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율의 시사 칼럼] 나누지 말고 모아라

이제는 분열보다 화합을 추구해야 할 때

사람은 다른 사람을 칭찬하는 것과 비난하는 것 중 어떤 것을 더 좋아할까. 이에 대한 내 생각은 비난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는 것이다. 남과의 경쟁에 있어 상대를 칭찬하는 행위는 말 그대로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높이는 말이다. 남을 칭찬하면 그만큼 자신의 입지가 떨어지는 것 같기도 하다. 반면 비난하기는 어떤가. 갖가지 이유를 가져다대며 상대를 조롱하면 나는 가만히 있을 지언정 상대방을 나락으로 떨어뜨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이 행동을 우리같은 평범한 시민이 아닌 한 나라를 이끄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하게 된다면 그걸 보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또 그 행동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오늘의 주제는 정치인들의 '네거티브'이다.

 

요즘 정치판에서 가장 뜨거운 화젯거리는 아마 누가 대선후보가 되느냐 일것이다. 한 정당에서 한 명의 후보만을 배출할 수 있는 규정이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같은 당원들끼리도 서로가 더 많은 표와 지지율을 얻어 대선후보가 되고 싶어한다. 서로 하나의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것을 보면 대통령을 향한 그들의 의지가 얼마나 투철한지를 알 수 있지만 최근에 들어서는 조금 다른 생각이 들기도 한다. 바로 경쟁의 방식 때문이다. 후보들은 서로의 공약이나 비전을 두고 팽팽하게 경쟁하여 국민의 마음을 얻지만, 유독 대선 시즌만 되면 서로에 다한 비방과 비난, 높은 언성과 저급한 단어들이 오고간다. 이번 글에서는 그들이 왜 이러한 전략을 선택했고, 이는 국민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다.

 

 

먼저 이 글에서의 비난, 비방의 용어를 네거티브라는 그 의미가 폭넓고 매체에도 많이 비치는 용어를 사용하도록 하겠다. 네거티브가 사용되는 주체와 객체의 관계는 개인과 개인, 개인과 단체, 단체와 단체 이렇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각각의 경우를 예시로 들어보자면 이재명후보와 이낙연 후보의 네거티브 공방전을, 윤석열후보와 여당의 신경전을, 가장 자주 접하는 여야 간의 충돌이 그 예시이다.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의 독자는 뉴스에서 한번씩은 들어봤을 내용이다.

 

이들의 경쟁의 공통점을 찾아보자면 정치 과정에 불필요한 질의응답이나 태도, 언론플레이 등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가 가장 잘 들어나는 곳은 아무래도 후보자들 간의 토론을 하는 시간일 것이다. 대부분의 후보자들이 과거에 했던 상대방의 실언을 가져와 이를 큰 문제로 발화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본인들의 정책보다 말 한마디 한마디를 꼬투리 잡으며 길게 늘어뜨리려는 태도만 취하고 있다. 이는 토론을 지켜보는 국민들이나 토론에 참여하는 다른 후보자들, 길게 보아서는 그런 태도를 취한 본인에게도 이로울 것이 하나없는 백해무익한 행동이다.

 

이 동영상은 이재명후보와 이낙연후보의 토론 당시 경쟁 상황을 요약한 영상이다. 영상화를 위해 짧게 요약한 것임을 고려해 보아도 이번 경선 토론회에는 서로에게 실소를 남기는 장면이나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이 많이 등장한다. 또한 민주당 경선 4명의 후보자들이 토론 때 어떻게 상대방을 공격하는지에 대한 키워드가 나와 토론의 양상이 대강 어디로 흘러가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토론에서의 신경전은 중요한 요소이다. 상대방의 말실수를 유발하며 논리적인 답변이 어렵게 하기 위함이다.1

 

하지만 내 생각에 이들은 토론의 목적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듯 하다. 이들은 한 정당의 대표가 되기위해 경선에 참여한 인물들이다. 이들에게 있어 토론의 목적은 국민들에게 자신이 내세운 공약이 얼마나 도움이 되고 실효성이 있는지 어필하기 위함이다. '날 좀 뽑아주소' 하고 자신을 뽐내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논리적인 근거를 통해 자신을 높이는 것이 아닌, 상대의 발언 하나하나에 긴 동아줄을 던져 어떻게든 끌어내리려고 하는 자세를 가지고 있다.

 

상대방의 정책과 발언을 비판하는 것이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저 토론의 목적과 일절 상관도 없는 상대방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이게 옳다고 생각하십니까?' '전에 그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와 같이 상대방이 쩔쩔 매는 질문만 던지는 것이 해롭다는 것이다. 이를 보는 사람들은 '기삿거리 만들려고 작정했네'와 같이 부정적인 인식으로 바라볼 것이다. 이는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될 사람이, 한 나라의 얼굴이 될 사람이 상대방을 깎아내리기만 하는 것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정치인들이 자신을 높이는 것이 아닌 상대방을 추락시키는 이른바 '네거티브 전략' 을 고수하는 이유도 이해가 가긴 한다. 자신과 경쟁하고 있는 사람들은 최고의 대학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둔 수재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회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대체로 다를 수 있으나,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겹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때문에 대부분의 정치인들은 차별화된 정책을 만들기에 힘쓰기보다는 매체를 통한 자신의 이미지메이킹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는 정치인들이 편가르기에 중심에 서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하는 이유이다. 확실한 타겟층을 선별하고, 그곳에만 자신의 정책, 신념, 이미지를 끼워 맞추는 것이다.

 

오마이뉴스가 리얼미터에게 의뢰한 자료를 보면 성별, 연령, 이념 성챵, 지역에 따라 각 정당의 선호도가 심히 요동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정치인들은 이 기준에 맞는 군중을 포섭하여 자신의 편으로 만들려고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문재인 대통령의 페미니스트 선언 발언이 있다. 현 대통령인 그는 사회에 널리 퍼진 성차별, 성고착화 문제를 두고 여성의 사회적 진출을 지지하는 것을 내세운 바 있다. 이는 아무래도 자신의 지지층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할 여지를 남기기도 한다.

 

나는 하루빨리 뉴스개시판에 '네거티브' 의 흔적이 사라지길 바란다. 국민들이 투명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서로에 대한 비방과 무분별한 비난 보다는, 서로의 정책에 대해 관심을 갖고 서로 발전시켜 나가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좋다. 국민들은 발전된 교욱으로 사회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을 갖게 되었으며, 이는 다시말해 '속세가 뻔히 보이는 일' 이 더이상 쓸모가 없다는 얘기이다. 국민들은 이성적이고, 논리적이며 자신을 잘 대변해줄 리더를 원한다. 화합하며 서로 경쟁하는 좋은 모습을 보이길 바랄 뿐이다. 물론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할지라도 그것은 분명 우리가 바라봐야할 목표이다.

 

각주

1.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ZNSBLk6Adz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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