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인의 스포츠 칼럼] E스포츠, 올림픽에서 만날 수 있을까

 

 

흔히 스포츠를 생각하면 보통 무엇이 떠오르는가? 아마 몸을 잽싸게 움직이는 선수들과 넓은 경기장이 생각날 것이다. 하지만 요즘 새롭게 각광받는 E-스포츠는 좀 다르다. 몸을 움직이지도 않고 넓은 공간도 필요없으며 말 그대로 사이버 공간에서 스포츠를 즐기는 것이다. 인기 게임들과의 신선한 접목으로 E-스포츠는 젊은이에게 각광받는다. 그런 와중 e스포츠를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하자는 의견도 나오며 e스포츠와 올림픽을 향한 관심이 뜨겁다. 정말 E-스포츠를 올림픽에서도 만나게 될 수 있을까?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등 국제 스포츠 기구들은 아직 e스포츠의 올림픽 정식 종목 채택을 보류하고 있다. 과연 e스포츠가 올림픽이 추구하는 가치에 맞는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흔히 올림픽에서 이루어지는 전통 스포츠들의 공통점은 신체활동이다. 하지만 e스포츠는 신체활동을 포함하지 않고, 일부는 폭력성까지 내제되어있다. e스포츠가 전통 스포츠의 조건에 부합하지 않고 또 기존 올림픽의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다.1 


그렇다고 e스포츠가 올림픽에 입성하는 것이 마냥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현재 e스포츠는 엄청난 주목을 받고있으며 우리나라가 선두에 있어 나날히 발전하는 산업이다. 전 세계 사람들, 특히 10~20대가 열광하고 많이 소비하는 스포츠이기에 스포츠 국제기구들은 e스포츠를 그저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e스포츠가 전망이 매우 좋은 스포츠인 것은 사실이나 e스포츠를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하는 것에는 많은 의문점들이 남는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e스포츠는 올림픽의 목적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올림픽은 단지 모든 종류의 스포츠의 총합이 아니다. 고대 그리스에서 처음 시작해 인간의 아름다운 몸놀림과 신체동작을 가치로 두는 경기인 것이다. 고대에서부터 유래한 올림픽 정신을 현대적 차원에서 이해하는 것은 올림픽 자체의 의미를 퇴색시킬 수 있다. 현대적 가치관의 변화에 따라 전통 올림픽 종목의 기준을 무너뜨리려 한다면 결국 전통과 과거의 가치를 지켜야 할 이유는 사라질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는 e스포츠를 올림픽의 정식 종목으로 채택할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


또한, e스포츠 소비자들의 대표성은 올림픽 스포츠로 채택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 여전히 e스포츠의 소비자 기반은 다른 올림픽 종목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다. 이를 즐기는 소비자들도 주로 젊은 층에 한정돼 있고, e스포츠는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정당성과 대표성이 여전히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e스포츠는 오래전부터 인류가 지향해왔던 스포츠의 기준과 관점을 새롭게 바꾸었고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e스포츠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다. 하지만 올림픽은 세계가 지켜야할 전통적 가치와 의미가 있는 대회로서 e스포츠의 올림픽 입성이 좋은 선택이 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각주

1.인용 -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190606/958745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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