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도연의 사회 칼럼] 키오스크, 이대로 약자 배척의 상징이 될 것인가

 

기술이 발전하면서 무인으로 대체되는 서비스가 증가하고 있다. 신문과 음료를 파는 매점을 영어로 ‘키오스크(Kiosk)’라고 하는데, 키오스크는 우리 주변 주유소나 패스트푸드점, 매표소 등에서 자주 접할 수 있게 되었다. 키오스크의 등장과 빠른 보급은 누군가에게는 기술 발전의 선물이며 삶이 편리해진 수단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키오스크가 도태된다는 감정을 느끼게 해줄 존재이다. 키오스크가 가진 특성을 살피며 편리하다는 이점에 가려져 고립되는 사람들을 생각해보고자 한다.

 

코로나19로 폭증한 키오스크

키오스크는 우선 기계를 설치해두면 인건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이 빠르게 도입하고 있다. 게다가 사람과 사람 간의 교류를 줄여야 하는 코로나19 상황까지 더해지며 키오스크를 사용하는 가게가 대폭 늘었다. 키오스크 시장이 2009년 1천억원 규모에서 지난해 3천억원 규모로 급성장했다1)는 사실을 통해 키오스크 사용의 증가를 실감할 수 있다.

 

금세 기계에 적응할 수 있는 사람들은 키오스크의 등장이 삶에 굉장한 편리함을 가져다 줄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서비스 제공에서 소외된다.

 

키오스크, 모두를 위한 기술인가?

키오스크는 유아, 휠체어 사용자, 신장이 낮은 사람들에게 알맞은 눈높이를 제공하지 않는다. 시각 장애인을 위한 점자도, 음성 서비스도 제공하지 않는다. 기계에 능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어떻게든 키오스크를 이용해 보려 천천히 애를 쓰다가 멈춘 채 약 10초가 지나면, 화면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버린다. 키오스크는 약자를 배척한다.

 

화면을 가득히 메우는 선택지를 여러 번에 걸쳐 눌러야 하고, 각종 결제 수단을 선택해야 하는 등 키오스크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겐 이 모든 것이 포기를 고민하게 하는 과정의 반복이다. 키오스크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면 매장 점원에게 부탁할 수는 있을까? 그렇지 않다. MBN의 인터뷰2)에서는 “시각장애인 20대 허우령 씨는 "다른 손님들 앞에서 직원에게 (키오스크로 주문할 수 없는) 사정을 이야기하는 게 민망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이어 "키오스크를 써보려 해도 뒤에 사람이 있는 게 느껴지면 눈치가 보여 포기한다"고 털어놨습니다. 시각장애인 30대 박 모씨는 "주방에서 바쁘게 일하는 직원에게 도움을 청하면 나 때문에 하던 일을 멈춰야한다"며 "꼭 가시방석이 된 것 같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러면서 "마음이 다치지 않는 따뜻한 서비스를 받고 싶다"고 호소했습니다.”라고 시각장애인들의 키오스크 관련 호소가 언급되어 있다. 이미 키오스크가 당연하게 자리잡고 있는 매장에서는 점원을 부르기도, 뒷사람에게 도움을 청하기도 어렵다.

 

 

기술 발전에 따라 사회가 가져야 할 지향점

 

신기술이 현재 인류에게 편리함을 가져다 주는가? 과연 모든 인류일까. 기술의 발전은 인간이 보다 나은 삶을 살게 해주는 수단이다. 그러나 현재는 기술의 발전과 보급이 불친절하게 이루어지는 상황인 것인데도, 디지털 약자들은 사회의 짐이라는 인식을 받는다. 사회가 심어놓는 기술의 편리성에 가려져 소외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지 못하는 사회는 정의롭지도 못하다. 편리하다는 것의 기준은 상대적이고 주관적인 것이다. 우리는 사회에 존재하는 무수하고 다양한 형태의 삶을 바라보고 존중하며 공존하기 위해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1)인용: https://www.inews24.com/view/1425161

2)인용: https://www.mbn.co.kr/news/society/4406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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