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칼럼] 학생들에게 1인 1태블릿 보급, 약인가 독인가

●1인 1태블릿, 개인 휴대폰 없는 학생에게 도움
●태블릿 저사양으로 수업에 차질 빚어...
●학습목적 의도 벗어나기도...다른 학생에게까지 피해

경기도교육청이 경기도 내 학생들에게 1인당 태블릿을 1개씩 보급하였다. 현장에서 학생들이 태블릿을 의도대로 잘 사용하고 있는지, 태블릿 보급의 장단점이나 부작용은 없는지를 제일 잘 아는 사람은 학생이다. 태블릿을 사용하는 실제 학생들의 의견을 담고, 태블릿 보급과 관련된 실제 상황을 전달하고 싶었다. 태블릿을 사용하는 것은 학생들임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나온 기사들을 보면 대다수가 학생들의 의견이 아닌 예산 문제, 교사들의 업무 가중, 또는 태블릿 구매 방식 문제를 다루고 있다. 태블릿 보급 사업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을 담은 기사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이 기사를 작성하게 됐다. 

 

 

                  

 

개인 휴대폰이 없는 학생의 경우 태블릿 보급이 도움이 된다. 태블릿이 보급되기 전에는, 때때로 전자기기를 사용해야 하는 수업 시간인데 개인 휴대폰이 없으면 그 학생은 그 수업에 참여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다. 선생님의 휴대폰을 빌리거나, 부득이하게 그러지 못할 경우에는 친구가 개인 휴대폰으로 활동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아야만 했다. 1인 1 태블릿 보급은 이런 교육 소외를 방지하는 것에 효과적이다.

 

그러나 부작용과 불만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망포중학교 2학년생 A군은 보급된 태블릿이 저사양이라고 말한다. “몇몇 태블릿은 카메라 기능이 좋지 않아 수업용 패들릿 QR코드를 인식하지 못한다. 그날은 처음 태블릿을 사용한 날이었기 때문에 카메라 렌즈가 손상되거나 외부적인 요인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이와 같은 태블릿의 저사양 때문에 수업 시간을 허비한 적이 여러 번 있다”라고 인터뷰에서 의견을 전했다. 또 다른 학생 B양은 "태블릿이 학생들에게 악영향을 끼친다"고 말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학습목적이 아니라 다른 목적으로 태블릿을 사용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영상 시청과 인터넷 검색 등 수업과 관련 없는 불필요한 태블릿 사용을 하는 학생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교사들이 그 학생을 지도하느라 수업 시간을 소비하여 열심히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들도 피해를 보게 된다.

 

예상치 못했던 예산 지출도 발생한다. 학생들이 태블릿을 함부로 사용하는 것 때문이다. 태블릿을 너무 자주 떨어트려 고장을 내도 ‘내 것이 아닌데, 뭘’이라는 생각에 대수롭지 않아 하는 학생이 대부분이고, 고가의 태블릿 보관함 위에서 장난을 치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제 여기서 근본적인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꼭 태블릿이 필요한 것일까? 교사들은 코로나 이후 대면 교수법을 더 많이 마련하고 있다. 망포중학교 2학년 교사들과 인터뷰를 해보니, 일부 교사들은 태블릿 사용 수업이 대면 교수법보다 더 불편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태블릿의 저사양과 본래 의도에서 벗어난 학생들의 태블릿 오용 때문이다. 

 

현시점에서 경기도교육청의 1인 1태블릿 보급에 대한 재고가 요청된다. 학생들이 학습목적에서 벗어나 태블릿을 사용하는 문제가 가장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다. 예를 들자면 학생들이 태블릿을 오용하는 문제점을 경기도 교육청이 블루투스를 이용한 원격 제어 시스템을 통해 개선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리고 학생들이 저사양인 태블릿에 불만이 많으니, 이미 구매한 태블릿은 어쩔 수 없지만 앞으로 태블릿을 구매할 일이 생기면 고사양으로 구매하는 게 좋겠다. 또 태블릿을 함부로 다루는 것과 관련해서는, 학생들의 인식 개선을 위해 태블릿 관련 포스터를 만드는 것도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변화하는 학습현장에서 효과적으로 활용될 정책개선을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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