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형의 영화 칼럼] 화려한 디즈니 월드 건너편 또 다른 세상


 

 

 

'플로리다 프로젝트'. 아마 모두가 처음 들어본 것일 것이다. 이것은 두 가지 의미가 존재한다. 먼저 첫번째는 디즈니 월드 건설 계획을 일컫는 말이다. 1965년 테마파크를 건설하기 위해 플로리다 주 부동산 매입을 위해 만들어진 프로젝트 이름이다. 그리고 또 다른 의미로는 미국 정부의 주거 복지 정책 이름이다. 당시 집이 없는 사람들을 위한 지원 정책이었는데 저소득층들이 매주 방세를 내면서 장기 기간동안 살아가는 프로그램을 뜻하는 것이다.1

 

아이들은 놀러가는 것을 좋아한다. 가까운 곳이든 멀리 있는 곳이든 신나거나 재밌을 것 같은 곳은 아이들에게는 천국이다. 하지만 그런 곳을 갈 수 있는 것이 아이들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입장료나 혹은 여건이 되지 않아 갈 수 없는 그런 아이들도 존재한다. 또한 그런 아이들 중에서도 그런 사정을 알고 있는 듯 어른들을 위해 아무렇지 않은 척한다. 그 아이들은 그런 아름답고 신나는 곳을 눈으로 보기만 할 뿐, 그들만의 방식으로 스스로 위로하며 논다. 그런 아이들은 살아가는 환경이 그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저 순수하게 그곳에서 살아남으며 논다. 아니면 모른 척하는 것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번에 나올 영화 속에도 이런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숨겨진 삶과 어른들 뿐만이 아닌 아이들이 살아가게 되는 삶이 그려진다. 꿈과 희망이 가득 찬 디즈니 월드. 하지만 그 반대편 화려함 속에 감춰진 또 다른 세상이 그려진다. 영화 <플로디다 프로젝트>이다.

 

아이들의 꿈과 희망이 가득한 디즈니 월드가 있는 플로리다에 사는 미혼모 ‘핼리’와 여섯 살 ‘무니’. 하지만 그들은 그런 밝은 곳과는 다르게 건너편 숙박비용이 저렴한 매직캐슬이라는 모텔에서 장기 숙박 중이다. 그곳에는 핼리와 같은 극빈층에 속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었고 무니와 같은 아이들도 살고 있다.

 

어느 날 어느 때와 같이 무니와 친구들은 다른 모텔인 퓨처 랜드에 새로 이사 온 아주머니를 보게 된다. 아이들은 새로 온 아주머니 차에 침 뱉기 놀이를 하며 놀고 아주머니와 같이 온 ‘잰시’와도 친해지게 된다. 아주머니는 무니의 엄마인 핼리에게 아이 교육을 제대로 하라고 말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이를 방관하는 모습을 보고 아이가 왜 이런 지를 느끼게 된다.

 

어느 날, 아이들은 놀 거리가 별거 없어서 재미난 것을 찾으러 다니다가 크고 작은 사고를 치게 된다. 이 일로 인해 같이 놀던 ‘스쿠티’는 같이 놀 수 없게 되고 그의 엄마 ‘애슐리’는 핼리의 친구였지만 그 일 이후 거리를 두게 된다. 친구였던 사이기에 애슐리가 일하던 식당에서 무료로 와플을 공급받았지만 그것마저 잃게 된 것이다.

 

핼리는 향수를 싼값에 사서 주변 콘도에 가서 관광객들에게 무니와 함께 가 판매하며 돈을 벌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직원들에게 저지를 당하고 결국 핼리는 몰래 성매매까지 하게 된다. 이런 것을 눈치 챈 모텔 매니저 ‘바비’는 그녀에게만 적용되는 특별 규칙도 만든다. 바비는 그만큼 모텔의 균형을 매우 잘 잡고 있고 매일 같이 아이들을 겉으로는 무뚝뚝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지켜주고 도와준다.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는 약간 혼란스럽고 '뭐지?' 라는 생각이 떠오른다. 그저 평범한 아이들이 노는 모습이 나오는데 그렇게 나이가 많지도 않아보이는 아이들이다. 하지만 늘 장난끼 가득하고 악동같은 모습이고 거기에 맞는 행동을 하며 놀면서 거짓말하고 욕도 가리지 않고 막 해버리는 모습이 약간 이상한 아이들 같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의 부모를 보다보면 왠지 이해가 되는 것 같다. 그 아이들은 가정과 사회로부터 방치된 아이들이었고 주인공 여자아이 "무니"는 그것이 다른 아이들보다 더 심했던 것이다.

 

엄마는 매번 마리화나를 피고 있고 직업도 없는 채로 늘 친구의 도움을 받아 생계를 유지해 나간다. 그리고 불법으로 일을 하는 등 보통 엄마라고 하기에는 조금 자격이 없어 보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그 엄마도 자신이 딸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을 최선으로 하는 것이었고 늘 무디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저 그것이 마치 내일은 없다는 듯 행동하기 때문이다.

 

이 영화 속 배경으로 나오는 모텔도 인상깊다. 모텔은 누가봐도 예쁘다고 생각할 만큼 보라색과 성모양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예쁜 배경 속에서 그렇지 못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이러니하면서 매력적이게 다가왔다. 그런 예쁜 배경 속에서 누군가의 힘들고 비극적인 현실을 나타내주는 것이 매력적이었던 것 같다. 또한 디즈니 월드라는 꿈과 희망 가득 찬 공간이 바로 건너편에 있는데 그런 이미지를 볼 수 없는 아이들이 그곳에 살아가는게 안타깝다고 생각한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나무 한 그루가 나오고 비록 쓰러졌지만 그대로 자라나는 나무였다. 마치 그 영화 속 주인공 "무디"가 그렇게 나무처럼 쓰러졌지만 그대로 자라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본다.

 

각주

1. 참고: https://www.hankyung.com/economy/article/2021010829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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