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선택과목제 이대로 괜찮은가

선택과목제의 문제점과 실상

 

 

현 2015 교육과정에서는 일반계 고등학교 학생들이 고2, 고3 탐구 및 교양과목을 선택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이전 교육과정까지의 문/이과로의 분류를 타파하고 학생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진로에 맞춰 학교 교육과정을 설계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의 선택과목제가 실제 학교 현장에서 제대로 적용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선택과목 중, 학생들이 적게 선택한 과목이 필연적으로 존재하기 마련인데, 현재 상황에서는 학교에서 이러한 과목들을 모두 개설하기가 어렵다. 그러면 선택한 학생들이 있더라도 선택이 저조한 과목은 폐강되고 만다. A 학교를 예로 들어보자. 2023학년도에 고3 교육과정에서 동아시아사가 폐강되는 일이 있었고 2학년 경제 역시 개설은 되었으나, 폐강 위기에 몰렸었다. 학생들이 적게 선택한 과목은 강사를 초빙하기가 어렵다는 현실적인 이유로 폐강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러한 이유로 학생들이 선택한 과목이 폐강된다면 제도의 이점이 살아나기 어려울 것이다. 왜냐하면, 진로가 뚜렷한 학생들은 자신이 수립한 선택과목 계획이 일그러지기 때문이다. 필자의 경험을 예로 들어 말하자면, 필자는 예전부터 역사와 지리 과목에 관심이 많고 좋아했다. 그래서 2학년 때 선택과목을 고를 때, 세계사와 선택과목을 일찌감치 추가로 정치와 법을 듣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3학년 때는 동아시아사와 한국 지리 과목을 선택하겠다고 계획을 세워둔 상황이었다. 진로가 뚜렷하고 계획이 확실한 학생들도 있는 법이다. 그러나 고3 선택과목을 고를 때 그 두 과목이 모두 폐강되는 일을 겪고 계획에도 없고 관심 밖이던 생활과 윤리, 사회문화를 선택하는 불운을 겪었다. 이렇게 과목을 고르게 되는 경우 다수 과목을 진로와 흥미와는 관계없이 수강해야 하므로 선택과목제의 의미가 사라지고 말았다.

 

학생부 종합전형이 중요해지는 현재 입시에서, 자신의 진로와 관련 있는 과목을 선택하지 못하면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을 채우는 활동을 할 때 자신의 진로와 연계하기에도 어려움이 따른다. 이렇듯 선택과목제도에서 소수 과목을 선택한 학생들은 상당한 불편을 감수해야 하고, 선택과목제도의 혜택을 보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제도의 원래 취지를 잘 살리기 위해서 학교가 소수 과목을 개설하는 데 따르는 현실적 문제들을 해결할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한두 명의 학생이 선택한 과목까지 개설하자는 말은 아니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학생이 신청하는 경우에는 그 한도를 낮추어  학생 수가 적어도 개설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강사 초빙을 할 때 교육청에서 학교를 지원하여 제도의 취지를 살리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러한 노력을 통해 학생들이 다양한 과목을 수강하고 자신의 진로와 흥미를 살릴 수 있게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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