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민의 언론 칼럼 2] '클릭 한 번' 유도하는 옐로 저널리즘

언론 매체에 말 그대로 '황색 불'이 켜졌다. 이 황색 불은 언론 매체가 어떤 문제점이나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면서 황색 언론, 직역하면 옐로 저널리즘이 만연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현대 사회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언론이 출현하면서 언론 간 경쟁이 과열되었다. 이에 따라 언론 매체는 독자나 시청자 등의 뉴스 소비자를 더 끌어들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 우리가 인터넷 뉴스를 볼 때, 자극적인 헤드라인을 달고 일명 '클릭 한 번'을 유도하는 기사들을 너무나 흔히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선정적인 내용뿐만 아니라 비도덕적인 내용, 잔혹 범죄 또는 연예인 스캔들을 담은 기사처럼 독자의 흥미 유발만을 목적으로 하는 저널리즘을 옐로 저널리즘이라고 부른다.과도한 옐로 저널리즘이 문제가 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그 실태를 먼저 들여다보자.

 

먼저, 옐로 저널리즘의 한 유형인 연예인 사생활 보도에 대한 지적이 있다. 연예인은 '공인'이라 불리며 많은 사람들의 관심 대상이다. 특히 유명 연예인들은 일거수일투족이 실시간으로 보도된다. 대중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이 연예인 사생활 보도는 '[단독] 둘만의 시간을 보내는 모습 포착' , '00 배우 부부, 이혼 합의 마쳐..' 같은 타이틀을 달고 과도하게 보도된다. 그러나 연예인들도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가진 한 사람일 뿐이다. 대중들의 알 권리를 보장한다는 이유로 개인의 사적인 부분까지 침해하는 것은 옐로 저널리즘의 문제점을 넘어 헌법에도 위반된다. 연예인의 공과 사를 구별하여 언론 윤리에 맞는 보도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2

 

 

또 잔혹한 폭력 장면 등을 일부러 모자이크 없이 자극적으로 보도하는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범죄, 폭력 같은 사건들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마련이다. 이를 이용하여 사건 장면을 여과 없이 그대로 노출하는 보도 행태도 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소비자가 혐오감을 느낄 수도 있는 것으로, 인간성 훼손이라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그리고 성폭력 사건을 당시의 장면 묘사에 초점을 맞추고 보도한 기사도 문제가 많다. 이는 소비자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한 것이 아니라, 흥미 유발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임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성폭력 피해자의 고려가 전혀 없는, 이러한 저널리즘도 사라져야 한다.

 

옐로 저널리즘의 큰 문제는 과거 옐로 저널리즘이 등장한 일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3 1800년대 중반에서 1900년대 초, 뉴 저널리즘 시대를 맞은 미국에서는 신문의 인기가 폭발적으로 급증했다. 당시 <뉴욕월드>를 발행한 조지프 퓰리처는 이 신문에 여성들이 듣고 싶어 하는 귀족의 이야기, 현장 스케치를 도입한 잔혹 범죄, 귀족 등 타깃을 잠입 취재하여 폭로하는 식의 내용을 실었다. <뉴욕월드>의 흥미 위주의 기사로 판매 부수는 크게 늘어났고 그는 많은 돈을 벌었다. 이러한 퓰리처의<월드>지 일요판인 <선데이월드>도 많은 인기를 얻었는데, 이 신문에는 '노란 꼬마' 가 나오는 만화 시리즈가 실려 있었다. 이의 라이벌이었던 허스트의 <선데이저널>도 '노란 꼬마' 만화를 실으면서 두 언론사는 경쟁 구도에 서게 된다. 과열된 두 신문은 서로 공격적으로 비판하고 시내 곳곳에 자기 측의 홍보를 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한 편집국장은 이러한 흥미 위주의 스캔들, 잔혹 사건 보도를 이용하는 방식을 '황색 언론' 이라 불렀는데, 이것이 현재에도 확대되고 있는 옐로 저널리즘의 시초이다.

 

 

이 일화를 잘 들여다보면, 옐로 저널리즘이 가지고 있는 큰 문제가 보인다. 바로 옐로 저널리즘은 '가짜뉴스의 생산과 유통'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했던 19세기 후반의 두 신문사는 가짜 인터뷰를 게재하고, 오해를 주기 쉬운 선정적인 헤드라인을 달고, 검증되지 않은 엉터리 정보를 진짜인 양 보도했다. 과열된 경쟁 속에서 서로 흥미 위주의 거짓 뉴스들을 마구 지어내서 대중들에게 뿌렸고, 이는 비단 과거의 일화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다. 지금의 옐로 저널리즘도 이와 비슷한 행태를 보인다. 현대 사회에서 가짜뉴스 확산에 기여하는 옐로 저널리즘은 사라질 이유가 충분하다.

 

옐로 저널리즘은 사실 언론사가 공공성과 기업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기에 발생한다. 언론은 대중에게 사회의 다양한 소식을 전하는 공적인 부분이 있으면서,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성 또한 가지고 있다. 하지만 언론은 무엇보다도 많은 사람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만큼, 사회적 책임 의식을 필요로 한다. 수준 높은 의식을 가진 언론사가 많아졌을 때, 옐로 저널리즘도 줄어들 것이다. 또한 각 언론사와 심의기관이 더욱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언론사는 언론 윤리와 보도준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심의기관은 신속한 적발을 통해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하지만 정부가 너무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자칫 언론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고, 또 너무 언론사의 자율규제에만 맡겨도 해결이 어려우므로 그 사이의 적절한 개입이 필요하다. 그리고 과도한 옐로저널리즘 행태를 보인 언론사에 대해 광고 물량을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언론사 내부의 고발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태를 공개적으로 알려서 그 언론사가 다시 그러한 기사를 쓰지 않도록 하는 것도 확산 방지에 기여할 것이다. 이제 옐로 저널리즘은 없애고, 대신 높은 수준의 윤리 의식을 가지는 언론이 되길 기대한다.

 

참고 및 인용자료 출처
1.참고: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3350853&cid=58190&categoryId=58190
2.참고: http://pacblog.kr/221625927279
3.참고: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3578096&cid=59017&categoryId=59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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