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진의 스포츠마케팅 칼럼] 스포츠 선수의 팬덤 문화 만들기

 

오래된 스포츠 팬으로서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 생각보다 스포츠 스타들의 인기와 생명력이 길지 않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스포츠 선수였던 스타들이 어느 날 갑자기 실력하락으로 사람들의 관심에서 벗어나게 되고 은퇴의 순서를 밟거나 현역이지만 퇴물이라는 비난을 듣는 경우를 쉽게 경험할 수 있었을 것이다. 마이크 타이슨, 마라도나처럼 오랫동안 사랑받으며 경제적 가치를 드러내는 대한민국의 스포츠 스타가 탄생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일까? 우리나라는 스포츠에 쏟아붓는 예산과 국민적 관심이 세계적인 수준이다. 그럼에도 왜 아직 그러한 선수가 우리나라에서는 다수 등장하지 못하는 것일까? 내가 생각한 스포츠 스타 마케팅의 돌파구를 제시해보려 한다.

 

나는 얼마 전 국내 스포츠 선수에게서 마케팅의 한계를 느끼는 경험을 하였다.  NBA카드는 미국의 대표적인 스포츠 스타를 통한 상품 마케팅의 성공적인 사례일 수 있다. NBA 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 중, 한 명에 대한 정보가 기록되어 있으나 밀봉된 카드를 구매하는데, 카드의 내용을 구매 후 개봉하기 전에는 알 수 없으므로 약간의 사행성이 있다. 이런 부분들에 자극되어서 인기선수를 서로 갖고 싶어하는 경쟁이 생기면서 카드에 대한 인기기 날로 치솟았다. 심지어 이런 스포츠 카드는 1800년대 후반부터 시작되었으니 그 인기가 대단하다.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시도가 있었으나 유료로 우리나라 리그에서 뛰고 있는 스포츠 스타의 카드를 사고 싶은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지금은 실패한 상품으로 평가받는다.1

 

스포츠 카드 상품은 우리나라에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는 전략이었다고 생각한다. 훌륭한 선수들은 보관 시 그 가치가 증가하기도 하는 등, 수집과 투자의 두 가지 가치를 모두 지니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스포츠팀은 그 지역색이 강하지도 않고 팀과 관련한 이야깃거리도 존재하지 않는다. 단순히 연봉과 인기에 따라 팀을 이리저리 옮기는 경향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므로 수집에 관한 관심이 적고 역시 그 관심이 부족하지 투자로서도 가치가 없어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심지어 최근에는 특정 야구 선수들의 부족한 팬서비스와 관련한 논란이 있었는데, 사인이나 악수 요청을 단칼에 거절하는 그들에게서 스타성을 찾아보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 이러한 스포츠 마케팅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비책은 없을까? 나는 아이돌의 팬덤 문화에서 착안해 스포츠 선수에게 적용하는 것을 제안하고 싶다. 우리나라 아이돌의 팬덤문화는 그 양상이 매우 독특하며 세계적으로도 전례가 없을 만큼 열정적이다. 그것은 결국 마케팅적으로 상품을 생산하고 판매하기에 매우 유리한 조건을 선점한 것이란 의미이다. 팬들이 상품의 구매, 홍보, 스토리 텔링, 콘텐츠 생산까지 참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팬덤의 등장은 K팝 산업에는 절호의 기회이다.  

 

그럼 이러한 분위기를 스포츠 선수에게 적용시키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해보자. 일단 팬들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숏폼 콘텐츠를 적극 생산해야 한다. 유튜브, SNS를 통해 구단이 직접 영상을 제작해 공개한다면 장시간의 경기를 모두 시청하지 않는 시청자, 전혀 해당 스포츠에 관심이 없는 일반인이라 하더라도 선수들의 매력에 빠질 수 있을 것이다. 또 그렇게 만들어진 팬들은 스스로 새로운 콘텐츠를 제작하고 공개하는 등 이러한 분위기는 계속 증폭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스포츠 선수의 화법과 팬대면 방식에 대한 사전 교육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스포츠 선수들이 운동 실력을 향상하는 것이 우선이긴 하지만 이를 즐겨주는 팬들과 관중을 위해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하고 그들을 우대해줄 필요가 있다. 자신들에게 열광을 보여주는 팬들을 하대하고 무시할 이유는 없으므로 당연한 교육이라고 생각한다.2

 

이렇게 스포츠 선수들의 팬덤 마케팅 방법에 대해 간단하게 짚어보았다. 팬덤 마케팅을 지향해야 하지만 너무 아이돌과 같은 형태로 치우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스포츠는 강인함을 강조하는 분야이며, 이 분야의 특성상 동물적이고 본능적인 모습을 사랑해주는 팬들도 많을 것으로 사료되기 때문이다. 오히려 너무나도 획일화되고 길들어 보이는 스포츠 선수들의 모습은 역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 하지만 K팝의 팬덤 문화로부터 스포츠 마케팅계가 배워야 할 것은 분명히 존재한다.

 

<주석>

1. 참고: https://www.codingworld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1174

2. 참고: https://misaeng.chosun.com/site/data/html_dir/2022/05/03/2022050301951.html?utm_source=nave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misae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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