어보겠다. 도깨비는 그전의 드라마들과는 달리 자연스러운 PPL 연출로 언론과 시청자들에게 이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받았다. 하지만 지나치게 억지스러운 연출을 하여 콘텐츠와 겉도는 장면이 만들어진 경우도 있어 시청자 게시판이 비난의 내용으로 폭주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하나 생긴다. 어째서 드라마와 PPL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됐을까?


간단하게 보면 과거와는 달리 드라마 제작과정은 변화되어 현재 제작진들은 적은 비용으로 드라마를 제작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제작비는 금방 부족해지고 제작진들은 알아서 제작비를 충당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럴 때 PPL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고 그렇게 충당되는 광고비를 활용해 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최근에는 PPL이 확실하게 적극적인 하나의 광고 형태로 소비되게끔 관련 법안들이 정비되면서 간접광고를 좀 더 쉽게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애초 기획 단계부터 해당 PPL 상품에 초점을 두고 시나리오를 구성하거나, 장면을 만들게 되는 상황이 되었다. 이러한 상황을 보아 앞으로 드라마는 PPL과 더욱 긴밀하게 연결된 상태로 나타날 것이다.


현재의 PPL 상황을 부연설명 하기 위해 PPL이 합법으로 바뀐 직후부터를 성장기, PPL을 성장기의 아동으로 비유하겠다. 왜 PPL을 성장기 아동으로 비유하였는가? 그 이유는 간단하다. PPL 관련 법안이 정비된 직후 PPL은 여러 법안에 얽매여 있던 그 전보다 자유로워졌고, 이제 막 발전하려고 한다. 이러한 모습에서 언제 어떻게 커버릴지 모으는 성장기의 아동과의 모습이 유사하게 보였기 때문에 PPL을 성장기 아동으로 비유하였다.


우선 아이가 호기심과 즐거움으로 가득 찬 상태로 놀이터 이곳저곳을 활발하게 뛰었다는 것처럼 PPL도 화면 속 이곳저곳에서 튀어나온다. 그 후 성장통의 원인 중 하나인 지나친 운동 때문인지 아이가 성장통으로 고통스러워하는 것처럼 PPL도 화면 속에서 지나치게 활발하게 놀았는지 언론과 시청자의 비난이라는 통증을 느끼게 된다.


한 번의 통증을 맛본 아이가 성장통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스트레칭을 꼼꼼히 하는 것처럼 PPL도 한 번의 비난을 맛본 후 이와 같은 이유로 틈틈이 스트레칭해준다. 극심한 성장통 없이 바르게 자라는 것처럼 PPL도 올바르게 성장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PPL이 하는 스트레칭은 무엇을 말하는 걸까? 아이가 최대한 성장통을 줄이기 위해 하는 스트레칭과 마찬가지이긴 하다. 그러나 아이는 스스로 스트레칭을 할 수 있지만, PPL은 스스로 해결되는 것이 아닌 우리가 모두 즉, 양측에서 노력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이 바로 아이와 PPL의 차이점이다.


먼저 작가는 부자연스러운 연출로 논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PPL 처리에 센스를 발휘해야 한다. 간혹 과한 PPL로 인하여 논란이 일어났을 경우 작가는 시청자들의 지적과 비난을 어느 정도 받아들이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 시청자는 PPL이 합법으로 정비되었음을 인식하고 기존의 선입견 없이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PPL을 수용할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지금처럼 아니다 싶은 부자연스러운 PPL은 시청자 게시판을 통하여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PPL의 올바른 성장을 이끄는 바람직한 스트레칭이 아닐까 한다.



위의 사진들처럼 PPL은 드라마뿐만 아니라 뮤직비디오, 웹툰, 영화, 게임, 예능에서도 점차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앞으로도 PPL은 다양한 콘텐츠에서도 등장할 것이며, 제작현장에서는 콘텐츠와 광고의 구분이 없어지고 세련되어질 것이다. 그러므로 현재의 시기를 PPL이 이제 막 성장하기 시작하는 혼란스러운 성장기로 보기를 바란다. 앞에서 말했듯이, 이제부터 우리가 PPL에 대한 태도를 조금씩 바꾸기 시작한다면, 언젠가 PPL이 더욱 성숙해진 모습으로 우리를 맞이하지 않을까?



칼럼 소개 : 이번 칼럼은 드라마 도깨비를 보고 드라마 속의 PPL에 약간의 영감과 충격을 받아 작성하게 된 칼럼이다. 이번 칼럼을 통하여 많은 친구가 이제는 드라마뿐만 아닌 다양한 영역에서의 간접광고가 확대됨을 깨닫고 이에 대한 기존의 생각으로부터 변화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나는 앞으로도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거나 한때 논란이 되었던 광고에 대해 칼럼을 작성할 것이고 여러분에게 광고에 대한 넓은 시각을 제공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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