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승호의 시사 칼럼] 편견의 무서움

한나 아렌트, 맬서스를 통해서 보는 편견

 

편견의 위험성은 우리가 모두 알고 있지만 가장 떨쳐내기 힘든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편견은 우리의 생각 깊숙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어떤 편견을 가졌는지 찾기조차 어려우며 찾는다고 해도 완전히 없애기 매우 어렵다. 또한, 편견은 스스로 만들어지는 것이아니라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작용 사이에서 만들어지는 경우가 훨씬 많아서 편견이 겨우사라져도 금방 다시 생길 확률이 높다. 또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가 깊거나 자신이 벗어나기 힘든 국가와 같은 곳으로부터 생긴 편견은 더욱 제거하기 어렵다. 이는 많은 사람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올바른 편견으로 정당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편견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들과 편견을 없애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써내려갈 예정이다.

 

토머스 맬서스는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인구론]의 저자이다. 나는 이 책을 유시민 선생님의 [청춘의 도서]라는 책을 통해서 알게되었는데 처음 봤을 때는 매우 반감이 들었었다.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데 반해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인구를 감소시키는 요인들은 필수적이라는 주장이 나에게는 너무 비관적인 사람으로 보였기 때문이다.1 또한 맬서스가 보지 못한 미래에 있는 처지로서 그의 말이 어느 정도는 빗나갔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으니 더욱 비관적으로 보였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의 통찰력이 짐작하기 힘들 정도로 깊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비록 모든 예측이 맞지는 않았어도 아직 어느정도 유효한 면이 있으며 다른 예측들에 비해서는 너무 정교하며 예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깊은 통찰력을 가졌던 사람이 이런 비관적인 결론에만 도달할 수 있었을까? 그 이유는 맬서스는 천재인 동시에 편견에 매우 사로잡혔었던 사람이었기 때문이라고 한다.2 그는 교육이 빈곤의 극복하는 열쇠임을 받아들였지만 종교에 사로잡혀있어 그 이상으로 나아가지 못했다.3 우리는 이 사례를 통해 편견은 이 천재에게조차 뛰어넘지 못한 벽으로 작용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편견을 없앨 수 있을까? 그전에 나는 편견의 존재에 대해 무조건 부정하지는 않는다. 편견이 때로는 사회적 유대감을 만들기도 하고 의사결정을 내릴 때 유용한 면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월드컵만 되면 한국을 응원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나는 편견을 없애기보다는 먼저 편견을 만들지 않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단 짐을 빼기 전에 짐을 더 만들지 않는 것이 우선이다. 

 

그리고 이를 위한 방법은 아이히만의 재판에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단순히 상부의 명령을 따랐다고 주장했던 아이히만, 그의 죄는 분명히 고통받을 이들이 존재함에도 그에 대해 아무런 생각도 하지않았다는 것이다.우리는 이를 통해 잘못된 생각을 하는 것만이 옳지 않은 것이 아니라 잘못된 생각이 옳은지 그른지 판단하지 못하는 것도 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가 편견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법은 그 어떤 것도 개입시키지 않고 오로지 스스로 판단해보는 것이다. 처음에는 잘못된 판단을 내릴 수 있어도 언젠가는 지혜로운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존재를 의심했어 데카르트조차 늘 올바른 판단을 내리지는 않았다. 다만 조금 더 의심할 뿐이었다.

 

각주

1.참고: 청춘의 독서 유시민 80p
2.인용: 청춘의 독서 유시민 86p
3.인용: 청춘의 독서 유시민 90p,9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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