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빈의 축구 칼럼] 축구협회와 연맹과의 불협화음

 

최근 토트넘을 상대하는 팀 K리그의 명단이 확정되었다. 팀 K리그는 현재 전북 현대의 감독인 김상식 감독이 감독 자리를 맡고 수원 FC의 감독인 김도균 감독이 수석 코치로 임명되어 각 팀 당 2명씩, 총 24명의 선수들의 명단을 확정지었다. 조현우, 세징야, 이승우 등 K리그에서 내로라 하는 스타 선수들이 다수 포함되었고 김지수나 양현준같은 어린 신예 선수들도 함께 명단에 포함되었다. 

 

하지만 논란이 된 부분은 바로 동아시안컵의 일정 때문이다. 동아시안컵의 정식 명칭은 ‘EAFF E-1 풋볼 챔피언십’인데, 이 대회는 대한민국과 일본, 중국, 홍콩이 참여하는 대회로 대회 자체의 규모는 굉장히 작지만 해외파들의 차출이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의 국내파 선수들로 소집되어 국내파 선수들에게는 국가대표팀에 승선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또한 월드컵을 앞둔 상황에서 전력을 확인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회이기도 하고 한중전, 한일전이 무조건 성사되는 대회이기에 국민의 관심도 역시 큰 편이다.

 

축구협회에서 발표한 동아시안컵 명단 발표는 7월 11일이고, 리그 연맹이 발표한 팀 K리그 명단은 7월 7일 날 발표되었다. 현재 팀 K리그의 명단에는 동아시안컵 명단에 들 것이 확실한 선수들이 여럿 있다. 여기서 과연 축구 협회와 연맹이 협의를 한 후에 명단을 정했는지가 의문이 든다. 동아시안컵 일정은 7월 20일부터 시작이고, 연맹 입장은 11일 날 명단 발표를 한 뒤 17일 날 소집 후 출국이기에 일정상으로 굉장히 힘든 면이 있다. 또한 16일 날은 리그 일정까지 예정되어 있기에 팀 K리그에 소집된 선수들 중 동아시안컵까지 가는 선수들은 쉴 틈 없는 일정을 진행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에 더해서 동아시안컵 때문에 K리그는 일정을 미룬 상황인데 그마저도 동아시안컵에 다녀온 선수들은 경기를 다 치룬 뒤에 바로 리그 일정에 복귀해야 하는 너무나도 악조건인 상황속에 놓여있다. 이러면 선수들은 부상을 당하기 더 쉬운 상황에 놓이게 되고, 월드컵 준비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여기서 필자는 한 가지 의문이 든다. 과연 선수들의 체력이나 부상 여건을 만들어주면서도 토트넘과의 친선경기가 중요할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사실 동아시안컵의 대회 규모가 작은 것은 맞지만 A매치로서, 국가대표팀의 명예로서, 월드컵을 준비하는 대회로서 굉장히 중요하다. 이미 동아시안컵에 갈 수 있었던 여럿 선수들이 빡빡한 일정 속에서 부상으로 이탈한 바가 있기에 협회와 연맹은 더욱 더 긴밀한 협의가 필요했을 것이다.

 

현재 K리그에서 뛰는 선수들 중 동아시안컵에 갈 수 있었던 선수였는데 부상당한 선수들이 위에서 말한 것처럼 굉장히 많다. 무더운 날씨 속 빡빡한 일정 속에서 FC 서울의 윙어인 나상호같은 경우 장기 부상을 당했다. 사실 필자가 쓴 다른 글에서 주장한 것처럼 이번 시즌 K리그의 일정 자체가 말이 안되는데 그 상황 속에서 친선경기를 잡았다는 것 자체가 연맹의 욕심이 드러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문제가 이제야 터졌고, 세상 밖으로 나왔다. 

 

무조건적으로 친선경기보다는 동아시안컵이 우선시되어야 한다. 동아시안컵은 국가를 대표하는 중요한 대회이고, 팀 K리그가 진행하는 토트넘 핫스퍼와의 친선 경기는 말 그대로 ‘친선 경기’일 뿐이다.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연맹의 욕심이 조금 과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물론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많이 소집해서 토트넘과의 경기를 치른다면 좀 더 경쟁력 있는 모습으로 많은 인기와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K리그의 이미지 자체도 조금 더 경쟁력 있게 올라갈 수 있는 포인트가 될 것이다.

 

하지만 당장 눈앞에 동아시안컵이라는 대회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연맹의 이러한 명단 발표는 협회를 배려하지 않은 전혀 신사적이지 못한 행보다. 결국 이런 상황에서도 두 기관의 불협화음이 나타난다. 축구팬의 입장으로서는 자국리그의 연맹과 협회가 불협화음이 나는 상황 자체가 굉장히 아쉽지만, 연맹의 판단 역시 굉장히 아쉬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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