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하의 시사 칼럼] 휠체어를 타며 발견한 세상

얼마 전 체육 시간에 수업하다 넘어져 복숭아뼈가 부러지게 되었다. 넘어졌을 때는 인대가 늘어나는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정형외과에 가 보니 뼈가 부러졌다고 한다. 그래서 깁스해야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는 평소에 건강하고 크게 다친 경험이 없어서 내가 골절이라는 것에 놀랐다. 게다가, 내가 휠체어를 타게 되어 내 의지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없다는 것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처음에 체육 시간에 넘어질 때도 조금 삐끗한 것일 테니 바로 일어나서 뛰면 될까 생각했지만, 병원에 갔더니, 뼈에 금이 갔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다리를 다치고 나서 목발로만 이동하기에는 다른 한쪽 다리에 무리가 가고 먼 거리를 이동하는 데에도 지장이 있어 휠체어를 타고 여러 군데를 이동하게 되었다. 필자는 처음에는 휠체어를 중증 장애인분들이나 거동이 불편하신 어르신분들께서 사용하는 의료기구로만 생각했으나, 나처럼 살짝 골절이어도 휠체어를 탄다고 한다. 또한, 실제 필자의 어머니 지인의 말에 따르면, 다리를 다치고 목발을 짚었는데, 어깨와 골반에 무리가 가고, 휠체어를 탔다고 한다. 그 후 다리 다치면 휠체어 타기를 권하고 있다고 한다. 나는 휠체어를 타며 내가 휠체어, 목발 등과 같은 의료기구를 너무 한정적이고 편견적인 시선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멀쩡하게 다닐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휠체어를 타고 다니면서 보이기 시작했다.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기에는 평소에는 아무 문제 없던 문지방, 그냥 지나갈 수 있었던 작은 계단, 깨진 보도블록 등 불편한 것들이 너무 많았고, 좁아서 휠체어를 타고 갈 수 없는 곳들도 너무 많았다.

 

그리고 사람들이 나를 보는 시선도 의식하게 됐다.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고 그러면서 얼마 전부터 언론에서 시끄러웠던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그 뉴스를 처음 들었을 때는 '그저 휠체어를 타는 게 불편하겠구나'라고만 생각하고 말았지만, 잠시 휠체어를 타고, 목발을 짚는 것도 불편한데 평생 휠체어로만 생활해야 한다면 휠체어를 타야 하는 사람들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것이 그들에 대한 엄청난 특혜를 주는 일이기만 할지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사회가 이동권을 어떻게 보장해야 할지도 생각하게 되었다. 공공장소와 거리에서 우리가 장애인을 보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그들은 보통 시설로 보내지기 때문이다. 그들을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시선들이 있고, 그들이 거리에 나서려면 그들을 보호해야 할 누군가가 늘 옆에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보호자가 없이 혼자 다녀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만큼 우리 사회가 안전하지 않다.

 

우리는 하물며 미디어에서도 장애인은 볼 일은 거의 없다. 장애인을 비장애인과 같은 한 인간이 아니라, 이동권이나 학습권 등 장애인이 처해있는 문제를 그저 사회적 이슈로만 다루고 있다. 장애인을 차별하고, 장애인이라고 기피하며 꺼리지 말고 장애인들이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가까운 곳에서 보고, 접하며, 이 장애인에 대한 차별의 장벽을 없애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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