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칼럼] 체육대회 반티, 학교가 막아도 되는가

 

많은 학교에서 체육대회가 되면 대다수 학생이 기다리는 또 다른 이벤트가 바로 반티 맞추기이다. 반티 맞추기는 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되어 2000년대 이후 문화로 반마다 같은 옷을 맞춰 입고 단합된 모습을 과시하고 하나 된 느낌이 들며 추억을 만드는 이벤트이다.

 

그런데 이러한 반티 맞추기로 학생과 학교 측에서 난항을 겪는 일이 종종 일어나고 있다. 학교와 학생 간의 의견 불일치가 큰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학교는 반티를 정하는 데에 제약을 주고, 학생들은 이런 제약을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학교에서 주는 제약 사항은 적게는 금액 제한부터, 작게는 특정 디자인의 제한, 심하면 반티를 맞추는 것 자체를 금지하는 학교도 있다.

 

필자가 다니는 서정고등학교는 3년간의 체육대회에서 모두 반티를 금지했고, 반별로 드레스코드에 맞게 사복을 입고 오는 정도에서 반티를 허용했다. 학생회가 협상에 나섰으나 학교 측은 의견을 고수했고 학생들은 다시 한번 아쉬운 체육대회를 맞아야 했다. 코로나 시기 이후 한 번 한 번의 체육대회가 모두 귀하게 느껴지는 학생들로서는 반티를 입고 체육대회에 참여하고 싶었던 터라 무척이나 아쉬웠던 일이었다.

 

학교에서 전면에 내세운 반대 이유는 서정고등학교의 경우 활동성의 문제와 비용의 문제였다. 반티를 컨셉만 고려하다 보면 동물 잠옷처럼 몸을 움직이기 불편한 옷을 고르게 된다는 점과, 반티를 비싼 돈을 주고 맞추어도 체육대회 당일에만 입고, 그 뒤에는 입지 않아 낭비라는 점을 들어 학교는 학생들의 반티 맞추기를 금지했다. 반면 학생들은 반 단합을 위해서 반티를 맞추고 싶어 했고, 체육대회를 학창 시절의 즐거운 추억의 일부로 남기기 위한 일환으로 반티 맞추기를 선호했다.

 

필자는 학생 측의 주장에 동의하고 싶다. 왜냐하면 첫째로 활동성 문제의 경우, 학교에서 대안으로 제시하는 드레스코드에 따른 사복 착용에 모순된다. 드레스코드로 맞춘 옷이 활동성에 제약을 줄 수도 있는데, 그것에 대해서는 특별한 이야기가 없었다. 즉, 활동성을 문제 삼아 반티 맞추는 것을 강제하는 학교 측의 주장은 반대를 위한 근거일 뿐이다.

 

둘째로 낭비라는 점에서는, 반티를 잠옷으로 활용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다. 반티를 실제로 정하다 보면, 너무 거추장스럽거나 화려한 옷은 실제로 반 학생들 다수의 동의를 얻기 어렵기 때문에 오히려 무난한 옷으로 결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린 학생들이 고르는 옷이라 이상하고 거추장스러운 옷이 뽑힐 것이란 생각은 어른들의 걱정과 기우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결과적으로 많은 학생이 예전에 맞춘 반티를 잠옷으로 활용하는 사례를 많이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낭비라는 면에서도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위에서 이야기한 실용성에 관한 이유와 더불어, 2000년대 이후로 반티는 거의 하나의 학교 문화가 되었기 때문에, 학교에서도 체육대회에서 반티 맞추기를 하나의 학생 문화, 학교 문화로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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