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인의 교육 칼럼] 공교육을 위협하는 사교육

 

 

대한민국은 교육열이 굉장히 높은 국가이다. 그리고 이러한 한국의 교육 열기에 빠지지 않는 주제가 바로 사교육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교에서 치르는 각종 시험을 대비하려면 사교육에 의지해야한다. 학원에서 학교 기출문제들을 풀어보고 학교에서 배운 것보다 어려운 난이도의 개념도 배운다. 다시 말해, 학생들은 학교에서 배우는 것만으로는 학교 시험에 충분히 대비할 수 없다. 학교에서 배운 것들을 출제하는 시험인데, 학교에서 배우는 것만으로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니 참 아이러니하다.

 

실제 학교 수학 시험 난이도에 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수학 교사들의 64.4%가 "수업에서 가르친 것보다 더 어렵게 시험을 출제한다"고 응답했다. 게다가 중고등학교 수학 교사들 중 68.8%는 "사교육이 학교 수학 시험에 대비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대부분의 학생들도 의견이 비슷했다. 중·고등학생 60.5%가 "수학시험 문제가 수업시간에 배운 것보다 더 어렵다"고 답했으며 '학교 수학 시험은 수학을 포기하게 만든다'에 중·고등학생 중 81.2%, 학부모의 64.3%가 동의하였다.1

 

위 결과만 보아도 사교육에 대한 의존도와 중요성이 공교육을 뛰어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굉장히 심각한 문제이다. 학교에서 하는 수업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만드며 반대로 사교육의 필요성을 높이고, 불공정한 경쟁을 만들어낸다. 사실상 부모의 경제적 형편에 따라 아이들이 받는 교육의 수준이 달라지고 학교 수업을 똑같이 듣더라도 사교육을 받느냐에 따라 성적에는 큰 차이가 나타나는 것이다. 

 

복합적인 원인들이 있겠지만 우선 학교의 평가 시스템이 달라져야 한다고 본다. 당연히 학교 교사들은 수업 시간에 가르친 것 보다 더 높은 수준의 문제를 출제해서도 안되고 학생 개개인의 역량도 살펴봐야한다. 수업에 잘 따라오지 못하는 학생들이 사교육 없이도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모든 학생들이 동등한 경쟁에 위치에 서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오늘날 사교육의 개념은 학교 수업을 보충한다는 의미보다 단지 학교에서 요구하는 것보다 뛰어난 역량을 갖추기 위한 수단에 더 가깝다고 느낀다. 그래서 학교에서도 그런 추세에 맞춰 성적의 기준을 높이며 더 뛰어난 학생들을 골라내기 위해 시험 수준을 올리기에 바쁜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시험은 성적순으로 학생들을 나열하고 더 나은 학생과 더 나은 학생을 구별하는 도구로 사용되지만 변별력과 경쟁을 부추기는 것이 본래의 시험 목적이 아니며, 학생들에게 공부에 대한 부담만 안겨줄 뿐이다.

 

1.인용-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842791&CMPT_CD=P0010&utm_source=naver&utm_medium=newsearch&utm_campaign=naver_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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