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윤의 시사 칼럼] 개고기 식용 문제, 개인의 자유에 맡겨야 할까

 

 

한 지역의 식문화는 그 지역의 사회적, 자연적 요소 등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형성된다. 따라서 식문화는 국가와 국가, 심지어는 국가 내에서도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 다른 나라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한국의 특이한 식문화 중 하나는 바로 개 고기를 먹기도 한다는 점이다. 개는 오랜 시간 인간들의 곁을 지키며 반려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국민 대다수가 소나 닭, 돼지와 같은 가축들과는 현저히 다른 인식을 가진다. 개고기 식용 문제에 대한 갑론을박이 끊이지 않고 있는 이유이다. 

 

현재 대한민국의 법률에서 개는 축산법과 식품위생법의 적용 대상이지만 도축이나 유통 과정에 있어서의 위생 규제를 하는 축산물위생관리법의 대상은 아니며, 개고기에 쓰이는 개를 키우고 도축하는 개농장의 대다수는 미신고 상태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매우 비위생적이라는 지적이 있다. 축산법과 식품위생법만으로는 도축 및 유통 과정에 있어서 위생을 보장하기 어렵다. 개고기 식용을 반대하는 측은 이러한 위생 상태의 불확실성을 근거로 들어 개고기 식용에 반대한다.1 

 

개고기 식용을 찬성하는 측은 개고기의 도축 및 유통 과정에서의 위생 상태가 문제라면 규제를 높이고 축산물위생관리법의 대상에 개를 포함시켜 충분히 개고기의 위생을 보장할 수 있으니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이들은 개를 축산물위생관리법의 대상에 포함시키자고 주장한다. 하지만 개를 축산물위생관리법의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은 개고기 식용 반대측에 의해 완강히 거부되고 있다. 그들은 '비위생적인 개고기'의 섭취 금지가 아니라 개고기의 섭취 자체를 근절해야 한다고 말하기 때문이다.2 

 

그들이 개고기 섭취를 반대하는 가장 주된 근거는 앞서 말했듯 개의 지위가 다른 가축들과는 다르다는 점이다. 개는 다른 가축들과 달리 지능이 높으며 오랜 기간 인간의 동반자로서 인간을 보호해 줌과 동시에 인간의 곁에서 다양한 정서적 상호작용까지 할 수 있는 동물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주장은 동물권 보호를 위해 육식을 하지 않는 사람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그들은 동물들이 종에 따라 지능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모두 정서적인 교감이 가능한 감정을 느끼는 생명체이며 동물을 가축과 집동물로 나누는 것부터가 잘못되었다고 주장한다.3 

 

여전히 한국에는 개를 식용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보양식으로 인기인 개고기를 얻기 위해 개농장까지 운영될 정도이다. 필자는 개고기 식용을 개인의 자유에 맡겨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개고기의 도축 및 유통 과정에서의 위생이 보장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개농장이 운영되는 방식에서의 윤리성 문제 또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개농장에서 식용으로 키워지는 개들은 비좁은 철장에 갇혀 철장이 발바닥을 파고듦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조치도 받지 못한다. 비위생적인 먹이를 먹고 비위생적인 공간에서 생활하는 개들의 문제는 도축 및 유통 과정의 위생을 떠나 그 자체로 한 생명에게 있어서 매우 비윤리적인 행동이다. 더러는 개고기를 얻기 위해 타인의 반려견을 훔쳐 도살장에 맡겨 버리는 경우도 있다. 

 

물론 개가 소와 돼지, 닭과 같이 축사에서 키우는 동물이 아닌, 인간과 정서적으로 교감하는 동물이라는 이유로 개고기 식용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소와 돼지 등 가축에 비해 개가 인간의 일상에 더욱 밀접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 자체가 식용 반대의 이유이기보다는 가장 가까운 동물조차 식용하고자 하는 인간의 모습이 매우 비윤리적이고 잔학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고기를 섭취한다는 것은 한 생명의 희생을 필연적으로 수반하기 때문에 그 자체로 감사하고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러지 않음을 넘어 가장 가까운 동물조차 식용으로 여기는 인간의 모습에 공포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개들은 인간들의 미식을 위해 비좁은 개농장에서 길러지고 있다. 개고기의 섭취가 개인의 선택이라는 주장은 개인의 자유라는 측면에서 비추어 보았을 때 얼핏 보아 타당한 주장일 수도 있으나, 개고기 식용은 그 대상이 인간의 가장 가까운 반려 동물이라는 점에서 더 많은 동물의 생명권에 대한 등한시 현상의 정당화 근거로 악용될 수 있고 매우 비위생적이고 비윤리적인 행동이다. 오랜 기간에 걸쳐 자리잡은 고유한 식문화의 뿌리를 한순간에 뽑기란 불가능에 가깝지만 나부터 개고기를 먹지 않고 주변인들의 개고기 섭취를 만류하는 등 작은 행동부터 시작한다면 언젠가는 개고기 섭취라는 문화의 막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참고 및 인용자료 출처

1.참고: talk.etoday.co.kr/vote/view?sno=113
2.참고: post.naver.com/viewer/postView.naver?volumeNo=16533928&memberNo=38212397&vType=VERTICAL
3.참고: talk.etoday.co.kr/vote/view?sno=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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