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규식의 과학 칼럼] 심해 속 생물들에 관한 이야기

 

 

어려서부터 바다를 동경해왔다. 정확히 말하자면 바다에서 살아가는 존재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심해와 심해 생물들의 이야기가 주는 매력에 빠지곤 했다. 보통 심해 생물이라고 하면 공포감을 느끼고 심하면 거부감이 드는 사람들도 있다. 북유럽에서는 크라켄이란 심해 바다 괴물에 대한 신화가 있을 정도니 그 공포는 뿌리 깊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바다는 말 그대로 인류의 보고(寶庫)다. 흥미로운 탐구 대상이자 동시에 관찰의 대상이 되어야 옳다. 게다가 바다는 우리에게 알려진 것보다 알려지지 않은 것이 더욱 많고, 심해는 미지의 영역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다. 심해 생물에 대한 관심과 연구는 그래서 필요하고 또 중요하다.

 

우리가 심해나 그 속의 생물들을 직접적으로 경험하기란 어렵다. 우리 모두 글이나 영상으로 접해보았을 뿐이다. 짙은 청색(혹은 어둠)과 낯선 형체를 지닌 생물들, 그리고 알 수 없는 소리까지 힘을 합쳐 신비로운 동시에 두려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심해를 막연히 깊은 바다, 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심해란, 대략 수심 2km 이상의 바다로 사람이 수압 때문에 견딜 수 없는 공간을 의미한다.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생물들을 우리는 심해 생물이라 부른다. 

 

심해 생물들은 심해라는 극단적인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이한 생김새와 독특한 습성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우리의 상상 이상으로 많은 수와 종류가 존재한다. 심해 생물들이 깊은 바다에서 생존할 수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물론 먹이나 빛과 같은 요소들도 중요하게 작용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심해 생물들이 심해의 엄청난 압력을 견디고 살아갈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심해 생물들이 압력을 견디는 방법은 다양하다. 몇몇 생물들은 몸에 공기를 가지지 않는다거나 부레에 오일을 넣는다거나 또는 압력을 견디기 위해 연골을 가지는 방법으로 살아가고 있다.2

 

그렇다면 심해 생물들의 특징으로는 어떠한 것이 있을까. 모든 심해 생물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공통된 특징은 이렇다. 큰 눈과 어두운 계열의 색 그리고 먹이 사냥이나 번식을 위한 발광 기관의 유무, 소량의 근육, 일반적인 동물들과 다른 소화기관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 심해 생물들은 예를 들어 심해 아귀, 풍선 장어, 배럴아이, 세발치, 덤보문어, 바이퍼 피쉬 등이 있다.3

 

이러한 심해 생물들을 바라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기괴하다. 괴물같다. 징그럽다. 쉽게 들 수 있는 감정이지만 거부감보다는 호기심과 신기함이 더 컸다. 저 독특한 생김새는 심해에 적응하기 위해 선택된 진화의 결과물일 것이다. 어떤 자연선택이 이들을 이런 형태로 만들었을지 궁금했고 심해란 생존의 극한 환경에 적응하기 이들은 어떤 변화를 겪었을지 알고 싶어졌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심해 생물인 배럴아이를 중심으로 궁금증을 풀어보았다. 일반적인 심해 생물과 다르게 무섭게 생기지 않았고 전후좌우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눈을 지녔단 특징에 매력을 느꼈기에 흥미가 더욱 생겼다. 

 

사실 배럴아이는 특정 종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Opisthoproctidae과에 속한 동물들을 통칭하는 말이다. 배럴아이는 심해 600미터 부근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의 눈은 빛에 매우 예민하며 눈을 움직여 전후좌우상을 모두 확인할 수도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들의 사진을 바라보면 머리 앞에 있는 구멍 두 개를 눈이라고 오해할 수 있는데 사실 머릿속에 있는 초록색 물체가 눈이다. 배럴아이는 전후좌우로 움직이는 눈을 이용해 상대를 빨리 확인하고 이동한다. 이들은 정밀하게 움직일 수 있는 지느러미를 이용해 먹이를 섭취한다. 게다가 이들의 소화기관은 매우 커 다양한 생물을 먹을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4  

 

심해와 심해 생물에 대한 연구가 더욱 활발해져야 한다고 본다. 심해는 탐사할 가치가 매우 풍부하다고 생각을 한다. 미지의 영역이며 인간이 가기 어려운 환경이기에 두려움이 먼저 생길 수 있지만 이 생각을 뒤집는 것도 즐거운 역발상이다. 아는 점이 없는 만큼 알아갈 수 있는 사실이 많다고 말이다. 우리의 일상과 동떨어진 장소와 존재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고 본다. 우리 인류는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다양한 방면으로 심해 그리고 심해 동물과 상호작용을 하고 있다. 인류 또한 바다에서 온 생물이니 말이다. 또 거대한 지구는 사실 수구라고 해도 될 정도로 바다가 넓지 않은가. 우리의 삶은 바다 그리고 바다 깊은 속 심해와 떨어져 있지 않다. 심해와 심해 생물에 대한 연구가 더욱 활발해지고 일반 대중의 관심도 커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직 심해에는 알려지지 않은 많은 종들의 생물들이 우리와 같은 시간대에 살아가고 있다. 지금도 많은 과학자들이 그들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나도 언젠가 그런 과학자가 되기를 희망하며 오늘도 바다와 그 깊은 곳 심해에 대해 생각을 해본다. 5월 31일은 바다의 날이다. 바다의 날을 기념하여 우리 모두 한 번쯤 바다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참고 및 인용자료 출처

1.인용: https://ko.wikipedia.org/wiki/심해
2.참고: https://www.mk.co.kr/news/home/view/1999/05/39486/
3.참고: https://neal.fun/deep-sea/
4.인용: https://namu.wiki/w/통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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