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교내대회 속 선택과 집중

-학생인권의 달 기념대회

 

지난 10월 23일, 수지중학교에서 학생인권의 달 기념대회가 열렸다. 이번 대회는 5,6교시 수업시간을 내어 전교생이 참여하는 가운데 치루어졌다. 학생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학생인권을 표현했다.

 

그러나 대회에는 아쉬운 점도 있었다. 가장 큰 아쉬움은 대회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학생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연필로 겨우 몇 자를 쓴 후 엎드려서 잠을 청한 학생들도 있었고, 숙제를 꺼내서 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물론 대회 입상이 필요하지 않은 학생들도 있고, 대회에 어느 정도의 성의를 쏟느냐는 본인이 선택할 문제이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 대한 학생들의 무관심은 자신의 권리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으로도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는다.

 

이는 필자의 학교에서 열리는 대회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현재 대부분의 교내대회는 학생들의 산출물을 보는 데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러나 대회의 취지가 궁극적으로 학생들을 계몽시키고 교육하기 위한 것이라면 현재의 진행 방식은 바뀔 필요가 있다.

 

현재의 대회는 전적으로 학생의 준비성과 성의에만 의존하는 방식이다. 이는 학생의 작문 능력이나 미술실력을 평가하는 데에는 적합하다. 그러나 대회에 성심성의껏 참여하는 학생만 주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새로운 것들을 배울 수 있다는 맹점이 존재한다. 이러한 방식은 최대한 많은 학생들이 대회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게 한다는 목표와는 거리가 있는 결과를 낳게 된다.

 

그렇다면 최대한의 학생들을 계몽시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필자는 대회를 진행하며 학생들에게 관련 기사 등 주제와 관련된 자료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학생들은 대회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지급받은 자료를 살펴볼 것이고, 모든 자료조사와 학습을 학생의 몫으로 떠넘길 때보다는 더 많은 학생들이 주제에 대해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 방식에도 문제가 존재한다. 자료가 주어지게 된다면 대부분이 자료에 근거해 결과물을 산출해 내기 때문에 비슷한 맥락의 결과물들이 나올 수 있다. 자료조사를 재량으로 맡겼을 때 만큼의 다양성은 나타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비슷한 내용의 결과물은 이후 심사 과정에서 학생들의 우열을 가리는 데 방해 요소가 되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자료를 제공한다는 것은 심사가 힘들어진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결국 대회의 목표가 무엇이냐에 따라 이상적인 진행방식도 달라진다. 평가가 목적이라면 현재의 방식이 이상적인 방식이지만, 교육이 목적이라면 대회 방식이 조금 바뀌었을 때 더 좋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현실적으로 두 가지 토끼를 모두 잡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에 둘 중 하나에 초점을 맞추고 잘 운영하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앞으로도 대회의 취지에 맞는 학교의 교내대회 운영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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