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희의 시사칼럼3] WHO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처로 본 국제기구의 한계

 

 

2020년 1월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중국 우한을 시작으로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했다. 확산 초기부터 지금까지 중국인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2월 29일 기준 중국, 한국, 일본, 이탈리아, 이란 등 전 세계 60개 국가 및 지역에서 유행 중이다. 이런 국제적인 전염병이 발생한 경우 WHO는 이 전염병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것을 막고, 전염병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여야 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의 대처가 소극적이며 특정 국가의 눈치를 본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사무총장은 감염병 확산 저지를 위한 초기 대처에 실패했다. 우선 1월 23일 중국인 확진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시점에서 국제적 공중보건 사태 선포를 반려한 점과WHO 국제조사팀을 중국에 늦게서야 파견한 점 등 때문이다. 심지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사스 확진자 수를 넘어선 시점에서 사무총장은 중국의 대처가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기자회견을 하기도 했다. 사무총장이 이런 미온적인 행보를 보여 온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은 2017년 기준 WHO의 1년 치 분담금 총액에 맞먹는 금액을 후원하겠다고 약속하며 현 사무총장 당선을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현 사무총장의 당선에 중국의 도움이 컸음이 자명하다. 고로 그가 중국을 의식하여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저지하기 위한 조치들이 늦어지고 있다고 본다. 또한, WHO는 2월 6일부터 일본 요코하마 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 여객선 확진자를 일본이 아닌 기타 지역 확진자로 집계함으로써 크루즈 확진자가 70명(2월 10일 기준)이 넘어갔음에도 일본 확진자는 26명(2월 10일 WHO Coronavirus disease 2019 (COVID-19) Situation Report 기준)으로 집계되었으며, 3월 7일 기준 확진자가 408명인 상태이다. 공교롭게도, 크루즈선 확진자를 기타 운송수단으로 집계하기 시작한 날 사무총장은 일본이 WHO에 1천만 달러 후원했다고 밝혔다. 일본에 후원금 1천만 달러는 받고 일본 크루즈선 감염자들을 일본 확진자 통계에서 빼줬다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통해 국제기구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국제기구는 회원국들의 분담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니 소위 돈줄인 국가들의 눈치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기구의 설립 목적은 세계화가 진행되며 발생하는 국제적 문제를 국제적 공조를 통해 해결을 도모하는 것임에도 말이다. 현재 국제기구 수장 당선에 도움을 주었다는 이유로 국제기구에 압력을 행사하는 국가, 그리고 그 압력에 굴복해 신속하게 대처하지 않은 국제기구의 수장이 코로나바이러스의 강력한 전파력과 더불어 이번 사태를 크게 키운 주요 원인일 수 있다. 따라서 국제기구 운영 시 분담금을 많이 내는 국가가 분담금을 빌미로 국제기구에 압력을 가하지 못하는 국제법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즉 여러 국가끼리 공동의 목표를 갖고 세워진 국제기구가 특정 국가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것을 방지하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자료참고 :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 :Coronavirus disease 2019 (COVID-19) Situation Report

                                    https://www.who.int/emergencies/diseases/novel-coronavirus-2019/situation-reports 

 

WHO 사무총장 의혹: 중국 두둔하고, 일본 봐주고…WHO 사무총장은 왜 그러는 걸까? / 비디오머그

                                https://www.youtube.com/watch?v=MdihmrSHLsI&list=WL&index=28&t=0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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